"취재거부 자유 있다" 홍준표 시장에 '언론 길들이기' 비판

김도연 기자 2023. 5. 2.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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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대구시장이 TK신공항을 검증한 대구MBC를 겨냥해 공무원들에게 '취재거부'를 지시했다.

이태우 대구MBC 기자는 2일 통화에서 "우리는 지난 방송에선 홍 시장의 선거법 위반 논란을, 이번 방송에선 TK신공항 검증 보도를 내보냈다"며 "이참에 대구MBC를 제대로 길들여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 그러나 지자체장이 언론 취재를 거부하겠다고 선언하는 건 공인 자세로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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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MBC 시사톡톡, 洪 선거법 위반·TK신공항 검증
洪, 대구MBC 겨냥 "취재거부 등 강력 대응 검토" 지침
대구MBC 기자 "홍준표, 공인 자세로 볼 수 없어" 비판

[미디어오늘 김도연 기자]

홍준표 대구시장이 TK신공항을 검증한 대구MBC를 겨냥해 공무원들에게 '취재거부'를 지시했다. 비판 보도를 취재거부로 맞서는 홍 시장의 언론관에 비판이 나온다.

매주 일요일 오전 편성되는 '대구MBC 시사톡톡'은 지난달 30일 '뉴스비하인드' 코너에서 최근 국회를 통과한 TK신공항 특별법을 검증했다.

▲ 매주 일요일 오전 편성되는 '대구MBC 시사톡톡'은 지난달 30일 '뉴스비하인드' 코너에서 최근 국회를 통과한 TK신공항 특별법을 검증했다. 이태우 대구MBC 기자가 출연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구MBC뉴스 유튜브 갈무리.

이태우 대구MBC 기자는 방송에서 “첫 삽도 뜨기 전에 구실을 하기 어렵다는 말씀을 드리기 참 송구하다. 걸음마도 하기 전에 싹수가 노랗다고 말하는 것 같다”면서 “대구시와 경상북도는 TK신공항을 통하면 대구시민이 미주와 유럽으로 단박에 갈 수 있다고 홍보하지만, 직접 취재해보니 그렇게 하는 건 지금으로서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대구MBC는 대구시 약속과 달리 특별법에는 '3.8km 활주로' 관련 내용이 빠져 중장거리 운행이 불가능해졌고, 공항 등급을 의미하는 '중추공항' 문구도 삭제됐다고 지적했다. 이 기자는 “현재 대구 동구에 위치한 대구공항 규모를 조금 키워 군위와 의성으로 옮기는 것에 불과하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라며 “공항의 진짜 주인은 이용객들인데 이용객으로선 크게 나아질 것 없는 사업이다. 건설업자만 엄청나게 배를 불릴 수 있는 건데 4대강 공사보다 훨씬 더 큰 시장이 열렸다고 볼 수 있다”고 비판했다.

대구MBC 보도에 홍 시장은 1일 페이스북에 “대구MBC에서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을 폄훼하고 오도하는 프로그램을 방영하는 것을 보고 참 놀라웠다”며 “그간 수차례 왜곡·편향 보도에도 대응하지 않고 참아왔지만 이번 보도는 악의에 가득 찬 편파·왜곡 보도이기 때문에 더 이상 참지 않고 대응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홍 시장은 이날 대구시 산격청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간부회의에서도 “시정에 대한 왜곡·폄하 보도에는 취재거부 등 강력한 대응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취재의 자유가 있다면 취재거부의 자유도 있다”면서 강경 언론 대응을 주문한 것.

▲ 매주 일요일 오전 편성되는

홍 시장의 이런 지침은 '언론 길들이기'라는 비판이다. 이태우 대구MBC 기자는 2일 통화에서 “우리는 지난 방송에선 홍 시장의 선거법 위반 논란을, 이번 방송에선 TK신공항 검증 보도를 내보냈다”며 “이참에 대구MBC를 제대로 길들여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 그러나 지자체장이 언론 취재를 거부하겠다고 선언하는 건 공인 자세로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 기자는 “대구MBC 시사톡톡 코너인 '뉴스비하인드'는 앞서 언론이 다뤘던 소식을 다른 각도에서 다시 살펴보자는 차원에서 기획된 프로그램”이라며 “지역 기자들은 주로 관과 기관 보도자료에 의존하여 성과만 보도할 뿐 과제는 고민하지 않는다. 이번 TK신공항 이슈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특별법에 빠진 문구는 무엇인지, 그것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검증하여 보도했다”고 밝혔다.

이 기자는 “대구 공무원들은 홍 시장을 무서워하는데, 취재거부 명령을 내린 만큼 대구MBC 기자들이 취재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 같아 우려한다”며 “다만 대구MBC는 대구시 광고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롭기 때문에 이번 보도와 같은 취재가 가능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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