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발 알뜰폰 위협’ 美투자자에 공개한 SKT [아이티라떼]
금융사발 알뜰폰 경쟁위협 적시
“계열사 브랜드 파워 활용해
공격적 마케팅과 프로모션 할인“
“국내의 이동통신 서비스 보급률이 높아 가입자 성장세를 유지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며, 이는 당사의 사업 및 재무 상태와 영업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뉴욕증권거래소 공시 내용)
국내 한 통신사가 투자자들에게 확연하게 다른 ‘온도차’를 가진 업황 관련 내용을 기재해 눈길을 끕니다. 바로 SK텔레콤입니다.
SKT는 지난 3월 공시한 국내 사업보고서 중 사업 개요 항목에서 이처럼 5G 가입자의 견고한 성장을 기반으로 매출의 안정적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낙관론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달 27일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에 SK텔레콤이 제출한 2022년 회계연도 사업보고서는 그 기조가 확연히 부정론으로 쏠려 있습니다.
1996년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SKT는 매년 미국 SEC에 연례 사업보고서를 제출합니다. 투자자 집단소송이 자유로운 미국 법제도 특성 상 아무래도 국내 사업보고서보다 미래 시장 전망에 대해 보수적 접근을 취합니다.
그런데 올해 SEC에 제출한 SKT의 사업보고서는 전년 사업보고서보다 한층 비관적으로 바뀌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끕니다.
그 키워드는 바로 ‘알뜰폰’ 입니다.
작년 보고서에서 SKT는 한국 시장에서 커가는 알뜰폰 사업자들이 자사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제공해 자사 서비스료의 ‘하방압력’으로 작용한다는 정도로 기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올해 보고서에서는 새 내용이 적시됐는데 이른바 금융사발 알뜰폰 메기 사업자에 대한 내용입니다.
최근 정부는 KB국민은행의 알뜰폰 서비스인 리브모바일을 금융사 부수업무로 정식 인가했습니다. 이로 인해 다른 금융사들도 유사한 알뜰폰 사업을 출시해 전통의 통신사들에게 상당한 위협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SKT는 국내에서 이 같은 시장 변동성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는데요. 바로 미국 SEC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처음으로 금융사발 알뜰폰 사업자 리스크를 적시했습니다.
SKT는 “최근 몇 년 사이 국내 주요 금융기관의 계열사를 포함해 다수의 신규 사업자가 알뜰폰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라며 “이들 신규 진입자 중 일부는 가입자를 확보하기 위해 계열사의 브랜드 파워를 활용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 캠페인과 할인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인 회사 명을 거론하지 않았지만 누가 봐도 KB국민은행의 리브모바일임을 인지할 수 있는 설명입니다.
실제 리브모바일은 통신과 금융 결합상품을 통해 우대금리를 제공하고 통신요금도 할인하는 등 소비자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며 빠르게 가입자를 늘리고 있습니다.
자사의 통신시장 점유율과 수익성 악화(서비스료 하방압력)를 유발하는 한국 내 알뜰폰 시장 상황에 대해 원론적 기술을 넘어 금융사발 알뜰폰 사업자를 위협적 존재로 적시한 SKT.
회사 관계자는 SEC 사업보고서에 대해 “투자자 보호를 강력하게 하는 미국 주식시장 특성상 투자 위험요소(Risk Factors)에 대해 아주 세세하게 공시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국내 사업보고서보다 훨씬 구체적으로 기재된 부분”이라 설명합니다.
비단 SKT 뿐 아니라 KT, LG유플러스 등 전통의 통신3사는 지금 풍부한 자금력과 브랜드 파워로 무장한 금융사 알뜰폰 사업자의 출현을 마주하며 시장 지배력의 격변 가능성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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