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피해자는 하루가 급한데… 정치권은 ‘입씨름’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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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피해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특별법 처리가 시급한 가운데, 여야 합의가 불발되면서 입법이 미뤄지고 있다.
정부가 피해자 요건을 넓히는 수정안을 제시했지만, 야당이 '보증금 채권 매입'을 고수하는 등 정부의 태도 전환을 촉구하고 나서면서 이번 주 통과도 불투명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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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보증금 4.5억원까지 확대
피해자 요건도 대폭 완화했지만
야당 ‘先보상 後구제’ 내세워 반려
내일 재논의…이번주 통과 난망
전세사기 피해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특별법 처리가 시급한 가운데, 여야 합의가 불발되면서 입법이 미뤄지고 있다. 정부가 피해자 요건을 넓히는 수정안을 제시했지만, 야당이 ‘보증금 채권 매입’을 고수하는 등 정부의 태도 전환을 촉구하고 나서면서 이번 주 통과도 불투명할 전망이다.
2일 국회에 따르면, 국토교통위원회는 3일 오전 국토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전세사기 특별법 심사를 계속하기로 했다. 여야는 전날 소위에서 전세사기 특별법 관련 정부·여당안(김정재 국민의힘 의원 대표발의), 조오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안, 심상정 정의당 의원안을 병합 심사했지만, 피해자 지원 범위와 규모를 둘러싸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국토위 관계자는 “축조 심사 단계는 마쳤다”며 “3일에는 피해자 요건, 보증금 채권 매입 등 쟁점별로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기존 법안에 규정된 전세사기 피해자 인정 요건 6가지가 까다롭다는 지적을 수용해 4가지로 줄인 수정안을 제시했다. 피해 대상 주택 면적 기준을 삭제했고, 보증금 적용 대상을 4억5000만 원까지 넓이는 등 피해자 요건을 대폭 완화했다. 그러나 야당은 ‘선 보상 후 구상권 청구’ 원칙을 굽히지 않으면서 정부가 가져온 수정안을 반려했다. 조·심 의원안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등 채권 매입기관이 보증금반환채권을 매입해 피해자를 먼저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국토위 여당 간사인 김정재 의원은 2일 원내대책회의에서 “현재 조사가 완료된 미추홀구 주민 2500세대를 확인해 보니 피해 주민의 99%가 피해자 요건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보증금 채권 매입’에 대해서는 “국가가 사기사건 손해를 직접 부담하면 향후 벌어질 주가조작 등 다른 사기들에 대해서도 국가가 지속적으로 세금으로 부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김민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피해자들과 야당이 보증금 100% 반환만을 요구하는 것도 아닌데, 채권 매입을 무조건 포퓰리즘으로 규정하고 거부하는 것은 오히려 비현실적 교조주의로 보인다”고 반박했다.
당초 여야는 1일 소위에서 3개의 전세사기 특별법을 1개의 대안으로 만들어 통과시킨 뒤 2일 전체회의에서 논의하려 했다. 여당은 이르면 3일, 늦으면 4일이라도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어 이번 주 내로 전세사기 특별법을 통과시키는 것을 목표로 해왔다. 결국 여야 지도부가 나서서 협상 물꼬를 틀 것으로 보인다.
김보름 기자 fullm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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