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에 "삽 못뜬다"...지난해 주택착공 4분의 1감소

이창훈 2023. 5. 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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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금리인상의 주택건설에 대한 영향과 향후 전망
기준금리 오를 때마다 주택 가격˙착공 동반하락
주택건설 위축 전망...제반 여건 정비 필요

서울 노원구 한 부동산에 붙은 매물. /사진=파이낸셜뉴스 사진DB

[파이낸셜뉴스] 금리인상이 진행되는 가운데 지난해 주택착공 면적이 4분의 1가량 감소했다. 주택건설의 핵심 선행지표인 주택착공면적 감소는 주택건설 부진, 경기회복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됐다. 기준금리가 1%포인트(p) 추가 상승하는 경우, 주택가격은 하락해 인상 후 4분기에는 3.9%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는 2일 이같은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금리인상의 주택건설에 대한 영향과 향후 전망' 보고서를 발표했다.

KDI는 보고서에서 주택경기 부진으로 주택건설이 위축이 경제성장세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2011~22년 주택건설이 경제성장률에 대한 기여도는 연평균 0.21%p 정도이지만 주택건설의 높은 변동성에 따라 성장률 기여도 변동폭은 0.48%p에 달한다는 것이다. 해당 기간 평균 성장률은 2.7%이지만 주택건설 변동만으로 최저 2.2%, 최고 3.2%까지 성장률을 바꿀 수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 4·4분기 경제성장률이 수출 부진으로 전년동기대비 1.3% 하락할 때, 주택건설의 기여분은 마이너스(-)0.4%p 이르는 등 성장세 둔화의 심화 요인으로 작용해왔다. 이와함께 상대적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주택착공이 지난해 25.9% 대폭 감소하는 것도 경기흐름 전반에 부담이다. 주택착공 면적이 줄어드는 것은 향후 주택건설의 부진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주택 수주 추이 /사진=한국개발연구원

보고서는 금리인상이 주택 가격과 착공에 대한 영향도 분석했다. 기준금리가 1%p 추가적으로 상승하는 동안 주택가격 상승률은 4분기 후 4%p 가량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2007년 3·4분기부터 지난해 4·4분기까지의 기준금리, 실질 아파트 실거래가격 지수, 국내총생산(GDP) 순으로 변수를 구성해 분석했을 때, 기준금리가 1%p 상승하는 충격은 시작 시점 -0.6%p에서 분석 기간 끝(4분기 후)에는 -3.9%p까지 확대됐다. 지난해 급속한 기준금리 인상이 최근 주택가격 하락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의미다.

황세진 KDI 경제전망실 전문위원은 "분석 대상 금리를 다른 시장금리로 바꾸거나, 경제성장률을 제외하더라도 정성적인 결과는 동일했다"며 "실물경기보다 금융시장 여건이 주택시장 경기 변동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기준금리 상승은 주택 착공율의 하락도 가져왔다. 기준금리 1%p 상승은 주택착공 증가율의 7%p 하락을 동반했다. 주거용 공사비의 상승도 주택착공 증가세를 제약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2001년 2·4분기부터 지난해 4·4분기를 분석했을 때, 주택가격과 마찬가지로 지난해 급격한 금리 인상 시기에 하락폭이 커지는 경향을 보였다.

주택 착공부터 준공까지 통상 2~3년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현 시점의 고금리가 내년까지 주택건설 감소의 큰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향후 물가 흐름에 따라 금리 변동이 달라지더라도, 주택 착공이 감소하고 경제성장률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KDI는 2가지 시나리오에 따른 주택 착공율을 비교했다. 올해 말까지 기준금리가 현 수준에서 유지된 후 내년에는 매 분기 0.25%p 하락하는 시나리오 1번을 구성했다. 실질 주거용 공사비의 상승률은 2010년 이후 평균 수준(전년동기대비 2.3%)으로 올해 상승률도 다소 낮게 책정했다.

시나리오 2번은 1차례 인상이 예상되는 현황을 반영해 4·4분기에 0.25%p 상승한 후 내년 1·4분기와 3·4분기에 각각 0.25%p 하락하는 가정을 세웠다. 실질 주거용 공사비 상승률의 경우 올해는 작년과 유사한 5%를 적용하고, 이후로는 2.3%를 가정했다.

시나리오별 주택건설 증가율 전망 /사진=한국개발연구원

각각의 시나리오 아래 올해 주택건설은 5.6%, 5.8%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후에도 주택착공의 감소폭이 축소됨에도 이전 시기의 주택착공 부진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시나리오별로 내년 주택건설이 각각 8.2%, 9.2%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주택건설의 위축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0.3%p 하락시키고, 내년에도 추가적으로 0.4~0.5%p가 하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주택건설 증가율과 성장기여도 전망 /사진=한국개발연구원

하지만 보고서는 주택경기의 하락은 최근의 금리인상이 경기를 둔화시키면서 물가상승세를 억제하기 위해 수행되는 과정의 일부라고 진단했다. 아파트 실거래가격 역시 지난 2020년, 2021년의 저금리 시기 각각 16.7%, 18.1% 크게 상승했던 부분이 조정되는 국면이라는 것이다. 일부 부동산PF에서 발생한 신용경색도 금융시스템 위기의 위험성이 높아지는 상황이 아닌 경우, 정책대응의 필요성은 높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보고서는 주택공급이 부족해 질 수 있어 수요변화에 보다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제반여건을 정비해야 한다는 정책제언을 내놨다. 공공택지 조성 등을 통해 주택수요가 회복되는 시점에 원활한 주택공급이 뒷받침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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