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만성 적자에 ‘기본소득’ 대폭 축소… 노조 강력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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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정부가 빈곤층 대상 기본소득 정책 실시 4년 만에 혜택 금액과 기간을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만성적인 재정 적자 상황에 청년층 4분의 1이 취업에 관심이 없는 '니트족'(NEET·취업하거나 정규 교육기관에 등록하지 않은 15∼29세 청년)으로 전락하는 등 악영향이 커지자 노동절(1일)을 맞아 노동개혁 드라이브를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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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시행후 정부부채 대폭 증가
노동의욕 저하 니트족까지 늘어
보조금 115만원→52만원 삭감
수령기간은 최대 12개월로 제한
시위대는 ‘파시스트 경례’ 행진
이탈리아 정부가 빈곤층 대상 기본소득 정책 실시 4년 만에 혜택 금액과 기간을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만성적인 재정 적자 상황에 청년층 4분의 1이 취업에 관심이 없는 ‘니트족’(NEET·취업하거나 정규 교육기관에 등록하지 않은 15∼29세 청년)으로 전락하는 등 악영향이 커지자 노동절(1일)을 맞아 노동개혁 드라이브를 시작한 것이다.
1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이날 내각회의를 열고 이른바 ‘노동 개혁 패키지’ 법안을 의결했다. 2019년 도입된 ‘시민 소득’을 대폭 축소하는 내용이 골자다. 시민 소득은 중도좌파 정부 시절 도입된 일종의 기본소득 안으로, 18∼59세 빈곤층이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매월 최대 780유로(약 115만 원)의 보조금을 지급받는 정책이다. 정부는 이 액수를 내년 1월부터 월평균 350유로(약 52만 원)로 삭감한다. 또 수령 기간도 최대 12개월로 제한되며, 이 기간에 직업훈련 프로그램에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 기업의 단기 고용계약(12∼24개월)을 용이하게 만드는 내용도 담겼다. 멜로니 총리는 “일할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구분하기 위한 개혁”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월 집권 이후 시민 소득 축소를 강조하던 멜로니 총리가 노동절을 맞아 본격 칼을 빼 든 건 재정 건전성 악화를 더 이상 두고 보기 어렵게 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이탈리아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은 2015년부터 130%대 수준을 유지했으나 시민 소득 시행 후인 2020년 154.9%로 폭등했다. 지난해 144.7%로 다소 하락했지만 아직 갈 길이 멀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니트족 문제도 심각하다. 2021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추산 이탈리아의 니트족 비중은 23.5%로, 유럽연합(EU) 평균(13.1%)의 약 두 배에 달했다.
노조 측은 즉각 반발했다. 이탈리아 최대 노조인 노동총연맹(CGIL)의 마우리치오 란디니 대표는 “국제 노동자의 날에 이 같은 조치를 승인한 것은 ‘오만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일부 반정부 인사들은 이날 ‘파시스트 경례’ 행진을 하며 멜로니 총리가 독재정치를 하고 있다는 시위를 벌였다. 한편 프랑스에서는 연금개혁 반대 시위로 정부 추산 78만2000명이 거리에 나서는 등 유럽 곳곳에서 시위가 열렸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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