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내 날개다” 노은님 추모전 열린다

김슬기 기자(sblake@mk.co.kr) 2023. 5. 2.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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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아트 노은님 회고전
자유에 대한 깨달음 표현한
초기 드로잉 등 35점 전시
노은님 작가
“나는 그림 속에서 세상의 많은 것들을 깨달았고, 내가 큰 대자연 앞에서 아무것도 아닌 작은 모래알 같은 존재임을 알았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상대적이다. 있는 것, 없는 것, 사는 것, 죽는 것 모두 마찬가지다.”

2022년 10월 세상을 떠난 ‘생명의 화가’ 노은님(1946~2022)의 추모전이 열린다. 2004년 발표한 동명의 그림 에세이 제목에서 따온 전시 ‘내 짐은 내 날개다’가 28일까지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개최된다. 노은님은 “예술가로서의 자유를 얻기까지, 현실적으로 또 내면적으로 겪었던 고난, 곧 ‘짐’이 결국은 ‘날개’가 되어 스스로를 흐르는 물이나 공기와 같이 가볍고 자유롭게 한다”고 책에서 서술했다.

노은님의 작품 35점이 공개되는 이번 전시는 ‘자유’를 향해 내면의 에너지를 거침없이 표현했던 50여 년간의 예술 여정을 조망한다. 노은님은 1970년 독일로 이주한 파독 간호사로 출신으로 한국 작가로서는 최초로 국립 함부르크 조형예술대학 정교수로 임용되어 20여년간 재직했다.

전시는 함부르크 미술대학 시절의 초기 드로잉과 80년대 초반의 색면추상 작품들, 다큐멘터리 ‘내 짐은 내 날개다’와 80년대 퍼포먼스 사진 기록들 그리고 작가의 ‘자유’에 관한 에세이 일부를 소개하며 시작한다. 2·3전시장에서는 강렬한 색채를 사용하여 응축된 에너지를 생생히 쏟아낸 1980~90년대 대형 회화와 2000년대 이후 색과 선의 사용, 생명의 형태에 대해 훨씬 자유로워진 회화와 모빌 등을 선보인다.

무제, 1976 [가나아트]
특히 대작 위주의 초기 작업들을 집중 조명한다. 대표작으로 검은 종이에 흰 분필로 짧은 선만을 그려 화면을 구성한 1976년 작품 ‘무제’와 80년대 초에 떠난 아프리카 여행에서 느낀 생명과 자연에 대한 인상을 검은 배경에 거침없이 쏟아낸 가로 길이 8.5m의 작품 ‘아프리카에서 돌아온 후’(1983) 등을 만날 수 있다.
해질무렵의 동물, 1986 [가나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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