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유령 당원이 80%… 포퓰리스트 막을 정당 구조 고민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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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가 양극단으로 흐르면서 무책임한 인기영합주의자(포퓰리스트)가 득세하는 것이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정당의 당원 수는 모두 1042만여 명(2021년 기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자료)이다.
당원 거품이 심각한 상태에서 무조건 당원 비중을 높이면 극성 지지층을 가진 포퓰리스트가 유리한 구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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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가 양극단으로 흐르면서 무책임한 인기영합주의자(포퓰리스트)가 득세하는 것이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최근 여당의 전광훈 세력 논란, 야당의 ‘개딸’ 영향력이 말해주듯 한국에선 그런 현상이 급속히 악화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회 싱크탱크인 국회미래연구원이 1일 내놓은 ‘만들어진 당원:우리는 어떻게 1천만 당원을 가진 나라가 되었나’ 보고서는 의미심장하다. 이대로 두면 극성 지지층이 당을 장악해 대선·총선 후보까지 좌지우지하게 될 정당 구조를 심층 분석했기 때문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정당의 당원 수는 모두 1042만여 명(2021년 기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자료)이다. 정당 역사가 190년이나 된 영국 보수당이 17만 명, 150년 된 독일 사민당이 41만여 명임에 비하면 10∼20배나 많은 셈이다. 그러나 그중 80% 정도는 자신이 당원인지도 모르는 ‘유령 당원’이며, 나머지는 각종 공직 후보자에 의해 ‘매집된 당원’과 대통령 후보 등 특정 팬덤 리더를 위해 ‘당을 지배하려는 당원’ 등 대체로 3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각각 당원이 400만 명 넘는다고 신고했지만, 실제 월 당비 1000원 이상을 납부한 당원은 60만 명과 129만 명에 불과하다. 당원 거품이 심각한 상태에서 무조건 당원 비중을 높이면 극성 지지층을 가진 포퓰리스트가 유리한 구조가 된다.
한국 정당이 이런 식으로 변화하는 출발점은, 지구당 폐지와 법인·단체의 정치자금 금지 등을 규정한 정치개혁 관련법이 시행된 2004년이다. 당시엔 하향식 공천과 정치 부패 등을 막기 위한 조치였지만, 지난 20년 가까이 부작용이 개선되지 않고 누적되면서 희한한 정당 구조로 악성 진화한 것이다.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의 해결책으로 개딸 등이 대의원 폐지를 주장하는 것 역시 극성 팬덤 정치가 당을 장악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같은 흐름이다. 당비의 대폭 증액, 지구당 부활과 풀뿌리 정치 프로그램 강화, 개방형 경선의 대대적 개선 등에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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