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4년 만에 최저시급 올렸지만...“빅맥 세트도 못 먹는다”

이윤정 기자 2023. 5. 2.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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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최저임금이 4년 만에 인상돼 지난 1일부터 시행됐지만, 여전히 맥도날드에서 빅맥 세트를 사기엔 역부족이며 스타벅스 라테 한 잔을 겨우 살 수 있는 수준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코로나19 기간 강력한 봉쇄 정책으로 인해 위축된 홍콩 산업 경기가 여전히 회복되지 않은 데다, 지난해 노동인구가 역대 가장 큰 폭인 9만4100명 감소하는 등 인력 부족이 극심해 기업 자체적으로도 임금 인상 등을 실시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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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최저임금이 4년 만에 인상돼 지난 1일부터 시행됐지만, 여전히 맥도날드에서 빅맥 세트를 사기엔 역부족이며 스타벅스 라테 한 잔을 겨우 살 수 있는 수준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다만 홍콩 산업 경기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만큼, 기업 부담을 키우기보단 보조금 등의 정책이 결합돼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최저임금은 지난 1일부터 시간당 40홍콩달러(약 6883원)로 6.7% 인상됐다. 홍콩은 지난 4년간 최저임금을 동결하다 지난해 10월 이같은 인상안을 결정, 이번 노동절부터 시행하기로 한 바 있다. 이번 최저임금 인상을 적용받는 노동자는 약 8만7000명 규모일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달 19일 홍콩의 한 상점./로이터

다만 시간당 40홍콩달러의 최저임금은 높은 홍콩 생활물가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 SCMP의 분석이다. 먼저 맥도날드에서는 치킨 맥너겟 6조각짜리(28홍콩달러)를 살 순 있지만, 필레 오 피쉬 세트(41홍콩달러), 빅맥 세트(46홍콩달러)는 먹을 수 없다. 또 스타벅스에서는 톨 사이즈 라테 한 잔(40홍콩달러)를 겨우 마실 수 있다. 홍콩 도심에서 택시를 타면, 교통 체증이 없다는 전제 하에 40홍콩달러로 갈 수 있는 거리는 약 3.2㎞에 불과하다.

최근 홍콩의 생필품 물가는 수치로만 보면 안정적이다. 3월 홍콩의 식품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1.6% 상승했는데, 이 중에서도 기본 식품 가격은 오히려 2.8% 하락했다. 다만 이는 1년 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공급망 불안으로 인해 가격이 치솟은 데 따른 기저효과라고 SCMP는 분석했다. 나티시스 투자은행의 수석 경제학자인 게리 응 척 옌은 향후 2분기 동안 상대적으로 물가가 급격하게 오를 수 있다며, 2.5% 이상의 전망치를 제시했다. 지난 3월 홍콩 물가 상승률은 1.7%였다.

실제 홍콩 소비자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홍콩 내 3개 슈퍼마켓 체인의 쌀, 식용유, 라면, 화장지 등 생필품 가격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보다 10% 이상 급등했다. 기차 요금은 올해 말 2.3% 인상될 예정이며, 주요 버스 운영사들도 요금을 최대 50%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올해부터 인상된 최저임금이 홍콩 생활물가를 충족하기엔 부족하지만, 기업에 인건비 부담을 추가로 지워야 한다는 목소리는 비교적 적다. 코로나19 기간 강력한 봉쇄 정책으로 인해 위축된 홍콩 산업 경기가 여전히 회복되지 않은 데다, 지난해 노동인구가 역대 가장 큰 폭인 9만4100명 감소하는 등 인력 부족이 극심해 기업 자체적으로도 임금 인상 등을 실시했기 때문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3월 중국 본토 산업생산은 3.9% 증가했지만, 외국인 투자기업 및 홍콩·마카오·대만 투자기업 산업생산은 2.7% 감소했다.

이에 SCMP는 저소득층이 물가 인상에 대처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를 인용해 주장했다. 나티시스 투자은행의 수석 경제학자인 게리 응 척 옌은 SCMP에 “정부는 홍콩 생활비 수준이 급증한 만큼 안전망 제공을 위해 다른 보조금 정책을 결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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