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속에 구워내도 얼음같이 하얀 살결”이라 노래했던 김상옥의 ‘백자부’. 순백의 살결과 천의무봉 같은 완결성의 백자는 무지(無地)만으로도 아름답다. 책에서나 볼 수 있는 국보급 백자들을 ‘군자지향’전(리움)에서 만난 것은 행운이다. 흰 두루마기를 입은 거유(巨儒)의 모습이랄까. 우아한 그 자태에서 우리의 얼이 찬연히 빛난다.
위대한 유산 백자가 현대미술 속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재현 내지 재구성되고 있다. 그 가운데 가장 독창적인 양상을 ‘신동원’전(아트파크갤러리)에서 만날 수 있다. 우리의 미감과 품격 있는 삶을 상징했던 각양각색의 다양한 백자 아이콘들. 안타깝게도 삶에서 멀어지고 있는 그것들을 추억하고, 소생의 기운을 불어넣고 있다.
청화 상감 드로잉들이 새김질의 산뜻한 감각을 과시하고 있다. 그 다양한 군상이 하나의 띠로 연대하여 군무를 이끌고 있는 듯한 구성이 특이하다. 이 율동적인 띠의 모습이 재치 있는 드로잉으로 유명한 ‘백자철화끈무늬병’을 소환하곤 한다. 그릇이라는 쓰임새에서 벗어나 더욱 자유로운 표현의 우주로 비상하는 그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