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한계기업 부채비중 급증"…IMF의 경고 [강진규의 외환·금융 워치]

강진규 2023. 5. 2.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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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 한계기업의 부채 급증을 경고했다.

한국은 이미 기업부채의 상당부문이 부실 기업에 집중돼있어 글로벌 긴축 등의 영향으로 기업 스프레드가 확대될 경우 특히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IMF는 글로벌 긴축으로 인한 기업 신용위험이 증가하면 한국의 한계기업의 부채비율이 확대될 것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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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 한계기업의 부채 급증을 경고했다. 한국은 이미 기업부채의 상당부문이 부실 기업에 집중돼있어 글로벌 긴축 등의 영향으로 기업 스프레드가 확대될 경우 특히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산업 부문별로는 부동산과 건설부문의 부실기업이 위험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시아 기업 취약성 증가

IMF는 2일(현지시간) '아시아지역 경제전망'을 통해 이같은 시나리오 분석 결과를 내놨다. IMF는 아시아 지역의 기업들이 코로나19 팬데믹에서 벗어나는 과정에서 부채와 취약성이 증가했다고 판단했다. 

한계기업의 부채 집중도. 2022년 2분기(막대그래프) 수준에서 파란 점은 기본 시나리오, X표는 심각한 하방 시나리오에서의 비중 변동을 의미한다. 한국은 베트남 등과 함께 한계기업의 부채 비중이 크게 증가하는 국가 중 하나로 분류됐다. 자료=IMF

한국은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태국 등과 함께 기업 부채의 20%이 이상이 한계기업에 집중된 것으로 분류됐다. 한계기업은 이자보상배율(ICR)이 100% 미만인 기업을 뜻한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과 이자비용의 비율로, 100% 아래면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충당할 수 없다는 의미다. IMF는 이를 두고 '부실 위험이 있는 것으로 간주되는 기업'이라고 표현했다.

산업별로 보면 공업, 부동산 및 건설 부문의 한계기업 부채 집중이 20% 안팎으로 역사적 평균보다 컸다. 중소기업이 일부 지역에선 데이터에 잡히지 않는 것을 감안하면 실제 부실은 계산된 것보다 더 클 것이라고 IMF는 덧붙였다.

 기업 스프레드 확대에 한국 더 타격

IMF는 글로벌 긴축으로 인한 기업 신용위험이 증가하면 한국의 한계기업의 부채비율이 확대될 것으로 예측했다.

추가 긴축의 영향으로 기업 스프레드가 1.5%포인트 증가하는 시나리오에서는 기업 수익과 성장에 미치는 전반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한국과 싱가포르, 베트남에서는 이같은 기본 시나리오에도 이자보상배율이 100% 미만인 기업의 부채 비율이 크게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스프레드가 2.5%포인트 증가하는 심각한 하방 시나리오에서는 성장과 기업 수익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측됐다. 취약 기업의 부채는 호주를 제외하고 전체 지역에서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부동산 부문에서 한계기업의 부채 집중도는 한국과 베트남에서 특히 두드러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한국은 10% 미만이던 부동산부문의 부채 집중도가 30%까지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쌓아놓은 현금, 빠르게 고갈

현금 보유량이 이자비용의 두배인 기업의 비중. 막대 그래프는 2022년 2분기 기준, 파란 원은 심각한 하방 위험 시나리오에서의 비중. 한국은 약 75%에서 40% 미만으로 내려온다. 자료=IMF

IMF는 이같은 취약성 증가에도 불구하고 이 지역의 시장 심리는 엇갈리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는데, 이는 각 기업이 코로나19 기간 저금리 시절 쌓아놓은 현금 덕분인 것으로 설명했다.

2022년 2분기 기준 한계기업으로 여겨지는 이자보상배율 100% 미만 기업의 현금 보유 현황을 살펴보면 한국 등 주요국의 경우 이자 비용의 2배가 넘는 현금을 보유한 기업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금이 충분하기 때문에 이자 증가 등에도 취약성이 상대적으로 적게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IMF는 이익 증가가 빠르게 나타나지 않는다면 현금 보유량이 고갈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본과 싱가포르를 제외한 아시아퍼시픽 국가에서 현금 보유량이 연간 이자비용의 2배를 넘는 기업의 비중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 것이란 예상이다. 쌓아놓은 현금이 빠르게 고갈돼 취약성이 드러날 것이란 얘기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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