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14개월 만에 3%대라는데.. 먹거리, 전기·가스비까지 "부담은 여전"
유가 급등 기저효과 영향.. 안정세 기대
근원물가, 서비스물가 등 상승 '부담'
전기·가스요금 인상.. 교통요금도 변수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1년 2개월 만에 3%대 둔화세로 돌아섰습니다.
지난해 워낙 석유류 가격이 높았던게, 유류세 인하 연장 조치 등이 이어진게 주효했고 농축수산물 가격이 안정된데 따른 영향이 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물가 상승세 둔화는 뚜렷해지는 모습에 안정 기대감이 불거지지만, 앞으로 전망은 불투명합니다.
물가의 기조흐름을 반영한 근원물가가 좀체 떨어지지 않는 상황에, 국제유가 등 변동에 가격 불확실성이 여전한데다 서비스물가와 가공식품 등 먹거리 가격도 여전히 가계 부담을 키우는 실정입니다.
공공요금까지 온통 인상변수들도 산재해, 안심하긴 이르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 4월 소비자물가지수 3.7% 상승.. "14개월 만에 3%대"
오늘(2일) 통계청이 내놓은 '2023년 4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소비자 물가 지수는 110.8(2020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3.7% 상승했습니다.
물가지수가 3%대로 떨어진 건 지난해 2월(3.7%) 이후 14개월, 1년 2개월 만에 처음입니다.
물가상승률은 앞서 지난해 3월 4.1%로 올라선 이후 7월 6.3% 정점을 찍었습니다. 이후 올들어 1월 5.2%, 2월 4.8%, 3월 4.2%로 둔화 양상을 이어갔습니다.
품목별로 보면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류 가격이 16.4% 하락한게 상승세를 끌어내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휘발유가 17%, 경유가 19.2% 떨어졌습니다. 석유류를 포함한 공업제품도 2% 상승해, 전달대비 0.9%포인트(p) 내렸습니다.
농축수산물도 오름 폭이 3월 3%였던게 1%로 내렸습니다.
정부의 비축물량 방출과 유통단계에서 도·소매 할인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3%대 이하 물가상승률을 보이는 나라는 우리나라 이외에 스페인(3.1%), 일본(3.2%), 룩셈부르크(2.9%), 스위스(2.7%) 등 일부에 그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기재부는 우리나라가, 상대적으로 물가 둔화세 흐름이 빠르게 나타나는 편으로 보고 있습니다.
■ 인상변수 산재.. 국제유가 변동, 근원물가 오름세 계속
문제는 여전히 인상변수들이 상존하는데 있습니다.
실제 물가상승률 둔화가 주로 지난해 석유류 가격이 급등했던 기저효과에 의한 것으로, 지난달 석유류 가격이 떨어지면서 전체 물가를 끌어내린만큼 국제유가 변동으로 물가가 재차 치솟을 우려가 남아있다는 얘기입니다.
더불어 근원물가 오름세가 견조하다는 것도 주목해야할 부분입니다.
가격 변동이 큰 품목을 제외한 '농산물과 석유류 제외 지수'의 경우 1년 전에 비해 4.6% 올라 상승폭이 전달보다 0.2%p 축소됐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을 반영한 '식료품과 에너지 제외지수'는 4% 올라 전달과 같은 오름폭을 이어갔습니다.
지난해 상반기부터 급등한 석유류 가격의 반사효과로 올해 들어 물가 상승폭이 크게 둔화하고 있지만, 수요 쪽 상승 압력이 여전히 크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 서비스물가 인상.. 외식·가공물가 등 가계 부담 여전
더구나 서비스물가 역시도 인상 추이가 여전합니다. 4% 상승해 전달 대비 상승 폭이 0.2%p 커졌습니다.
날이 풀리면서 외부 활동이 늘어나고 각종 원재료비와 인건비가 오르면서 외식을 비롯한 개인 서비스 가격이 오른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개인서비스물가지수가 6.1% 올라 전달 5.8%보다 상승 폭이 더 커졌습니다.
이중 외식은 전달(5.8%)보다 오른 7.6%를 기록하면서 여전히 가계 부담 수위를 높이는 상황입니다.
각종 재료비와 인건비 등 상승세에 전기와 가스 등 공공요금 부문의 원가 부담이 맞물려 물가 상승세를 부추기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외식외 개인서비스물가도 5.0% 올라 2003년 11월(5.0%)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일상회복과 해외 등 관광 물꼬가 확대되면서 여행부문 품목들이 대부분 상승세로 돌아서 개인서비스 분야가 많이 오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가공식품물가가 7.9% 올랐습니다.
전달(9.1%)보다 하락세가 다소 둔화됐을뿐, 소비 부담을 크게 낮추진 못하고 있습니다.
■ 에너지가격 인상 등 '변수'.. "추이 지켜봐야"
공공분야의 전기·수도·가스요금도 다소 둔화됐을 뿐 23.7% 높은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전달 28.4%보다 다소 떨어졌습니다.
지난달 예정됐던 인상시점이 다소 미뤄졌을 뿐, 여전히 인상요인이 상존하면서 물가 상승세에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반기로 인상시기를 늦춘 교통요금도 복병이고 산유국들의 추가 감산으로 국제유가 역시 다시 오르는 상황이라, 안팎으로 물가 상승 요인만 산재했습니다.
관련해 한국은행은 물가 상승률이 올해 중반까지 뚜렷한 둔화 흐름을 보이지만 목표치(2%)를 웃도는 오름세가 연중 이어질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한은 측은 "근원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소비자물가에 비해 더딘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면서 "앞으로 국제유가 추이, 국내외 경기 흐름, 공공요금 인상 폭이나 시기 등 물가 추이에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내다봤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 (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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