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불구불’ 제주 돌담길, 부안에서 만난다
부안 출신 제주판관 지포 김구 뜻 되새겨
향토문화 교류 차원서 ‘현무암 반출’ 검토
전북 부안에 제주도의 독특한 문화유산인 ‘돌담길’을 재현하자는 의견이 제기됐다.
전북도는 제주도와 돌담문화의 활용방안 등 다양한 문화교류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그 목적으로 부안에 설립될 전라유학진흥원에 제주산 현무암으로 돌담길을 조성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2일 밝혔다.
제주에만 있는 돌담은 부안 출신인 지포 김구가 24세 때인 고려 23대 왕 고종 21년(1234년)에 제주 판관을 역임하면서 처음 조성했다고 한다. 당시 힘없는 백성들이 토호세력에게 농경지를 뺏기지 않도록 밭에서 출토되는 현무암으로 돌담을 쌓아 그 경계를 표시하도록 한 정책이었다고 전해졌다.
이를 기념하는 후대는 이 같은 김구의 애민 정책을 높이 사 제주시 삼양동에 있는 제주민속박물관에 ‘돌 문화의 은인 판관 김구 선생 공적비’를 세우기도 했다. 더불어 현재 애월읍 설촌마을에는 제주 특유의 현무암 돌담길이 문화재로 등록돼 있다.
이에 전북도와 제주도는 이런 점을 고려해 오는 2025년 개원 목표로 부안군 연곡리 석동마을 옛 도동서원 터에 설립될 전라유학진흥원에 제주 돌담길을 재현하는 방안을 놓고 머릴 맞댔다.
최근 제주도의회를 방문한 김정기 전북도의원(부안)과 전북도 관계자들은 오영훈 제주도지사, 김경학 제주도의장 등과 이를 협의하기도 했다.
현재 제주 현무암은 조례로 무단 반출이 금지돼 있지만, 향토문화 교류 차원에서는 허가가 날 수 있어 제주 현무암의 전북 반출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천선미 전북도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전라도 정명 당시 제주도는 전라도의 53개 군현 중 하나로 전북과 많은 역사적, 문화적 교류가 있었지만,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그 관계가 소원해진 바가 없지 않다”라며 “향후 양도가 이런 역사적 사실과 콘텐츠를 자원화하고 활용할 수 있는 사업을 발굴해 나가는 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창효 선임기자 c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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