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빨'이 웬말...전희철 감독, 우승 못해도 이미 '명장'이다 [김 용의 KBL PUB]
[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우승 해도, 못해도 이미 명장.
서울 SK 전희철 감독은 안양 KGC와의 챔피언결정전 4차전을 잡고 얼마나 통쾌했을까. 더 좁혀보면 1쿼터 변칙 선발로 나간 선수들이 맹활약해줄 때, 얼마나 짜릿했을까.
SK는 1일 열린 KGC와의 4차전에서 100대91로 승리, 시리즈 균형을 맞추는 데 성공했다. 엄청난 반전이 숨어있는 4차전이었다. SK에는 의미가 큰 경기였다.
6강부터 경기를 치러왔고, 주축 최준용이 빠진 상황에서 SK는 김선형과 자밀 워니 '몰빵농구'로 챔피언결정전에 나섰다. KGC가 유리할 거라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1차전을 잡아냈다. 전 감독의 지략이 대적중한 것이다.
하지만 2, 3차전 대위기가 찾아왔다. 상대가 김선형에 대한 수비를 문성곤으로 바꾸며 압박 강도를 높였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김선형과 자밀 워니의 체력이 뚝 떨어진 게 눈에 보였기 때문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3차전 후반 힘 없이 무너지는 SK를 보며 '시리즈는 이제 끝났다'고 전망하는 것도 절대 무리는 아니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 SK가 4차전에서 대반전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다 죽어가던 김선형과 워니가 언제 그랬냐는 듯 살아났다. 그 배경에는 전 감독의 기막힌 용병술이 있었다. 1쿼터 시작에 김선형과 워니를 모두 빼고 오재현-최성원-송창용-최부경-리온 윌리엄스의 라인업으로 나섰다. 이 선수들이 최대한 버텨주면, 상대 힘은 빼고 김선형과 워니의 체력을 아낄 수 있다는 계산. 대성공이었다. 1쿼터 7분여를 버티는데 감동적이었다. 최성원과 윌리엄스가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하며 KGC 스타 선수들과 맞섰다. 8점 지는 상황 전 감독이 작전타임을 신청해 주전 선수들을 내보냈는데, 농구를 조금 본 사람이라면 8점을 져도 SK의 작전이 대성공이라는 느낌을 확 받았을 것이다.
이는 지난 시즌 김승기 감독 시절 KGC가 SK를 상대로 재미를 봤던 전법이다. 당시 김 감독은 전력상 SK에 상대가 안된다며 연속으로 1쿼터 변칙 라인업을 들고나와 SK를 골탕먹였었다. 전 감독이 이 아픔을 떠올리며 작전을 짰는지 모르겠지만, 훌륭한 아이디어였다. 한 마디로 목숨 걸린, 중요한 경기에서 '도박'과 마찬가지인 이런 변칙 작전을 밀고나갈 수 있는 것도 감독의 강단이 없으면 절대 할 수 없는 일이다.
우리가 또 잊고 있던 게 있었다. 바로 최원혁이었다. 최원혁은 이날 컨디션 최고조의 렌즈 아반도를 죽자살자 따라다녔다. 최원혁이 누구인가. 2017~2018 시즌 SK가 원주 DB를 꺾고 우승할 때, 상대 핵심 외국인 선수 디온테 버튼을 지워버리며 팀에 우승을 안긴 그 선수다. 이번 챔피언결정전에서는 3차전까지 중용되지 못했지만, 4차전은 아반도 수비와 함께 알토란같은 8득점까지 더하며 '신스틸러' 역할을 했다.
우승은 하늘이 점지해준다는 말이 있다. 2-2가 됐는데, 오히려 5차전은 SK가 유리한 상황으로 바뀌었다. 공교롭게도 체육관 대관 문제로 안양에서 열릴 예정이던 5차전이 SK 홈 잠실 개최로 변경됐다. 이 분위기에서 SK가 다시 안양을 갔다면 상승 분위기를 유지하기 힘들었을텐데, 잠실에서 연달아 경기를 하니 5차전을 잡을 수 있는 확률을 조금 더 높일 수 있게 됐다.
SK가 5차전에서 질 수도 있고, KGC가 우승을 할 수도 있다. 여전히 객관적 전력에서는 KGC가 앞서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전 감독은 4차전에 썼던 작전들이 5차전에는 통하지 않을 거라며 또 다른 변칙 작전을 예고했다. SK가 우승을 못한다 해도, 전 감독은 이미 1차전과 4차전 승리로 자신이 제대로 된 '명장'임을 입증했다. 지난 시즌 초보 감독으로 통합 우승을 이끈 게 절대 '선수빨'이 아니었음을 만천하에 알렸다. SK는 이번 시즌 최준용, 안영준 없이 시즌을 치르고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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