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아주 종교야'…임창정은 주가조작 피해자일까?"

CBS 김현정의 뉴스쇼 2023. 5. 2.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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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는 골프 레슨 또는 지인 소개로 투자
임창정, 통정매매 몰랐어도 투자독려는 문제소지
피해자 기준은 '사전에 주가조작 인지했는가'
라덕연 피해 주장? 범죄 수익금을 덜 가져간 것
주가조작 관계사 증건거래 계좌 전수조사 필요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광일 기자 (김현정 앵커 대신)
■ 대담 : 한상준 (변호사)

SG증권발 주가 폭락사태. 짧은 기간에 무려 8조 원에 육박하는 시가총액 증발했고요. 검찰, 금융당국이 합동수사팀까지 꾸려서 수사에 돌입했습니다. 사건 연루자 10명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가 이미 이뤄졌고 다단계 주가 조작단 주범으로 꼽히는 라덕연 H투자자문사 대표는 피의자로 입건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죠.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조사가 아마 진행될 것 같습니다. 여기에 더해서 최근에는 투자자들이 직접 나서서 집단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는데요. 자세한 얘기를 이 집단 소송의 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대건의 한상준 변호사와 함께 짚어 보겠습니다. 변호사님 나와 계시죠?

◆ 한상준> 네, 안녕하세요.

◇ 김광일> 안녕하세요. 우리가 이 논의를 하기 전에 용어부터 좀 정리하고 가야 할 것 같아요. 제가 지금 투자자라고 말씀드린 거는 이게 아무것도 모르고 투자했다가 피해 본 사람들도 있을 테지만 정말 이 가운데에는 다단계 주가 조작에 관여했거나 아니면 문제가 될 거라는 걸 사전에 어느 정도 알고 투자한 사람도 섞여 있을 것이기 때문에 좀 조심스럽게 투자자라는 용어를 썼습니다.

◆ 한상준> 네.

◇ 김광일> 지금 이 전체 8개 종목의 투자자라고 일컬어지는 사람이 어느 정도 규모가 되는 거예요?
 


◆ 한상준> 전체 대략 피해자 숫자는 1000명 정도 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고요. 피해 금액은 총 8000억에서 1조 정도 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 김광일> 8000억에서 1조요?

◆ 한상준> 네.

◇ 김광일> 지금 집단소송을 하겠다고 혹은 할 생각이 있다고 문의한 분들이 한 100명이 넘어간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 한상준> 네, 전체 지금 한 140분 정도 되시고요.

◇ 김광일> 140분이요? 어떤 분들이죠. 그분들은? 지금 알려져 있는 거는 가수 임창정 씨, 가수 박혜경 씨, 그리고 아난티 그룹 회장이었던 이중명 전 회장 같은 경우가 언론에 보도되고 있잖아요.

◆ 한상준> 네. 저희 상담 의뢰해 주신 분들 보면 전문직 종사자분들도 굉장히 많으시고요.

◇ 김광일> 전문직.

◆ 한상준> 아니면 고액 투자 하셨던 분들 기존에 부동산 투자하셨던 분들도 많고 유명인 아니어도 일반 투자자분들도 굉장히 많습니다.

◇ 김광일> 일반 투자자, 제 주변에도 한 다리 건너면 의사, 변호사들 중에 있더라고요. 망연자실하고 있던데 어떤 경우, 그러니까 이분들이 액수가 어느 정도 되는 거예요, 지금?

◆ 한상준> 지금 평균적으로 계산해 봤을 때 저희 140분 참여의사 밝히신 분들 전체 피해 금액이 1500억 원 정도 되는 거 보면 인당 피해금액이 10억 원 이상인 것으로 계산이 되거든요.

◇ 김광일> 그럼 사실 이 투자를 할 수 있는 자금이 10억 이상 있는 분들이라고 하면 아주 그냥 대중 일반인, 저 같은 사람들은 아닐 것 같은데.

◆ 한상준> 일단 전문직 분들이 많이 계시고 기존에 부동산 큰손으로 하셨던 분들 그런 분들도 많이 있으시고요. 개인적으로 피해 보신 분들 중에 가장 큰 피해 보신 게 100억 이상 보신 분들도 있습니다.

◇ 김광일> 그런데 사실 100억 원을 투자할 때 일반 부동산이나 일반적인 주식에 투자하는 게 아니라 이게 상당히 일부에게만 정보가 공유되고 있는 조금은 위험해 보일 수 있는 투자일 수 있는데 어떤 과정을 통해서 이분들이 투자에 발을 들여놨던 걸까요.

◆ 한상준> 많이들 그렇게 생각하고 계신데 사실 제가 상담하면서 얘기를 들어보면 본인이 골프 레슨을 하던 레슨 강사로부터 투자 권유를 받았든가 대부분 보통 주범이라고 지목되고 있는 사람들의 지인 아니면 그 지인의 지인의 소개로 들어갔는데 어떤 특별한 집단을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었고요. 그런데 보통 기업인이나 의사들로부터 이런 소개를 많이 받고 들어가신 분들도 있어요. 그렇게 처음부터 무턱대고 투자를 한 게 아니고 믿을 만한 직종에 계신 분들 그리고 그분들이 직접 수익인증을 보여주니까 그런 과정에서 이런 위험한 투자에 발을 들여놓게 된 것 같습니다.
 

[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


◇ 김광일> 입장을 바꿔서 주가 조작 범위라고 할까요. 아니면 범죄 가담자들이라고 할까요. 그 주범들 입장에서는 이런 큰손 투자자들이 특별히 필요할 만한 이유가 있었던 걸까요?

◆ 한상준> 어떻게 보면 그 자체가 하나의 홍보 수단인 거예요. 그러니까 연예인 누구도 참여했다. 병원장 누구, 회장 누구도 큰돈을 투자했다. 이렇게 되면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조금 더 신뢰가 갈 수밖에 없잖아요. 제가 라덕연 씨여도 그랬을 것 같고 왜냐하면 본인 자체로는 어떤 큰 홍보 수단이 안 되니까 그런 게 필요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 김광일> 과시하기 위한 수단, 사실 라덕연이라는 이름을 다른 사람들이 얼마나 알겠습니까. 모를 테니까 이런 의사도 있고 이런 변호사도 있고 이런 연예인도 있고 그래서 이거 믿을 만한 투자 상품이다라고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했다는 말씀이시군요.

◆ 한상준> 네, 그랬을 것 같아요.

◇ 김광일> 우리가 좀 오늘 주로 다뤄봐야 할 부분이 아까 제가 시작할 때도 말씀드렸습니다만 피해자와 공모자를 어떻게 구분해야 할지 이걸 좀 봐야 될 것 같아요. 이게 단순히 피해금이 크다고 해서 이걸 피해자라고 하고 피해금이 적다고 해서 가담자라고 하고 이렇게 볼 수는 없는 거잖아요.

◆ 한상준> 제가 처음에 사건 관련 보도를 봤을 때 좀 의아했던 부분이 이렇게 핸드폰 자체를 주식 계정을 담아서 보냈는데 아예 모르고 했다고 할 수 있을까, 그런 의문이 들기는 했었는데요. 100분이 넘는 분 제가 상담을 해 보니까 이분들이 투자를 할 당시에 들었던 설명의 내용이라는 게 저평가된 우량주를 보유했다가 차익을 보고 매매한다, 거의 대부분 이런 설명을 듣고 하셨고 제가 설명을 하다 보면 통정매매, 가장매매, 자전매매 이런 용어를 쓰잖아요. 그런 용어 자체를 아예 모르시고 개념 자체를 모르시는 분들도 많아요. 그렇기 때문에 이런 일반 투자자분들이 이런 주가 조작을 통해서 수익을 발생시킨다는 걸 알고 들어갔다고 보기는 좀 어렵고 제가 봤을 때는요. 그리고 이분들의 직업이나 아니면 소득 수준을 봤을 때 굳이 주가 조작으로 나중에 문제가 된 부분에 본인이 연루가 돼서 이렇게 했을 거라고 보지는 않거든요. 그런데 어떻게 보면 일부 최측근은 이 내용을 모르기는 힘들었을 것 같아요. 그래서 그 부분은 수사 과정에서 명백히 잘 가려내야 될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 김광일> 통정거래라는 게 우리가 일반적인 분들까지 다 아시기는 어렵지만 그런 거잖아요. 그러니까 짜고 치는 고스톱처럼 이렇게 거래를 해서 거래량이 많아 보이게 가격이 점점 늘어나는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일종의 어떤 사기의 수법인 거잖아요. 이게 뭔지도 모르는 분들이 여기에 참여했다라고 하면 이분들은 정말 그냥 피해자라고 볼 수도 있지 않겠냐라는 말씀이신 것 같고 그러면 어쨌든 그런 분들과 아닌 분들을 나눠봐야 될 텐데 사례를 들어서 한번 같이 얘기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우리 가장 지금 많이 알려져 있는 게 임창정 씨, 가수 임창정 씨잖아요. 본인도 피해자라고 주장을 하고 있어요.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 한상준> 유명한 얘기일 수도 있는데 임창정 씨 같은 경우에는 주말간에 어떤 동영상이 하나 올라왔는데 거기에 투자를 약간 독려하는 것처럼 그런 발언을 했잖아요. 영상 속 내용을 보면.

◇ 김광일> 그게 어제 JTBC에 보도됐던 영상 말씀하시는 거죠. 그러면 그 영상을 우리 청취자 분들 한번 같이 들어보고 얘기를 이어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준비되어 있나요? 들려주시죠.

[★ 임창정 / 근데 또 저 XX한테 돈을 맡겨, 아주 종교야. 너 잘하고 있어. 왜냐면 내 돈을 가져간 저 XX 대단한 거야. 맞아요, 안 맞아요? (맞습니다. 할렐루야!)
★너 다음 달 말까지 한 달 딱 줄 거야. 수익률 원하는 만큼 안 주면 내가 다 이거 해산시킬 거야. XXX들아. 맞아요, 안 맞아요? (맞아요)
★ 위대하라! 종교가 이렇게 탄생하는 거예요. 맞아, 안 맞아?]

◇ 김광일> 이게 임창정 씨가 투자자 모임에서 라덕연 대표를 이렇게 추켜세우면서 했던 말들이잖아요. 종교가 이렇게 탄생하는 거예요. 저 사람 대단한 거야 하면서 저기 청중석에서는 할렐루야, 이런 얘기까지 나왔어요.

◆ 한상준> 안 그래도 이 부분에 대해서 임창정 씨의 해명이 올라왔던데 그 해명도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니지만 임창정 씨는 공인이잖아요. 공인이고 이런 물론, 이게 투자를 독려하고 라덕연을 추켜세웠다는 것 자체만 가지고는 통정매매에 대해서 명확한 인식이나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아무래도 이 정도로 라덕연하고 관계가 있었다고 보면 그 내용 자체를 전혀 몰랐다고 보기는 좀 힘들 수 있는 부분도 있어요.

◇ 김광일> 그러니까 임창정 씨 같은 경우에는 모임 분위기를 위해서 어느 정도 오해될 만한 발언을 했을 뿐이지 나는 투자를 정말 부추긴 건 아니다라는 정도의 얘기를 해명을 했죠.

◆ 한상준> 그런데 그 해명은 영상 내용하고는 좀 맞지 않는 것 같고요. 본인이 어떤 결백을 입증하려면 내가 이런 통정매매를 통한 주가 조작이 있었는지 몰랐다는 말을 해야지 투자를 독려, 분명히 행위 자체는 투자를 독려하기 위한 게 맞잖아요.

◇ 김광일> 몰랐다라는 말을 해야지라는 말씀은 정말 사기범인지 아니면 가담자인지 아니면 피해자인지를 구분하는 핵심이 사전 인지 여부에 있다는 말씀이시고.

◆ 한상준> 사전 인지를 명확히 했느냐 아니면 인지를 하면서 주가 조작 행위를 용인하고 실행했느냐 같이, 이게 중요한 거거든요.

◇ 김광일> 그런데 많은 다른 투자자들 중에서는 그런 성격이 발견되지 않고 있고. 그런데 임창정 씨 같은 경우에는 그게 보인다라는 말씀.

◆ 한상준> 그렇게 볼 수도 있다라는, 아무래도 관계가 있다 보니까 라덕연 최측근이었잖아요. 그래서 그렇게 보면 통정매매를 알 수도 있었을 여지가 있으니까 이거에 대한 명확한 입증할 수 있는 자료들은 검찰의 수사를 통해서 밝혀내겠죠.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 김광일> 라덕연 대표 같은, 본인 같은 경우도 나는 지금 피해자다라고 하면서 김익래 다우키움 그룹 회장을 지목하면서 나는 피해자다라고 얘기를 하고 있잖아요. 이분이 피해자라고 볼 수 있다고 보십니까?

◆ 한상준> 라덕연 씨 같은 경우에는 본인이 가져갈 수 있는 범죄수익금을 덜 가져간 거지 라덕연 씨는 이미 투자자들로부터 투자금을 받고 동의 없이 미수금 채무를 발생시켰을 때 이미 사기와 배임은 이미 기소가 됐어요. 그런데 본인이 이런 범행을 저질러 놓고 내가 못 가져가니까 내가 피해자다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되는 내용이죠.

◇ 김광일> 그러니까 아까 말씀 주셨다시피 사전에 인지했는지 여부가 핵심이지 내가 피해금을 어느 정도 돈을 많이 갖고 갔느냐 적게 갖고 갔느냐, 이거는 범행을 가를 때 핵심은 아니라는 말씀.

◆ 한상준> 맞습니다.

◇ 김광일> 결국 보면 이 사태에서 주범이 누군지를 가리는 게 수사의 핵심이 될 것 같은데 지금 서울남부지검이랑 금융위, 금감원 다 같이 조사를 하고 있다고는 합니다. 정말 당국이 그러면 이걸 가려내기 위해서 핵심적으로 수사할 대목은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 한상준> 라덕연 씨가 말한 부분 중 대부분 납득이 안 가는데 그중에 납득이 가는 부분이 하나가 있어요. 그게 돈을 가져간 사람이 범인이다라고 말한 부분인데요. 그간 이 사건, 주가조작 사건에 관계된 회사가 8개잖아요. 8개고 이 8개의 상장사 증권 거래 계좌를 전부 다 전수조사를 해보면 자금 흐름이 나올 거예요. 그간 지금까지. 최근 단기간에 주가 하락할 때 수익 말고 전체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계좌를 살펴보면 실제로 라덕연 씨가 차명으로 숨겨놨던 범죄수익이라든지 아니면 이 사건 주가조작 하락 사태를 통해서 수익을 낸 조직이라든지 이런 걸 확인할 수 있을 텐데 그 계정들을 빨리 전수조사해서 범죄수익금이 더 이상 은닉되지 않게 빨리 몰수추징 보전조치를 해야 되는 게 관건이라고 봅니다.

◇ 김광일> 오늘 아침 서울신문 단독 보도를 보니까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그룹 회장이 주가를 대량으로 매입한 직후에 이 주식이 한 4배 정도 뛰었다, 이런 보도가 있더라고요. 이 부분도 수사가 좀 더 명확하게 이루어져야 된다는 말씀, 지금 말씀의 취지가 그런 부분일까요?

◆ 한상준> 맞습니다.

◇ 김광일> 알겠습니다. 이 상황도 계속 좀 지켜봐야 될 것 같고요. 일단은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한상준> 네, 감사합니다.

◇ 김광일> 한상준 변호사였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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