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비 때문에, 맡길 사람 없어서… 90%가 “출산, 경제적 여유가 필수조건”[문화미래리포트 2023]

권도경 기자 2023. 5. 2.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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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10명 중 4명은 앞으로 자녀를 낳을 계획이 없으며, 자녀를 낳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는 양육과 보육 부담이 꼽혔다.

특히 여성은 절반 이상이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응답했으며, 결혼 적령기인 20대 여성은 10명 중 6명이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답해 심각한 저출산 원인이 '낮은 출산 의지'에서 비롯됨을 여실히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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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미래리포트 2023 - 인구, 국가 흥망의 열쇠
(1) MZ세대 ‘저출산’ 인식조사
남성, 여성보다 출산의향 높아
여성은 어릴수록 출산 부정적
“양육·보육 비용부담 탓” 43%
“아이 살아갈 미래 암울” 18%
“경제적 요인 영향력 커지면서
혼인·출산 ‘사회 계층화’우려”
게티이미지뱅크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10명 중 4명은 앞으로 자녀를 낳을 계획이 없으며, 자녀를 낳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는 양육과 보육 부담이 꼽혔다. 특히 여성은 절반 이상이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응답했으며, 결혼 적령기인 20대 여성은 10명 중 6명이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답해 심각한 저출산 원인이 ‘낮은 출산 의지’에서 비롯됨을 여실히 보여줬다. 출산 전제 조건으로는 경제적 여유가 필수적이라고 봤다. 육아와 보육에서 가장 힘든 점 역시 돈 문제였으며 안심하고 맡길 사람이 없다는 점도 주된 걸림돌로 인식됐다.

2일 문화일보가 여론조사 전문 업체 엠브레인에 의뢰해 4월 말 전국 거주 만 19∼38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MZ세대 저출산 인식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혼과 기혼 무자녀 응답자 840명 중 42.9%는 자녀를 낳을 계획에 대해 ‘낳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낳을 것이라는 응답은 57.1%였다. 이들에게 가장 적당한 자녀 수를 질문한 결과, 10명 중 7명이 1∼2명이라고 답했다. 2명은 40.4%, 1명은 32.3%였다. 한 명도 낳지 않겠다는 응답도 22.1%로 10명 중 2명꼴이었다. 출산 의향은 남성일수록 상대적으로 높았고, 어린 연령대 여성일수록 상대적으로 낮았다. 여성 응답자 390명 중 43.7%가 아이를 낳을 것이라고 답한 반면, 56.3%는 낳지 않겠다고 답했다. 결혼 및 출산 적령기인 19∼29세 여성 10명 중 6명(60.9%)은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답했다.

경제적 여유가 없는 출산은 부정적으로 인식했다. MZ세대 10명 중 8명은 출산의 전제 조건으로 경제적 여유를 꼽았다. 여성이 남성보다 아이를 기를 때 경제적인 부담을 크게 느끼는 편이었다. 19∼29세 여성 응답자 중 90.6%는 경제적 여유가 출산에 중요한 요건이라고 봤다. 반면 같은 연령대 남성 응답자 중 21.4%는 경제적 여유가 출산에 필수적인 것은 아니라고 봤다. 이상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MZ 세대의 결혼과 출산에서 경제적 요인이 강하게 영향을 미치면서 혼인과 출산의 계층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자녀를 낳지 않겠다”는 응답자들은 주된 이유로 ‘양육과 보육의 부담이 너무 커서’(43.5%)로 꼽았다. 이어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가 걱정되어서’(18.9%) 등의 순이었다. 양육과 보육 부담은 남성(35.1%)보다 여성(48.9%)이 많이 느꼈다. 전체 연령대 중 19∼23세의 54.8%가 자녀를 낳지 않는 이유로 양육과 보육 부담을 답해 MZ 세대 중 가장 높았다. 육아와 보육에서 가장 큰 현실적인 어려움 역시 양육비가 꼽혔다. 자녀가 있는 기혼 응답자 155명 중 41.7%는 육아와 보육의 가장 큰 어려움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자녀 양육비 부담’으로 답했다. 이외 ‘안심하고 자녀를 맡길 사람이 없는 것’(23.2%), ‘육아에 대한 부담이 여성에게 집중된 것’(11.5%) 등 순으로 조사됐다. 남성에겐 양육비 부담(51.1%)이 가장 컸고, 여성에겐 아이 맡길 사람 없음(26.7%)이 주요 애로점으로 조사됐다.

어떻게 조사했나

△조사기관:엠브레인퍼블릭 △일시:2023년 4월 21∼23일 △대상: 4월 기준, 전국 거주 만 19∼38세 남녀 1000명 △조사방법: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온라인 패널 대상 조사(On-line Survey) △피조사자 선정방법:약 165만 명의 엠브레인퍼블릭 패널에서 무작위 추출 △표본오차:95% 신뢰수준, ±3.1%포인트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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