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반도체 설계기업들 수백억 적자...정부 “적극 지원할 것”

2023. 5. 2.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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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등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반도체 설계 업계 성장이 전망되지만 정작 삼성 파운드리(반도체 칩 위탁생산)의 파트너 기업들도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시장 1%도 확보하지 못한 척박한 국내 반도체 칩 설계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유망 초기 기업들에 대한 투자 여건을 지속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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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실비용 대부분이 연구개발비
유망 스타트업 투자 확대 필요
장영진(오른쪽 두번째)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이 2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반도체 팹리스 기업 수출·투자 점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를 개발하는 사피온코리아, 퓨리오사AI, 리벨리온과 자동차용 AI 반도체를 개발하는 모빌린트, 데이터 서버용 가속기 반도체 개발사인 파두 등 업체 대표들이 참석했다.[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챗GPT 등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반도체 설계 업계 성장이 전망되지만 정작 삼성 파운드리(반도체 칩 위탁생산)의 파트너 기업들도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시장 1%도 확보하지 못한 척박한 국내 반도체 칩 설계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유망 초기 기업들에 대한 투자 여건을 지속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AI반도체 초기 기업으로 삼성 파운드리에 칩 제작을 의뢰하는 팹리스인 퓨리오사AI는 지난해 매출 3억원, 영업손실 501억원을 기록했다. 이전 해에는 매출이 발생하지 않았다.

삼성 파운드리의 디자인하우스인 세미파이브는 지난해 매출 405억원, 영업손실 333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에는 매출 95억원, 영업손실 209억원을 낸 바 있다. 디자인하우스란 팹리스가 작성한 설계도를 바탕으로 파운드리 기업이 효율적으로 제품을 생산하도록 다양한 기술을 지원하는 기업을 뜻한다.

공시되진 않았으나 업계에 따르면 또 다른 국내 AI 초기 기업이자 팹리스인 리벨리온의 경우 2021년 영업손실이 96억원 가량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21년 실적이 공시된 딥엑스의 경우 매출 발생 없이 해당 연도 손실이 17억원을 기록했다.

이들 AI칩 설계 기업의 손실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연구개발비이다. 퓨리오사AI와 리벨리온 모두 영업손실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약 85% 수준이다. 그만큼 AI 칩 설계 개발에 막대한 투자금이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한국의 세계 팹리스 점유율은 단 1%에 불과하다. 애플, 엔비디아 등 거대 기업이 있는 미국이 점유율 68%로 시장 1위이다. 이어 반도체 생태계가 풍부한 대만(21%), 중국(9%) 순이다. 그만큼 삼성 파운드리의 고객사 역할을 할 국내 팹리스 기업 영향력이 세계 시장에서 큰 격차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챗GPT가 등장하면서 미래 시장성이 더욱 주목받는 AI칩 시장에서 국내 초기기업들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장영진 1차관 주재로 ‘반도체 팹리스 기업 수출·투자 점검 회의’를 열고 이 같은 AI 반도체, 서버용 반도체 제조기업의 수출·투자 전망을 듣고 정부의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에는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를 개발하는 사피온코리아, 퓨리오사AI, 리벨리온과 자동차용 AI 반도체를 개발하는 모빌린트, 데이터 서버용 가속기 반도체 개발사인 파두 등 업체 대표들이 참석했다.

장 차관은 AI 반도체, 차량용 반도체 등 차세대 유망 품목을 위해 3조2000억원의 대규모 기술 개발 사업을 기획·추진하겠다고 업계 관계자에게 설명했다. 장 차관은 “최근 반도체 수출과 기업의 업황이 어려운 상황에서 반도체 산업 수출·투자에 대한 지원이 시급하다”며 “챗GPT 등 AI 확산으로 수출·투자 유망 품목으로 꼽히는 AI 반도체 등 첨단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도 “칩 설계는 아직도 국내 시장이 뾰족한 답을 찾지 못한 분야”라며 “특히 취약한 팹리스 산업 육성을 위해 장기적 손실을 감안하고 기술 개발이 가능하도록 정부 차원에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지헌·배문숙 기자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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