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스쿨존 참변' 만취운전 60대 전직 공무원, 구속 기소

대전 서구 둔산동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초등학생 4명을 차로 덮쳐 1명을 숨지게 한 60대 운전자 A씨가 지난 4월10일 오후 대전 둔산경찰서에서 법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낮에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으로 돌진해 초등학생 1명을 숨지게 한 60대 전직 공무원이 구속기소 됐다.

2일 뉴스1에 따르면 대전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황우진)는 '민식이법(어린이보호구역 치사·상)' 등 위반 혐의로 운전자 A씨를 구속기소 했다고 이날 밝혔다.

A씨는 지난달 8일 오후 2시21분쯤 대전 서구 둔산동의 한 교차로에서 만취 상태로 SM5 승용차를 몰다 어린이보호구역 인도로 돌진, 길을 지나던 초등생 4명을 들이받은 혐의를 받는다.

이 사고로 배승아양(9)이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9일 오전 1시쯤 사망했다. 부상을 입은 다른 초등생 3명은 비교적 양호한 상태로 퇴원하거나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지난달 11일 오전 대전 서구 을지대병원장례식장에서 대전 어린이보호구역 음주운전 사고로 세상을 떠난 배승아 양의 발인식이 엄수되고 있다. /사진=뉴스1

앞서 경찰은 A씨에 대해 민식이법 및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만 적용해 수사해 왔으나, 이후 위험운전치사·상 혐의까지 추가 적용했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과거 음주운전 처벌 전력이 있고 음주운전을 해왔음에도 적발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 수사에서 A씨는 평소 술을 1~2잔 마시고 운전하면 괜찮을 것이라 생각해 범행에 이르렀다고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A씨가 당시 몰았던 차량을 재판을 통해 몰수하는 한편, 관계기관과 재발 방지 대책 회의로 스쿨존 방호울타리 강화 등 개선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한편, A씨는 구속 전 둔산경찰서 앞에서 "유가족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거듭 드린다"며 "사고를 막기 위해 감속하는 등 노력했다"고 말했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