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살 히딩크, 지도자 은퇴 뒤 골퍼로 변신
네덜란드 출신의 명장 거스 히딩크 감독(77)은 여전히 한국에서 사랑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그가 지휘봉을 잡았던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는 잊을 수 없는 추억이다.
그런데 히딩크 감독도 한국이 고맙기만 하다. 한·일월드컵을 계기로 내리막에서 벗어난 그는 전세계에서 인정받는 지도자로 40년을 보낼 수 있었다. 2021년 9월 퀴라소에서 은퇴하기 전까지만 해도 당당한 70대 현역 감독이었다.
히딩크 감독이 한국에서 되찾은 것은 커리어가 전부가 아니다. 새 인생도 얻었다. 히딩크 감독은 2014년 서울 강남제이에스병원에서 불편했던 오른쪽 무릎에 수술을 받은 뒤 휠체어에서 일어났다. 망가진 연골을 되살리는 제대혈줄기세포 수술로 아프기 전 즐기던 테니스와 골프 등을 다시 치는 행복한 노년을 보내게 됐다.
히딩크 감독의 수술을 집도한 송준섭 원장은 전 축구대표팀 주치의로 2010 남아공월드컵과 2012 런던올림픽, 2014 브라질월드컵 등에서 활약해 한국 축구에서 인정받은 인물이다. 히딩크 감독은 송 원장의 실력을 인정해 8년이 흐른 지난해 10월 다시 왼쪽 무릎까지 맡겼다. 왼쪽 무릎 십자인대 재건술과 함께 줄기세포 시술까지 받으면서 좌우 균형까지 이뤘다.
히딩크 감독의 만족감은 반 년이 지나 공개한 영상에서 잘 드러난다. 히딩크 감독은 송 원장(닥터 송)을 부르며 몸 상태를 확인시켜주려는 듯 좌우로 몸을 흔들며 티샷을 쳤다. 시니어 골퍼들에게 기대하기 힘든 힘있는 샷이 그의 건강함을 잘 드러냈다. 히딩크 감독은 과거 “나는 아직 배고프다” “우리는 세계를 놀라게 할 것이다” 등의 어록으로 사랑받았다. 앞으로는 건강한 몸으로 세상을 놀래킬 전망이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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