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통째로 옮긴다”...중국스러운 발상, 중국다운 스케일 [리뷰]
류츠신 소설을 원작 삼은 영화 ‘유랑지구2’는 지구와 달의 충돌을 소재로 만든 우주 재난물로, 2019년 출간된 전편에서 ‘달의 인력은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에 류츠신 작가가 각본을 쓰며 정면으로 답한 결과물이다.
지구를 다른 우주로 옮기는 인류
태양 외피가 팽창해 지름이 지구 궤도로 커지기까지 남은 시간은 100년. 선택지는 없다.
“훌륭한 SF소설이란 ‘정신 나간 상상’을 뉴스보도처럼 쓰는 것”이라는 류츠신의 말처럼 연합 정부는 ‘지구를’ 이동시키기로 한다.
인류를 이주시키거나(인터스텔라), 소행성을 폭발시키는(딥임팩트) 정도가 아니다.
전 자원을 동원해 지구를 움직인다는 거대한 발상이다. 거의 코페르니쿠스 전환급인 이 미친 상상력은 놀랍게도 작가의 과학 이론과 치밀한 계산에 근거한다.
지구와 달은 서로의 중력에 의해 거의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영화에선 달에 건설한 추진엔진 3개 중 2개가 고장나면서 라그랑주 포인트(두 천체 간 중력 균형점)를 넘어 지구로 돌진한다.
지구는 뒤에서 오는 태양으로부터 탈주하는 한편 앞에 놓인 달을 파괴해야 한다.
딥페이크 기술로 유덕화는 30대와 60대 가장을 교차 연기한다. 유덕화의 젊은 연기자료를 AI에게 500만번 학습시켜 탄생한 얼굴이라고 한다.
영화는 철학적 논쟁도 촉발한다. 지구 이동 프로젝트는 2500년이 걸릴 예정인데, 인간의 삶은 100년을 가지 못한다.
이동 내내 지하벙커에서 생활해야 하는 사람들은 “왜 얼굴도 모르는 후손을 위해서 당장의 내 삶을 포기해야 하느냐”며 사회적 논란이 커진다.
‘디지털 라이프’ 신봉자들은 아예 인류의 의식을 디지털화해 가상공간으로 이주시키고 그곳에서 신세계를 건설하자고 주장한다.
중국이 세계 리더 ‘중뽕’ 단점도
중국 영화의 태생적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중뽕(중국과 국뽕을 합친 은어)’이 거슬린다. 또 극소수 1인의 결정과 행동에 전 인류가 따른다는 영웅주의도 시진핑식 국가관을 구현한 듯이 보인다.
하지만 제작진도 이를 의식했는지 ‘중뽕’과 휴머니즘을 섞어 자연스럽게 연출하려 노력한 지점이 없지는 않다. 중국 예찬 부분을 덜어내고 보면 어지간한 헐리우드 우주 영화를 능가할 정도로 CG와 스케일 굉장하다. ‘중뽕’이 사라지면 세계 블록버스터 영화 중심은 중국으로 이동하리라는 예감마저 들게 만드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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