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조사 무산' 송영길 "나를 구속하라… 정치적 기획수사"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의 최종 수혜자로 지목된 송영길 전 대표가 2일 "주변 사람을 괴롭히지 말고 저를 구속하라"고 호소했다.

송 전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쯤 서울중앙지검 1층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의 수사대상이 된다는 것은 정말 고통스러운 일"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서울중앙지검 1층에 출석해 검사실로 들어가려 했지만 거절 당했다.

송 전 대표에 대한 검찰 조사 무산은 예견된 수순이었다.

앞서 검찰은 전날 "피조사자가 일방적으로 '내일 나가겠다'고 발표하는 것은 다른 일반 국민에게 동일하게 적용돼야 할 형사절차와 맞지 않는다"며 "수사팀 일정에 따라 조사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방호원으로부터 출입증 교부를 거부당한 송 전 대표는 1층 현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송 전 대표는 "범죄행위가 있다면 당연히 수사를 받아야 한다"면서도 "증거에 기초한 수사를 해야지 사람들을 마구잡이로 불러 협박하고 윽박질러 진술을 강요하는 전근대적 수사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먼지털이식으로 별건 수사를 하고 주변 사람을 괴롭히고 인격 살인하는 잔인한 검찰 수사 형태는 안 된다"며 "수사 시작도 전에 피의사실이 전 언론에 공개돼 매일매일 언론이 추측성 기사를 남발하고 한 사람의 인생을 짓밟고 있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일주일 동안 말할 수 없는 명예훼손과 심리적 압박에 시달렸다"며 "왜 이렇게 검찰 수사를 하면 자살하는 사람들이 속출하겠냐"고 날을 세웠다.

송 전 대표는 '돈 봉투' 의혹이 정치적 기획수사가 돼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 사건 당연히 공안부에 배당돼 수사를 해야 하는데 장관이 직접 하명수사를 하고 있다"며 "검찰이 언론과 유착해 민주주의가 무너지고 풍전등화에 놓였다"고 지적했다.

또 "정치적 기획수사라는 의혹을 피하기 위해선 이정근 개인 비리 사건에서 별건수사로, 또 송영길 주변에 대한 이중별건수사를 하는 탈법행위를 중단해야 한다"며 "서울중앙지검 공안 1부로 이 사건을 이첩해 공정하고 신속한 수사를 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