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총리, 셔틀외교로 12년만에 방한…‘노포외교’ 잇는 친교 관심 [다시 뛰는 한일셔틀외교]

2023. 5. 2.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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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노다 日총리…‘추어탕’ 식사 화제
노다 총리, 약탈 도서 5권 직접 반환 ‘선물’
2018년 아베 日총리 방한…평창에서 회담
尹대통령 방일 ‘노포 독대’…친교 행사 예정
“한국 한번도 못가봤다” 유코 여사 동행 주목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3월16일 오후 일본 도쿄 긴자의 오므라이스 노포에서 친교의 시간을 함께하며 생맥주로 건배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3월 방일에 답방 성격으로 오는 7~8일 방한한다. 한일 양국 간 셔틀외교 차원에서 일본 총리가 방한하는 것은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가 방한한 2011년 이후 12년 만이다. 일본 총리로서는 2018년 2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평창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것이 마지막이다. 이번 기시다 총리의 방한 시에 기시다 유코(岸田裕子) 여사가 함께 방한할지도 관심이다.

2011년 10월 노다 총리는 취임 후 처음으로 방한해 이명박 대통령과 한일 정상회담을 했다. 약 1년2개월 재임한 노다 총리의 처음이자 마지막 방한이었다. 10월18일 늦은 오후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한 노다 총리는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수행원단과 주한 일본대사관 직원들과 함께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대형식당으로 향했다.

소주와 맥주, 막걸리를 반주로 곁들여 소고기 양념갈비 등 식사를 한 노다 총리는 후식으로 특별히 추어탕을 주문했다. 평소에도 한국 추어탕을 즐겼던 그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그는 직전 선거에서 승리한 뒤 스스로를 ‘금붕어가 아닌 미꾸라지’라고 표현한 서민 출신 총리였다. 추어탕이 화제가 되면서 다음날 정상회담에서도 언급됐었다.

노다 총리는 당시 일본 정부가 반환하기로 약속한 약탈 도서 1205권 중 5권을 직접 반환했다. 1897년 고종이 대한제국을 선포하고 황제로 즉위하는 과정이 담긴 ‘대례의궤’를 비롯해 정조의 시문집 ‘정묘어제’ 2권, 순종의 결혼식을 기록한 ‘왕세자가례도감의궤’ 2권이다. 야당인 자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한일 도서협정의 이행을 상징하는 선물을 가져온 것으로 평가됐다.

노다 총리는 방한 이틀째인 10월19일 현충원 참배로 일정을 시작해 이 대통령과 단독·확대회담과 공동기자회견을 개최한 후 오찬 일정을 소화했다. 양 정상은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양국 관계 발전에 공감대를 이뤘지만, 이 대통령은 과거사 문제에 대해 “일본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원칙을 강조했다.

2018년 2월9일 아베 총리는 평창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양양국제공항을 통해 방한해 문재인 대통령과 평창 용평 블리스힐스테이에서 정상회담을 했다. 한국 정부가 한일 위안부 합의로 문제가 해결됐다고 볼 수 없다고 선언한 후 만난 양 정상은 위안부 문제와 북핵 문제를 두고 냉랭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특히 아베 총리가 당시 한미 연합훈련 재개를 요구했고, 문 대통령은 ‘내정 간섭’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기시다 총리는 2021년 10월 취임 후 처음으로 한국을 찾는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월 이틀 일정으로 일본을 찾았고 양 정상 부부는 정상회담 후 도쿄 번화가인 긴자의 스키야키 식당 ‘요시자와’에서 만찬을 했다. 이어 양 정상은 인근 ‘렌가테이’로 자리를 옮겨 128년 된 노포에서 별도의 독대 시간을 가졌다. 당시 기시다 총리가 방한 시 이러한 친교 행사를 하기로 희망했던 만큼, 이번 방한 일정에서도 ‘노포 외교’를 이어갈 친교 행사가 준비될 예정이다.

윤 대통령과 함께 일본을 찾았던 김건희 여사는 유코 여사와 친교 시간을 보낸 후 한국에 초청했다. 당시 유코 여사가 “한국에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며 기대감을 보였던 만큼 이번 기시다 총리 방한에 유코 여사가 동행할지도 관심이다.

기시다 총리가 셔틀외교 차원으로 12년 만에 방한하는 상징성에 상응해 양국 간 최대 현안인 강제동원 문제와 관련한 ‘성의 있는 호응 조치’를 들고 올지가 이번 방한 일정의 최대 관심사다. 피해자들은 일본의 성의 있는 사과와 피고 기업의 배상금 기여를 강조하고 있다. 다만 윤 대통령은 지난달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이 100년 전 역사 때문에 무릎을 꿇어야 한다는 생각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었다.

silverpap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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