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 조회수 1억’ 유튜버 이래학이 집어준 유망 업종 7 [+영상]
● 美 진출한 태양광·풍력 기업 눈여겨봐야
● 2차전지 앞세워 성장株 탈바꿈하는 철강사들
● 플랫폼 경쟁으로 콘텐츠 제작사 입지 커져
2023년 이끌 주도주는? 에너지·바이오·철강·반도체 온다
이런 이 씨가 요즘 관심을 갖고 분석하는 내용은 '대한민국 산업지도'다. 그는 "주식시장을 제대로 알기 위해선 시장이 어떤 산업으로 구분되고, 그 산업의 하위 섹터에 무엇이 있는지, 해당 섹터는 어떤 기업으로 구성되는지 알아야 한다. 나아가 수많은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 전방 산업 등을 파악해 섹터와 산업으로 묶는 작업이 필요하다. 시간에 쫓기는 직장인 투자자에겐 엄두가 나지 않는 일이다. 주식시장의 수많은 기업, 섹터, 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수고를 덜어줄 방법을 연구하다 '대한민국 산업지도' 제작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이씨가 1월 국내 산업지도 자료를 집약한 책 '2023 대한민국 산업지도'(경이로움)를 펴낸 이유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지막으로 긴축이 종료될 것이란 긍정적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 '올 하반기에는 주식시장이 살아날 것'이라는 전망이 고개를 드는 이유다. 그렇다면 2023년 대한민국 전체 산업 가운데 향후 주목해야 할 부문은 뭘까. 해당 산업 및 섹터에 속한 기업의 투자 포인트는 뭘까. 이런 궁금증을 품고 그를 만났다.
특정 치료제 승인되면 관련 기업 주가 들썩
국내 상장사가 수천 개에 이른다. 무엇을 산업지도 분류 체계의 기준으로 삼았나."책 '2023 대한민국 산업지도' 원고를 2022년 11월쯤 썼다. 당시 2333개 상장 기업을 185개 섹터와 27개 산업으로 분류했다.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분류 기준으로 국내 실정에 맞게 재구성한 산업분류기준(WICS)을 따르지 않고 직접 사업보고서를 열어 보면서 산업을 분류했다. △인프라·필수소비재 △기초 소재와 산업재 △IT △소비재1 △소비재2 △소비재3 여섯 가지로 묶었다. 규모와 비즈니스 모델에 따라 각 산업을 다시 구분한 뒤 기업 수가 많고 규모가 큰 섹터를 중심으로 개요, 성장성, 투자 포인트를 다뤘다."
인프라·필수소비재가 에너지, 금융, 통신, 의료기기, 제약·바이오 등을 포함하고 있다. 그중 주목할 만한 산업은 뭔가.
"에너지, 제약·바이오 두 업종을 꼽겠다."
에너지라는 게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에너지인가.
"그렇다. 전 세계가 친환경 시대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정부도 2034년까지 신재생 에너지 발전 비중을 종전보다 25.8% 높이기로 했다. 그린 뉴딜 산업에 2025년까지 73조4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태양광, 풍력, 수소, 바이오 연료 등은 대표적 친환경 에너지로, 투자자들은 이 산업에 늘 관심을 둬야 한다. 태양광, 풍력 관련 기업들의 수요처는 발전 사업자다. 2차전지는 에너지저장시스템의 경우 발전 사업자나 일반 기업, 차량용 배터리의 경우 완성차 기업이 주요 고객이다. 수소연료전지 역시 발전 사업자, 완성차를 주요 수요처로 두고 있다. 친환경 에너지 산업은 어디까지나 정부 주도하에 성장하는 산업인 만큼 해당 정책이 잘 유지되는지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 일례로 2022년 8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이 발표됐다. 그중 재생 에너지 지원액의 40% 이상인 1603억 달러가 재생 에너지에 대한 세액공제액이다. 미국에 진출한 태양광·풍력 관련 기업을 잘 살펴봐야 하는 이유다."
제약·바이오 기업 대부분이 수천억 원 내지 수조 원에 달하는 시가총액을 형성한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자는 제약·바이오 투자 포인트를 어디에 둬야 하나.
"제약 산업의 경우 투자자는 회사별로 어떤 질환에 대한 의약품을 생산하는지 알아둘 필요가 있다. 신체 기관에 따른 주요 질병이 다르니 이를 구분 지어 조사해야 한다. 질환에 대한 정부의 특정 의료비 지원책이나 특정 치료제 승인 소식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관련 기업의 주가가 함께 부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바이오 기업을 평가할 땐 파이프라인의 가치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제약·바이오 기업 주가 좌우하는 '파이프라인'
제약과 바이오 기업에 투자할 때 투자자가 자주 접하는 단어 중 하나가 '파이프라인'이다. 대체 이게 뭔가."파이프라인은 제약과 바이오업계에서 연구개발(R&D) 중인 신약 개발 프로젝트를 일컫는 말로 쓰인다. 신약 개발에 집중하는 기업이 많아지면서 제약·바이오 기업의 주가는 파이프라인 가치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 파이프라인의 가치는 임상시험 단계와 치료제의 시장 규모, 치료제 생산 방식에 따라 결정된다. 임상시험 단계가 높을수록 파이프라인의 가치가 높아진다. 치료제의 시장 규모도 중요하다. 적응증(개발하는 신약 후보 물질이 치료하려는 질환)이 감기보단 암인 신약 후보 물질이 시장 규모가 더 크기에 파이프라인의 가치도 훨씬 더 높게 평가된다."
정유와 화학, 철강과 광물, 조선과 운송, 건설과 플랜트, 기계 등을 기초 소재와 산업재로 한데 묶었다. 추천 업종을 꼽는다면.
"앞으로 관심을 가져보면 좋을 산업은 정유와 화학, 철강과 광물, 기계 정도다."
친환경 철강사로 변신하는 포스코·현대제철
정유와 화학의 투자 포인트를 구체적으로 말한다면."정유와 화학 산업은 크게 정유와 화학 섹터로 구분된다. 땅속이나 해저에서 시추한 원유를 정제하고 분별하는 영역을 정유, 이를 통해 나온 나프타(석유·콜타르·셰일 따위를 증류해 얻는 탄화수소 혼합물)를 통해 다양한 파생 제품을 만드는 영역을 화학으로 볼 수 있다. 다만 두 섹터가 완전히 구분되는 영역은 아니다. 정유 산업 역시 기초화학 소재를 생산하기 때문이다. 투자 관점에서는 수요와 공급에 따른 가격이 중요하다. 산업의 형태가 원유-나프타-기초유분-중간원료-합성수지 등 기타 화학제품으로 이어지는, 꼬리에 꼬기를 무는 밸류 체인으로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는 제품이고 누군가에겐 원재료로 사용된다는 의미다. 따라서 제품과 원재료 간 가격차에 따라 밸류체인에 위치한 기업은 손익이 크게 개선되기도 하고 나빠지기도 한다. 투자자는 해당 기업이 밸류체인 어디쯤 위치해 있는지, 제품 가격과 원재료 가격의 차이가 얼마나 되는지를 알고 매매해야 한다."
중국발(發) 철강 제품 공급 과잉의 영향으로 글로벌 철강 산업이 침체기를 맞았다. 이미 성숙기 산업에 진입했음에도 철강을 유망 업종으로 보는 이유가 뭔가.
"철강, 비철금속 기업들이 성장의 돌파구를 2차전지 소재에서 찾고 있기 때문이다. 리튬, 니켈 등 배터리 소재에 사용되는 금속과 관련한 자원개발 산업에 투자하거나 직접 배터리 소재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철강, 비철금속 기업이 2차전지 성장주로 탈바꿈한다면 시장에서 재평가가 이뤄질 수 있는 만큼 투자자는 이런 기업을 잘 찾아볼 필요가 있다."
"철강 기업의 투자 포인트는 친환경 철강사로의 변신이다.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이 기술 핵심은 철강 제품을 생산할 때 석탄 대신 수소를 활용하는 것이다. 현재 포항에서 상용 가동 중인 파이넥스(FINEX·유동환원로와 용융로 설비를 통해 쇳물을 생산하는 포스코 고유 기술)가 이에 해당한다. 포스코는 파이넥스의 수소 농도를 단계적으로 높여나갈 계획이다. 현대제철 역시 고유의 수소 기반 공정 융합형 철강 생산체제인 하이큐브(Hy-cube)를 구축하고 2030년까지 저탄소 고급 판재를 생산할 계획이다. 더불어 전기로를 통해 철광석을 녹여 자동차 강판 등 고급 철강 제품을 생산하는 신(新)전기로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전기로는 고로(철광석과 석탄을 원재료로 쇳물을 뽑아 활용하는 공정)에 비해 탄소 배출량이 25% 수준에 불과해 탄소중립 사회로 가기 위한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기초 소재와 산업재에서 유망 업종으로 기계를 언급했다. 기계 산업에 속해 있다면 일반적으로 투자자의 관심을 받기 어렵지 않을까.
"자동화기기를 만드는 기업은 다르다. 스마트 팩토리, 로봇 관련 기업으로 분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계 산업에서는 자동화기기나 서비스용 로봇을 제조하는 기업이나 핵심 부품인 감속기, 구동 모터, 모션 제어 시스템을 만드는 기업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서비스용 로봇이나 의료용 로봇 사업에 진출한 기업은 기계 산업 외 생활가전이나 반도체, 디스플레이 장비 산업에서도 찾아볼 수 있으니 참고해야 한다."
4차 산업 성장으로 반도체 사용범위 날로 확대돼
"반도체다.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자율주행 전기차, 메타버스 등 4차 산업이 성장하면서 반도체의 사용범위가 나날이 확대되는 추세다. 반도체 제조와 유통 섹터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종합반도체기업, 상장사 유일의 순수 파운드리(외부에서 제품 설계를 넘겨받아 반도체를 생산하는 일이나 그런 업체) 기업인 DB하이텍이 포함된다. 반도체 제조 기업에 투자할 땐 반도체 제조 기술력과 반도체 시장의 업황을 잘 봐야 한다."
소비재에 해당하는 업종이 무수하다. 그중 유망 업종을 한 가지만 꼽는다면.
"내수 시장을 넘어 전 세계에 영향력을 미치는 콘텐츠, 엔터테인먼트 분야가 속한 미디어 산업을 꼽겠다. 과거에는 플랫폼 역할을 하던 방송사의 지위가 높았으나 OTT와 인터넷 플랫폼 기업의 등장으로 점차 약해지고 있다. 반대로 플랫폼 간 치열한 경쟁으로 콘텐츠 제작사의 입지가 커지고 있다. 실감형 콘텐츠와 가상현실 시장의 본격적 성장으로 경쟁력 있는 콘텐츠 제작사의 가치는 날로 커질 전망이다. 각종 드라마, 예능에 출연하는 연예인들은 엔터테인먼트에 속해 있다. 이들이 콘텐츠와 함께 노출되는 광고 역시 미디어 산업에서 뺄 수 없는 유망 섹터다."
그는 마지막으로 자신의 저서 '2023 대한민국 산업지도'에 우리나라 전체 산업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력이 담긴 건 아니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주식투자 전 최소한 이 정도는 공부하고 실전에 임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참고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건희 객원기자 kkh4792@donga.com
Copyright © 신동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