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박광온 힘겨루기 1라운드…최대쟁점은 ‘대의원제 존폐’
박광온 측, “폐지·개편 성급…전국정당 포기”
쇄신 의총에서 총의 수렴 후 최종 개편안 마련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 더불어민주당 '쇄신 의원총회(의총)'을 앞두고 '대의원제 개편'이 당내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친명(친이재명)계 중심의 당 지도부에서는 돈 봉투 사건의 재발방지 대책의 하나로 대의원제 폐지를 포함한 개편방안을 검토하는 반면 박광온 신임 원내대표 측에서는 대의원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대의원제 개편을 둘러싸고 이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 지도부와 새롭게 꾸려진 원내 지도부 사이의 힘겨루기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내 선거 등에서 대의원제로 인한 정치적 이해관계가 엇갈리기 때문이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오는 3일 의총을 열고 향후 개최할 쇄신 의총의 일정과 의제를 결정할 방침이다. 쇄신 의총에서는 그간 당내 정치혁신위원회에서 대의원제 개편을 포함한 당 혁신안을 논의했고 현재는 당내 전략기획위원회에서 최고위원회에 보고할 혁신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혁신안은 최고위 안건으로 상정되기 전 쇄신 의총를 거쳐 최종안이 마련될 예정이다.
한 민주당 의원은 “쇄신 의총을 열기 전 의총에서는 새로운 원내 인사를 승인하는 자리인 동시에 쇄신 의총에서 논의할 내용을 추리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대의원제 개편도 쇄신 의총에서 다뤄질 주제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현재 민주당 내에서는 대의원제 개편을 두고 계파간 힘겨루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우선 친명계를 중심으로 돈봉투 사건의 재발방지대책으로 대의원제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의원제가 ‘표의 등가성’을 훼손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이다.
이 대표측 관계자는 “대선 후보나 당 대표를 뽑는 당내 선거에서 대의원의 한 표는 권리당원 수십명의 표와 같은 가치를 갖는 문제가 있다”며 “돈 봉투 사건에서도 이 같은 대의원제의 문제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볼 수 있고, 당이 당원을 중심으로 주요 의사결정이 이뤄져야 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말했다.
다만 당장 대의원제를 폐지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친명계도 신중한 입장이다.
한 친명계 의원은 “대의원제를 개선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대의원제를 폐지하는 것은 당내 의사결정을 넘어 정당법을 고쳐야하는 사안이기 때문에 당장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비명계에서는 대의원제 개편에 부정적이다. 돈 봉투 사건의 진상규명이 우선적으로 이뤄진 후 사실관계에 따라 대의원제 개편을 논의해도 늦지 않다는 입장이다.
한 비명계 의원은 “돈 봉투 사건이 터지자 대의원제 문제를 제기하는데 아직 사실관계도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의원제를 무조건 나쁘다고 말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며 “우선순위에 따라 대의원제의 개편도 순차적으로 논의하면 된다”고 말했다.
대의원제의 순기능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당장 대의원제를 개편하기 보다는 숙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돈 봉투 사건의 진상규명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과 같은 문맥이다.
민병덕 원내대표 비서실장은 헤럴드경제에 “과거 조직부총장을 했기 때문에 (대의원제)이 문제의 실무를 다뤄봤다”며 “대의원제 개편에 대해 당내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민주당이 전국정당으로 가기 위해서는 취약 지역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대의원제의 필요성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대의원제 개편을 둘러싼 이견은 당내 ‘헤게모니 싸움’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대의원제의 폐지를 포함한 개편안에 따라 당내 계파간 정치적 득실이 갈리기 때문이다.
당내 선거에서 대의원 비중이 줄어들거나 대의원제가 폐지된다는 건 일반·권리 당원 중심으로 당이 재편된다는 의미다. 당원 지지에 강점을 지닌 의원 또는 계파의 정치적 이해관계와 맞아떨어지는 셈이다. 비명계에서는 대의원제 개편으로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의 당내 영향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란 우려가 크다.
nic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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