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시·신축 아파트가 역전세 우려 더 크다
대도시나 신축 아파트의 역전세 위험이 중소 도시나 노후 아파트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역전세란 전셋값 하락으로 임대인이 세입자에게 받는 보증금으로 기존 세입자의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경우를 말한다. 이는 지난 2020~2021년 부동산 상승기에 대도시나 신축 아파트의 전셋값이 중소 도시나 노후 아파트보다 훨씬 큰 폭으로 올라 신규 계약과의 전셋값 격차가 큰 탓으로 분석된다.
2일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R114′가 올해 들어 지난달 26일까지 전세로 거래된 전국 아파트 중 3만2022건의 연도별 최고가를 비교한 결과, 2년 전보다 전셋값이 떨어진 아파트는 62%(1만9928건)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에 신고된 실거래가 통계를 토대로 동일 단지·면적끼리 비교한 것이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과 지방 광역시의 하락 거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대구(87.0%), 세종(78.4%), 대전(70.8%), 인천(70.5%), 부산(69.6%), 울산(68.2%), 경기(66.0%), 서울(64.2%) 순이었다. 반면 제주(18%), 강원(30%), 충북(37%), 경북(38%) 등은 하락 거래가 절반을 밑돌았다.
신축 아파트일수록 전세 하락 거래 비율이 높았다. 연식별로 아파트 전셋값 하락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 조사한 결과, 5년 이내가 70.9%로 가장 높았다. 그 뒤로 6~10년(66.5%), 11~30년(61%), 30년 초과(54.1%) 순이었다. 부동산R114는 “수도권과 대도시, 그리고 신축 아파트일수록 2년 전 전셋값 상승기에 오름폭이 컸기 때문에, 최근 하락기에도 더 많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락 비율뿐 아니라 전셋값 하락 폭 역시 5년 이내 신축 아파트가 -5.85%로 가장 컸다. 6~10년이 -4.7%로 뒤를 이었다. 반면 10년 초과 아파트의 전셋값은 0.4%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전세 수요가 많은 대도시나 신축 아파트도 역전세 우려에서 자유롭지 않기 때문에 임대인과 세입자 모두 주의가 요구된다”며 “전셋값이 가장 높았던 2021년 하반기부터 2022년 초 사이에 이뤄진 계약의 만기가 다가오면서 역전세는 앞으로도 한동안 논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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