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일 용서 바라"..故 서세원, 서동주 눈물→숭구리당당 속 영면[스타현장][종합]
2일 서울 송파구 풍납동 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서세원의 영결식이 진행됐다. 영결식 사회는 김학래, 추모사는 한국방송코미디협회장 엄영수, 추도사는 전 시사인 기자 주진우가 맡았다. 장지는 충북 음성 무지개 추모공원이다.
이날 서세원의 영결식은 유족과 조문객 등 총 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오전 7시 20분 추모 예배로 시작됐다. 이후 김학래의 사회와 이용근의 약력 보고, 엄영수의 추모사가 이어졌으며 MY 문영그룹 박문영 회장이 추도사를 했다. 이외에도 김정렬, 김종석, 미화, 개그 아이돌 코쿤 등이 참석했다.
김학래는 "영결식이 다른 곳과는 달리 예배로 진행된다. 가족들이 카메라 세례를 원치 않기 때문에 별도로 영결식을 했다. 이해 부탁드린다"라며 고인의 영결식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용근은 서세원의 약력을 보고했다. 이용근은 "1956년 3월 18일 충청북도 청주시 정명희 사위의 2남 2녀 막내 태어났다. 가족으로는 배우자 김현아, 딸 서동주 서세하, 아들 서종우를 두고 있다. 활동으로는 1979년 TBC 라디오 개그맨으로 데뷔했다. 이후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 '영11' 등에 출연했다. '청춘보감' 코너에서는 '산 넘고 물 건너 바다 건너셔'라는 유행어를 남기기도 했다. 장수 프로그램 '서세원의 스타데이트'를 시작으로 KBS에서 '서세원쇼', 라디오 '가요 산책' 등 다수의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또 영화 '조폭 마누라', '바보들의 청춘' 등 20여 편의 영화 출연, 감독으로 대중문화예술에 큰 업적을 남기고 가셨다"고 전했다.
엄영수의 추모사도 이어졌다. 엄영수는 "영결식을 지켜보시는 많은 분들, 또 자리해주신 많은 분들, 깊은 조의 표해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서세원은 1981년 6월 MBC '청춘만세' 녹화를 하면서 처음으로 인연을 맺었다. 또 2년을 같이 생활했고, 한남동에 있는 서세원의 친구 집에도 자주 갔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엄영수는 "이국의 땅에서 불의의 사고를 당해 한 줌의 재가 돼 우리 앞에 온 게 믿어지지 않는다. 가엾고 황망하기 이를 데 없다. 지켜주지 못한 죄책감과 더 잘해주지 못한 아쉬움, 같이 하지 못한 슬픔만 있다. 죽음보다 더한 형벌이 세상에 어디 있겠나. 모든 것을 안고 세상을 떠난다"면서 "다음 세상에서는 더 좋은 일을 많이 하라는 말로서 편안히 그를 보내겠다. 팬 여러분께 심려 끼치고 가지 않아야 할 길을 간 적도 있다. 들어야 할 가르침을 듣지 않은 적도 있는데 모든 것을 용서해주시고 감싸주시기를 바란다"라고 추모사를 낭독했다.
엄영수는 "그가 한 일도 되새겨보길 바란다. 재밌는 토크쇼를 만들고 개그의 새 시대를 열어주기도 했다. 나도 스타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서세원보다 더 많은 문학책을 읽을 재주가 없었다. 더 많은 팝송과 영화, 연극을 서세원처럼 많이 볼 수가 없었다. 나는 방송 스튜디오에서 라디오 DJ를 하는 서세원이 음악이 나가는 사이에 책을 읽는 모습을 여러 번 봤다. 서세원이 내게 준 명언이 있다. 이 명언을 음미하면서 험한 세상을 매일 반성하며 성실하게 살아가겠다. '당신 실수한 거야'. 매일 반성하면서 친구 고맙네"라며 서세원을 향해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고인의 딸 서동주도 유족을 대표해 입을 뗐다. 서동주는 "딸 서동주다. 이 자리에 와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아버지의 마지막을 지켜주셔서 가족을 대표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아빠와 여러가지 일이 있었지만, 마지막 순간만큼은 같이 있는 게 도리라고 생각해서 자리를 지켰다. 찰나를 함께 해주셔서 감사하다. 앞으로도 잊지 않고 은혜를 갚으면서 살겠다"고 전했다.
영결식에 참석한 김종석은 "드릴 말씀이 있다. 고인의 가장 절친인 김정렬이 왔다. 서세원이 김정렬의 '숭구리당당 숭당당'을 좋아했다. 마지막 가시는 길에 보여드리고 싶다"며 제안하기도.
이에 화이트 정장에 선글라스를 끼고 영결식에 참석한 김정렬은 자신의 유행어인 '숭구리당당 숭당당'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탄생은 기쁨이오, 죽음은 슬픔이다. 어차피 생로병사해서 돌아가는 마당에 슬픔만 가져가는 것은 옳지 않다. 탄생도 기쁨이고, 죽음도 기쁨이다. 죽음도 가야할 길이라는 차원에서 기쁨이다. 서세원 형님, 이삿짐 날랐던 세월이 기억난다. 숭구리당당 숭당당"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정렬은 "형님 인사드립니다. 숭구리당당 숭당당. 수그리수그리당당 숭당당. 가시는 길 뻣뻣하게 가지 마시고 잘 가시라고 이렇게 흔들면서 길을 만들어드릴테니까 잘 가셨으면 좋겠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자 유족과 조문객들은 흐느끼며 눈물을 흘렸다.
서세원은 지난달 20일 캄보디아 프놈펜에 있는 한인병원에서 링거를 맞던 중 심정지로 사망했다. 향년 67세. 고인은 평소 지병으로 당뇨를 앓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가족 측은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서세원의 시신을 한국으로 옮겨 부검하는 것을 고려했지만, 현지 사정이 여의치 않아 캄보디아에서 화장한 후 한국에서 장례를 치르는 것으로 결정했다. 화장은 지난달 28일 캄보디아에서 이뤄졌고, 장례는 30일부터 한국코미디언협회장으로 치러졌다.
서세원은 1983년 방송인 서정희와 결혼해 딸 서동주와 아들 서동천을 얻었다. 하지만 2014년 서세원은 서정희를 폭행한 혐의로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결국 이듬해 두 사람은 협의 이혼했고, 서세원은 2016년 23세 연하 해금연주자와 재혼해 딸을 낳았다.
아산병원 장례식장=이승훈 기자 hunnie@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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