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복 “태영호와 공천 얘기 안 해…조치는 당에서 알아서 할 문제”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지난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 직후 태영호 최고위원에게 대일 외교 옹호 발언을 요구하며 공천을 언급했다는 의혹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습니다.

이 수석은 오늘(2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관련한 질문에 “사실 그런 (공천) 이야기를 전혀 나눈 적이 없어서 저도 깜짝 놀랐다”며 이 같이 말했습니다.

이 수석은 “지금까지 금기사항으로 여기는 것이 하나인데, 관여하지 말아야 할 일들은 안 한다는 것”이라며 “공천 문제는 당에서 하는 거지 여기(대통령실)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저한테 (공천에 관해) 의견을 물어보면 답을 할 수는 있겠지만, 제가 누구에게 공천을 줄 위치에 있지도 않은 사람”이라며 태 최고위원에게 공천을 언급했다는 사실을 거듭 부인했습니다.

이 수석은 태 의원이 전당대회 다음날인 3월 9일 용산 대통령실로 찾아왔다며, 당시 “선거 이야기를 주로 했다”고 했습니다.

제주 4·3사건이 북한 김일성 지시로 촉발됐다는 태 최고위원 발언에 대해 “먼저 선의의 피해자들에 대해 멘트를 한 번 하고 그 말을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앞으로 의정 활동을 하는 데 있어 그런 걸 관심 깊게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 것 외에는 특별히 문제로 불거질 만한 이야기가 없었다는 게 이 수석 설명입니다.

이 수석은 관련 보도 이후 “태영호 최고위원이 전화를 두어 통 해서 ‘죄송하게 됐다, 직원들에게 설명하다 보니 조금 과장되게 이야기한 것 같다’고 얘기를 하기에 사과를 받아들이는 쪽으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공천·당무개입 논란이 개개인 간의 사과로 마무리될 수 있는 일인가’를 묻자 “의원 본인이 했던 이야기에 내가 조치할 수 있는 일이 있겠는가”라며 “그건 당에서 알아서 판단할 문제”라고 답했습니다.

MBC는 어제(1일) 태 최고위원이 3월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보좌진에게 했던 발언의 녹음 파일을 보도했습니다.

해당 녹음에서 태 최고위원은 “오늘 나 들어가자마자 정무수석이 나한테 ‘오늘 발언을 왜 그렇게 하느냐. 민주당이 한일 관계 가지고 대통령 공격하는 거 최고위원회 쪽에서 한 마디 말하는 사람이 없느냐. 그런 식으로 최고위원 하면 안 돼’, 바로 이진복 수석이 이야기하는 거예요”라고 했습니다.

또 “당신이 최고위원 있는 기간 마이크 쥐었을 때 마이크를 잘 활용해서 매번 대통령한테 보고할 때 ‘오늘 이렇게 했습니다’라고 정상적으로 들어가면, 공천 문제 그거 신경 쓸 필요도 없어”라고 말하면서, 이 수석이 차기 국회의원선거 공천 문제를 거론했다고 발언했습니다.

태 최고위원은 보도 직후 SNS에 녹취 유출에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이 정무수석은 본 의원과 만난 자리에서 한일 관계 문제나 공천 문제에 대해 언급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밝혔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신지혜 기자 (new@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