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씨바이오 최대주주 등극한 파마리서치, 향후 시나리오는
경영권 보유 의사 밝혀 지분 분쟁 예고…에스디인베스트먼트 등 '케스팅보트'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재생바이오 전문기업 파마리서치(214450)가 씨티씨바이오(060590) 최대주주 자리에 오르면서 관심이 쏠린다. 파마리서치는 씨티바이오가 동물의약품 등 자사가 보유하지 않은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만큼 사업 시너지 차원이라는 입장이다.
파마리서치는 대표 품목인 피부미용 의료기기 리쥬란·관절강 주사 콘쥬란 이후 의미 있는 신규 사업이 부재해 동물의약품 사업 등으로 수익원 다변화가 될 경우 기업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파마리서치는 씨티씨바이오 지분 보유 목적에 ‘경영권 영향’을 못박으면서 경영권 확보 의지를 내비친 만큼 향후 경영권을 놓고 양측의 치열한 지분 매입 경쟁도 예고된다. 특히 에스디인베스트먼트 등 기존 씨티씨바이오들의 대주주들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씨티씨바이오 주력 동물의약품사업 ‘눈독’
27일 바이오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파마리서치는 최근 씨티바이오 최대주주에 등극했다. 파마리서치는 약 300억원을 들여 씨티바이오 지분 13.14%(플루토 지분 포함)를 취득해 기존 최대주주인 이민구 외 1인(더브릿지)의 보유 지분 12.6%를 넘어섰다.
파마리서치는 지난 2월부터 씨티씨바이오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파마리서치는 2월 한 달동안 씨티씨바이오 주식을 7차례나 사들였다. 당시 파마리서치는 지분 보유 목적을 ‘경영권 영향’으로 밝히며 경영 참여 의사를 강하게 내비쳤다.
파마리서치가 씨티씨바이오에서 주목한 부문은 바로 주력사업인 동물의약품 사업이다. 씨티싸바이오의 주력 제품은 자체 발효 기술을 이용해 세계 두번째로 개발한 베타만난아제 제품인 사료용 소화효소제 ‘씨티씨자임’과 항생제 대체재 ‘박테리오파지’다.
씨티씨바이오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곡물가 상승과 동물사료 항생제 첨가 금지법이 시행되면서 지난해 사상 최대 연매출(165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117억원)·당기순이익(60억원)은 2015년 이후 7년 만에 흑자전환했다. 씨티씨바이오의 동물약품 사업은 지난해 연결 기준 75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매출의 46%를 차지한다.
파마리서치는 연어의 생식세포에서 분리된 유전자(DNA) 분절체이자 자가재생 촉진제인 ‘PDRN/PN’ 제조 기술을 기반으로 의약품·의료기기·화장품 등의 사업을 벌이고 있는 만큼 충분한 시너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씨티씨바이오는 경기도 화성과 안산, 강원도 홍천에 의약품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화성공장은 2003년에 준공됐고 건강기능식품과 동물약품 첨가제를 생산한다. 안산공장은 2014년 SK케미칼로부터 인수했으며 내용고형제 전용으로 필름형제제(ODF) 특화 완제품을 담당한다. 같은 해 준공된 홍천공장은 동물용 주사·액상제 제조 라인과 씨티시자임의 주원료 발효 생산을 담당하고 있다.
파마리서치는 기존 의약품과 의료기기, 화장품, 보툴리눔 톡신 시설에 더해 건강기능식품과 동물약품 등을 생산을 추가할 수 있다. 파마리서치는 2013년 강릉에 설립한 우수의약품·제조품질관리기준(GMP) 인증 공장에서 세포재생물질(PDRN) 의약품 리쥬비넥스주, 리안점안액, 피부 개선에 효능이 있는 의료기기 리쥬란, 관절강 주사 콘쥬란 등을 생산하고 있다.
파마리서치의 지난해 말 기준 매출 비중이 의료기기 52.4%, 의약품 23.4%, 화장품 19.7% 등인 만큼 의약품 생산능력 확대를 통해 의료기기 매출과 균형을 이룰 수 있다. 파마리서치의 지난해 매출은 1948억원으로 전년(1541억원)대비 26.4% 증가했다.
씨티씨바이오가 제약사업 부문에서 지난해 임상 3상을 마친 개량 신약 조루발기부전 복합제를 올해 상반기 안에 국내 품목허가를 추진 중인 점도 긍정적인 요소다. 국내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 규모는 2500억원 수준이다. 씨티씨바이오가 세계 최대 사료 시장인 미국 진출을 위해 지난 2월 법인 설립해 파마리서치의 미국법인과 협업도 가능하다.
파마리서치 관계자는 “씨티씨바이오는 자사가 보유하지 못한 동물의약품 사업과 관련 설비 등을 보유해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씨티씨바이오 대주주, 경영권 분쟁 최대 관건
파마리서치가 최대주주 자리에 오르면서 경영권 보유 여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씨티씨바이오는 김성린·조호연·우성섭· 성기홍 4인이 1993년 공동 창업한 기업으로 약 30년간 이들이 경영을 주도해왔다. 그러다가 2021년 이민구 대표가 최대주주로 등극하면서 경영권을 확보했다.
씨티씨바이오는 6.46%(지난해 말 기준)를 보유한 에스디바이오센서의 계열사 에스디비인베스트먼트를 대주주로 두고 있다. 조용준 동구바이오제약 대표도 특수관계인들과 함께 5%에 육박하는 지분을 보유 중으로 알려졌다.
파마리서치와 현 경영진의 보유 지분 차이가 1%미만인 만큼 씨티씨바이오의 대주주들의 어느 쪽 편에 서느냐에 따르 경영권 분쟁의 판도가 급변할 수 있다. 대주주들은 아직 어떠한 의견도 표명하지 않고 있다.
씨티씨바이오 관계자는 “파마리서치의 최대주주 등극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밝힐 내용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신민준 (adoni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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