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자본증권 콜옵션 앞둔 롯데컬처웍스, 이자 비용 '부메랑'
현금 상환할 경우 완전자본잠식 우려 커져
차환 발행하면 연 8% 이상 고금리 부담해야
영화관 운영사들이 코로나19 때 자본잠식을 피하기 위해 발행했던 수천억원 어치의 신종자본증권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고 있다. 국내 영화 산업 부진으로 조기상환이 어려워지면서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비용을 감당해야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롯데컬처웍스는 올해 6월과 12월에 각각 400억원과 1000억원 등 총 14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조기상환권(콜옵션) 행사 시기가 도래한다. 내년 2월에는 추가로 3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행사 시기가 다가온다.
신종자본증권은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되지만 통상 2~5년 뒤에 조기 상환할 수 있는 조건이 부여된다. 상환이 이뤄지지 않으면 높은 가산금리가 추가되는 '스텝 업' 조항이 달려있어 사실상 일반 회사채의 만기와 동일한 셈이다.
롯데컬처웍스가 발행한 각 신종자본증권에는 발행일로부터 2년 뒤 상환이 이뤄지지 않으면 가산금리 2%포인트가 추가되며 그 이후 매년 0.5%포인트씩 가산되는 '스텝 업' 조항이 달렸다.
롯데컬처웍스는 2018년 롯데쇼핑에서 물적분할한 이후부터 계속 부침을 겪어왔다. 2019년 연결로 편입된 베트남법인의 부진이 지속되고 코로나19 확산으로 현금 흐름이 급격히 악화했다.
실적 부진으로 자본잠식 위기에 놓이자 2021년부터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되는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2년간 신종자본증권으로 2100억원을 조달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나 영화관 영업환경이 개선되면 상환하겠단 계획이었다. 하지만 예상보다 영화관 사업의 부진은 길어지며 계획이 어그러졌다.
영화관 티켓 가격 인상과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대중화로 영화관을 찾는 관객의 수가 크게 늘어나지 않고 있다. 1분기 영화관 관객 수는 약 251만명으로 집계됐다. 작년 1분기(약 118만명)보단 두 배 늘었지만,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약 551만명)과 비교하면 절반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롯데컬처웍스가 각 신종자본증권을 상환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한 외부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은 데다 신종자본증권을 현금으로 상환하면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지기 때문이다.
작년 말 기준 롯데컬처웍스의 자본총계는 290억원, 자기자본은 237억원으로 부분 자본잠식 상태다.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된 신종자본증권을 제외하면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1404억원으로 하락한다.
새로 영구채를 발행해 차환하기엔 금리 부담이 크다. 롯데컬처웍스가 지난 20일 발행한 4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은 금리가 연 8.1%로 책정됐다. 그동안 롯데컬처웍스가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의 금리 추이를 살펴보면 2021년 6월 4.2%, 2021년 12월 5.3%, 2022년 2월 5.6% 등으로 매년 가파르게 높아졌다.
현금흐름이 정상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높은 금융비용을 치러야하는 상황이다. 롯데컬처웍스의 신종자본증권 이자 부담은 2021년 7억원에서 2022년 82억원으로 증가했다.
시장 관계자는 “롯데컬처웍스가 콜옵션 행사를 위해 신규 발행에 나서면 연 8% 이상의 금리를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콜옵션 행사를 연장하는 방안도 있지만, 스텝 업 조항으로 인해 금리부담이 크게 낮아지지 않을 뿐 아니라 시장의 신뢰를 잃어버리면 추후 자금 조달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영화관 사업자도 코로나19 시기에 발행했던 신종자본증권 등 영구채의 콜옵션 행사 시기가 순차적으로 다가온다.
CJ CGV는 오는 올해 12월 신종자본증권 1800억원의 콜옵션 행사 시기가 도래한다. CJ CGV는 2021년 3000억원, 2022년에 4000억원 규모의 영구 전환사채(CB)를 발행해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에 대응해왔다.
다만 영구 CB를 다시 발행하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2년 연속 대규모 CB를 발행하면서 투자자 반응이 싸늘해져서다. 작년 4000억원 규모의 영구 CB를 공모했지만 3689억원이 미매각됐다.
메가박스중앙은 내년 8월과 12월에 총 8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대출 콜옵션 행사 시기가 도래한다. 모회사인 제이콘텐트리가 메가박스중앙의 신종자본대출에 대해 자금 보충 및 조건부 채무 인수 약정을 맺어 비교적 콜옵션 행사 부담이 덜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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