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펜데믹 기간 기업대출 급증 外 [한강로 경제브리핑]
1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에게 제출한 기업대출 현황 자료 등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국내 은행권 및 비은행금융기관(여신전문금융사·저축은행·보험사·상호금융)의 기업대출 잔액은 총 1874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로,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직전인 2019년 4분기(1263조5000억원)와 비교해 48.3% 급증했다. 은행권 기업대출 잔액이 1221조6000억원, 제2금융권으로도 불리는 비은행금융기관이 652조4000억원이었다.
기업대출 증가율은 제2금융권에서 더 가팔랐다. 은행권 기업대출 잔액이 최근 3년 새 34.8%(906조3000억→1221조6000억원) 늘어나는 동안 제2금융권에선 82.6%(357조2000억→652조4000억원) 불었다.
제2금융권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빠르게 오르고 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2.24%로 직전 분기(1.81%)보다 0.43%포인트 뛰었다. 이는 2016년 1분기(2.44%) 이후 6년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저축은행업계의 NPL 비율은 5.1%로, 지난해 말(4.04%)보다 약 1.1%포인트 올랐다. 저축은행업계 NPL 비율은 2019년 말 4.7%, 2020년 말 4.24%, 2021년 말 3.35% 등으로 하락세를 보이다 지난해 반등하며 4%를 넘어섰고, 올해 1분기 5%대에 진입했다. 저축은행업계의 올해 1분기 전체 연체율도 5.1%로 지난해 말(3.41%)보다 1.69%포인트 오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저축은행업계는 연체율 등이 오르고 있으나 리스크 발생 시 손실흡수능력은 충분히 확보하고 있는 만큼 우려할 만한 상황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자기자본비율(BIS)도 향후 손실 발생 시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예금인출 수요 등 유동성 리스크에도 충분한 대응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은행권 연체율은 2020년 7월(0.36%) 수준까지 올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2월 말 국내은행의 원화 대출 연체율은 0.36%로 전월 말(0.31%) 대비 0.05%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20년 8월(0.38%) 이후 2년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대출 주체별로 나눠 보면 기업대출(0.39%)과 가계대출(0.32%) 연체율이 1월보다 각각 0.05%포인트, 0.04%포인트 올랐다.
연체율 상승 등으로 금융권의 신용 리스크가 확대될 조짐이 보이자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는 올해 1분기 대손충당금을 지난해보다 대폭 늘린 상태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불확실한 경기변동에 대응해 보수적으로 충당금을 적립했다”고 설명했다.
◆1분기 여행·교통서비스 거래액 2배↑…음식은 줄어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3월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여행 및 교통서비스 거래액은 5조513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2조6049억원) 대비 111.7% 늘었다. 이는 2017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전 분기 통틀어 최대 증가율이다. 거래액 자체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마스크 착용 의무 축소·해제 등 방역 조치가 해제되면서 외부 활동이 늘어난 결과로 보인다.
1분기 온라인에서 이뤄진 해외 직접 판매액(해외 역직구)은 2871억원으로 1년 전보다 49.4% 줄었다. 2020년 4분기(-18.9%)부터 10개 분기 연속 감소세다. 온라인 해외 직접 판매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중국에서 수요가 줄면서 전체 역직구 감소에도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중국으로의 온라인 해외 직접 판매액도 2020년 4분기(-21.0%)부터 지난 1분기(-62.1%)까지 10개 분기 연속 줄고 있다. 지난 1분기 중국 수요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화장품(-60.6%)과 면세점에서의 판매(-69.4%)는 큰 폭으로 감소세를 이어갔다. 반면 온라인 해외 직접 구매액(해외직구)은 1조5984억원으로 1년 전보다 16.6% 늘었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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