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펜데믹 기간 기업대출 급증 外 [한강로 경제브리핑]

이도형 2023. 5. 2.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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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은행권 및 제2금융권 기업대출 규모가 50%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2금융권 기업대출은 80% 넘게 불었는데, 지난해 말 연체율은 6년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뛰었다. 세계일보는 2일자 지면에서 이같은 소식을 다루었다. 아울러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 종식이 본격화된 지난 1분기 온라인을 통한 여행·교통 서비스 거래액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사실도 다루었다. 
사진=뉴시스
◆기업대출 급증…제2금융권에서 더 가팔라

1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에게 제출한 기업대출 현황 자료 등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국내 은행권 및 비은행금융기관(여신전문금융사·저축은행·보험사·상호금융)의 기업대출 잔액은 총 1874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로,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직전인 2019년 4분기(1263조5000억원)와 비교해 48.3% 급증했다. 은행권 기업대출 잔액이 1221조6000억원, 제2금융권으로도 불리는 비은행금융기관이 652조4000억원이었다.

기업대출 증가율은 제2금융권에서 더 가팔랐다. 은행권 기업대출 잔액이 최근 3년 새 34.8%(906조3000억→1221조6000억원) 늘어나는 동안 제2금융권에선 82.6%(357조2000억→652조4000억원) 불었다. 

제2금융권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빠르게 오르고 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2.24%로 직전 분기(1.81%)보다 0.43%포인트 뛰었다. 이는 2016년 1분기(2.44%) 이후 6년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업권별로 보면 상호금융의 기업대출 연체율이 3.30%로 가장 높았다. 이어 저축은행 2.83%, 여신전문금융사(카드·캐피탈 등) 1.01%, 보험사 0.15% 순이었다. 상호금융의 경우 2020년 1분기(3.19%) 이후 처음으로 연체율이 3%를 넘어섰다. 여신전문금융사의 연체율도 2019년 3분기(1.16%) 이후 가장 높았다.
저축은행업계는 최근 연체율과 함께 고정이하여신(NPL) 비율도 높아지는 추세다. NPL은 연체기간이 3개월 이상 등인 부실채권으로, NPL 비율은 금융기관 건전성 지표 중 하나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저축은행업계의 NPL 비율은 5.1%로, 지난해 말(4.04%)보다 약 1.1%포인트 올랐다. 저축은행업계 NPL 비율은 2019년 말 4.7%, 2020년 말 4.24%, 2021년 말 3.35% 등으로 하락세를 보이다 지난해 반등하며 4%를 넘어섰고, 올해 1분기 5%대에 진입했다. 저축은행업계의 올해 1분기 전체 연체율도 5.1%로 지난해 말(3.41%)보다 1.69%포인트 오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저축은행업계는 연체율 등이 오르고 있으나 리스크 발생 시 손실흡수능력은 충분히 확보하고 있는 만큼 우려할 만한 상황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자기자본비율(BIS)도 향후 손실 발생 시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예금인출 수요 등 유동성 리스크에도 충분한 대응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은행권 연체율은 2020년 7월(0.36%) 수준까지 올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2월 말 국내은행의 원화 대출 연체율은 0.36%로 전월 말(0.31%) 대비 0.05%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20년 8월(0.38%) 이후 2년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대출 주체별로 나눠 보면 기업대출(0.39%)과 가계대출(0.32%) 연체율이 1월보다 각각 0.05%포인트, 0.04%포인트 올랐다.

연체율 상승 등으로 금융권의 신용 리스크가 확대될 조짐이 보이자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는 올해 1분기 대손충당금을 지난해보다 대폭 늘린 상태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불확실한 경기변동에 대응해 보수적으로 충당금을 적립했다”고 설명했다.

◆1분기 여행·교통서비스 거래액 2배↑…음식은 줄어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3월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여행 및 교통서비스 거래액은 5조513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2조6049억원) 대비 111.7% 늘었다. 이는 2017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전 분기 통틀어 최대 증가율이다. 거래액 자체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마스크 착용 의무 축소·해제 등 방역 조치가 해제되면서 외부 활동이 늘어난 결과로 보인다.

외부 활동이 늘어나면서 1분기 음식 서비스 거래액은 6조3669억원으로, 1년 전보다 10.8%나 감소했다. 역대 최대폭 감소다. 월별로 보면 음식서비스 거래액은 지난해 7월(-5.0%)부터 지난 3월까지 9개월 연속 감소했다. 특히 지난 3월 감소율(13.0%)은 역대 최고치다.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이 이용객들로 붐비고 있다. 뉴시스
온라인쇼핑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음식서비스 거래액이 줄면서 전체 온라인쇼핑 거래액 증가세도 둔화하는 양상이다. 1분기 전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53조9183억원으로 1년 전보다 7.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4분기(6.3%) 다음으로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증가율이다. 지난 3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8조8379억원으로, 1년 전보다 7.0% 늘었다.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은 지난해 8월에 15.9%를 기록한 이후 한 달 뒤인 9월(9.0%)부터 한 자릿수로 내려온 상황이다.

1분기 온라인에서 이뤄진 해외 직접 판매액(해외 역직구)은 2871억원으로 1년 전보다 49.4% 줄었다. 2020년 4분기(-18.9%)부터 10개 분기 연속 감소세다. 온라인 해외 직접 판매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중국에서 수요가 줄면서 전체 역직구 감소에도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중국으로의 온라인 해외 직접 판매액도 2020년 4분기(-21.0%)부터 지난 1분기(-62.1%)까지 10개 분기 연속 줄고 있다. 지난 1분기 중국 수요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화장품(-60.6%)과 면세점에서의 판매(-69.4%)는 큰 폭으로 감소세를 이어갔다. 반면 온라인 해외 직접 구매액(해외직구)은 1조5984억원으로 1년 전보다 16.6% 늘었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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