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방첩사야”..구멍 뚫린 해병대, 민간인이 영내 2시간 활보

지난달 29일 경북 포항시 북구 화진리 일원에서 실시된 '2023 쌍룡훈련' 중 우리 해병대원들이 해안 두보를 확보하고 있다.2023.3.29/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자신을 국군 방첩사령부 소속이라고 사칭한 민간인이 해병대 영내에 들어가 2시간 넘게 활보한 사건이 발생했다.

1일 군 소식통과 해병대 등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오후 4시 20분께 포항에 위치한 해병 1사단에 민간인 남성 A씨가 들어와 2시간이 넘도록 머물렀던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자신을 방첩사 소속이라고 사칭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날은 주임원사 교대식(이·취임식)이 열린 날이어서 외부인들이 많았는데, A씨도 이들 틈에 섞여 검문을 통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차량에 마치 군 관계자처럼 보이는 경광등을 설치했고 해병대는 A씨를 군 측으로 오인해 신원 확인을 제대로 거치지 않은 채 들여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해병대는 행사가 끝난 뒤에도 A씨가 영내를 배회하자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한 오후 6시50분께 뒤늦게 A씨를 붙잡았다. 당시 A씨는 영내에서 마주치는 군 관계자들에게 자신이 방첩사 소속이라고 말했지만, 실제로는 방첩사와 관련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군사경찰은 A씨의 신원을 확인한 뒤 일단 귀가 조처했으며, 군 형법과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상 위반 혐의가 있는지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법과 규정에 따라 엄정하게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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