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못 구해” 화장실서 무더기 노숙, 中 황금연휴 진풍경
중국 노동절 황금연휴(4월 29일~5월 3일)를 맞아 중국 전역의 관광지가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일부 유명 관광지에는 호텔을 잡지 못한 관광객들이 화장실에서 쪽잠을 자는 진풍경도 펼쳐지고 있다.
2일 중국중앙TV(CCTV)에 따르면 연휴 둘째 날인 지난달 30일 도로와 철도, 수로, 항공 등을 이용해 이동한 사람은 5231만명으로 집계됐다. 연휴 첫날 5827만명이 이동했다는 당국 발표를 고려하면 단 이틀 동안 1억10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동한 셈이다.
중국인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여행지에서 벌어지는 진풍경을 공유하고 있다.
특히 웨이보엔 중국의 대표적인 명산인 안후이성 황산의 한 화장실에서 밤을 보내는 사람들의 영상이 올라와 중국 온라인상에서 큰 화제였다.
영상을 보면 수십 명의 남성들이 좁은 화장실 바닥에 앉거나 누워 잠을 자고 있다. ‘이곳에서 잠을 자려면 다른 사람의 화장실 이용에 영향을 줘선 안 된다’는 내용의 안내 방송도 나온다.
황산 관리사무소 측에 따르면 이 영상은 연휴 첫날인 지난달 29일 밤 촬영됐다. 영상 속 이들이 호텔 예약을 하지 못한 데다 하산 시간을 놓쳐 화장실에서 밤을 보낸다고 설명했다.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제때 하산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황산은 중국 인기 관광지로, 2020년부터 예약제를 진행 중이다. 생태 환경 보호와 관광객의 편안한 관람을 위해 최대 수용인원도 5만명에서 4만명으로 줄였다. 노동절 연휴 등으로 관광객이 몰리는 4월과 5월에는 최대 3만명까지만 관광객을 받기로 했는데, 지난달 29일 입장객은 2만2176명으로 예약 한도를 초과하지 않았다는 게 관리사무소 측 설명이다.
관리사무소 측은 관광객들이 제 시간에 하산할 수 있도록 직원들의 현장 안내와 안내방송을 통해 입장객들에게 수시로 알렸으나, 800여명의 관광객이 끝까지 하산을 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했다. 결국 관리사무소 측은 이들을 위해 호텔 로비와 식당 등을 개방했다.
간쑤성 둔황에는 사막 체험객이 대거 몰려들면서 지방정부가 사고 예방을 위해 사막 한 가운데에 낙타 전용 신호등을 설치했다는 기사도 나왔다. 꼬치구이로 유명한 산둥성 쯔보는 밀려드는 관광객으로 한때 꼬치 시장 입구를 차단했다. 또 충칭의 야경 명소 첸쓰먼대교는 관광객이 몰리면서 다리 입구를 봉쇄했고, 우한의 명소 황허로우도 밀려드는 인파에 황색경보를 발령했다.
관광객이 몰리자 곳곳에선 바가지요금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광시좡족자치구 구이린 한 관광지에서는 입장권 판매원이 55위안(약 1만원) 상당의 화장실 사용권을 판매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 쯔보시 일부 호텔이 높은 숙박료를 받고 있다는 신고도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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