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경기에 대한 엇갈리는 전망 어떻게 봐야 하나 [핫이슈]

장박원 기자(jangbak@mk.co.kr) 2023. 5. 2.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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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반도체 업황 부진이 이어지면서 수출이 7개월째 감소했다. 무역수지 적자도 14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다. 다만 무역적자 폭이 줄었고 반도체 경기 반등 기대감이 나오는 것은 다행이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은 D램 등 주요 제품의 가격 하락세가 계속되며 전년 동월 대비 41% 감소한 63억8000만 달러에 그쳤다. 지난해 8월부터 9개월째 하락 중이다. 작년 4월 반도체 수출은 100억 달러가 넘었다. 이를 감안하면 올해는 80억 달러 정도까지 회복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시장조사업체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PC용 D램 범용제품인 DDR4 8Gb 고정거래가격은 평균 1.45달러였다. 1월보다 20% 가량 떨어졌다. 낸드플래시도 가격 흐름도 마찬가지다. 메모리반도체 가격은 2021년 말 하락세로 돌아섰고 지난해 3분기부터 낙폭이 더 커졌다. 분기마다 두 자릿수 감소세가 이어지며 최고점 대비 60% 이상 급락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부문과 SK하이닉스가 올 1분기 대규모 적자를 낼 수밖에 없었던 배경이다.

다행스러운 점은 2분기 이후 반도체 경기가 바닥을 찍고 반등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그 근거는 반도체 기업들의 감산 효과에 대한 기대감에 있다. SK하이닉스는 일찌감치 감산에 나섰고 삼성전자도 감산을 공식화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실적을 발표하며 “하반기 생산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도 하반기까지 감산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쌓여 있는 재고와 생산량만으로도 공급량을 채울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반도체 전방산업인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이 호전되고 것도 기대감을 높이는 이유다. 미국 아마존은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9% 증가한 1274억 달러를 기록했고 순이익은 32억 달러에 달했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MS)도 1분기 매출이 각각 698억 달러와 521억 달러로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던 인텔도 2분기부터 시장이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1분기 큰 폭의 재고 조정으로 재고가 조만간 정상 수준을 돌아올 것이라는 의미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는 것도 호재다. 챗GPT를 검색엔진 등으로 도입하는 빅테크 기업이 늘고 있다.

하지만 낙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스마트폰과 PC 등 반도체 수요와 직결된 IT제품 판매가 회복되지 않았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의 금리인상 속도가 느려지기는 했으나 이는 세계 경기 침체 가능성이 그 만큼 높기 때문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미·중 갈등도 반도체 수요 회복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반도체 혹한기는 지나가고 있지만 곳곳에 악재가 도사리고 있어 언제 회복될 수 있을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장박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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