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이 ‘공천’ 거론하며 도움 요청? 태영호 “과장 섞인 내용”

김명일 기자 2023. 5. 2.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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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 /뉴시스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내년 총선 공천을 언급하며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에게 한일 관계에 대한 옹호 발언을 해달라고 요청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태영호 최고위원은 1일 이와 관련한 자신의 음성 녹취가 공개된 것에 대해 “과장이 섞인 내용”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MBC는 이날 태영호 최고위원이 지난 3월 9일 의원회관에서 보좌진을 대상으로 발언한 음성 녹취를 공개했다.

태영호 최고위원은 공개된 음성 녹취에서 “오늘 나 들어가자마자 정무수석이 나한테 ‘오늘 발언을 왜 그렇게 하냐. 민주당이 한일 관계 가지고 대통령 공격하는 거 최고위원회 쪽에서 한 마디 말하는 사람이 없냐. 그런 식으로 최고위원 하면 안돼!’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태영호 최고위원은 “그래서 앞으로 최고위원 발언할 때 대통령실에서 다 들여다보고 있다”며 “당신이 공천 문제 때문에 신경 쓴다고 하는데 당신이 최고위원 있는 기간 마이크 쥐었을 때 마이크를 잘 활용해서 매번 대통령한테 보고할 때 ‘오늘 이렇게 했습니다’라고 정상적으로 들어가면 공천 문제 그거 신경 쓸 필요도 없어”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내가 이제부터 정신이 번쩍 들더라고 이진복 수석이 나한테 좀 그렇게 약간. 다 걱정하는 게 그거잖아”라며 “강남 갑(태영호 최고위원 지역구) 가서 재선이냐 오늘도 내가 그거 이진복 수석한테 강남 갑 재선되느냐 안 되느냐”라고 말했다.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 /뉴스1

태영호 최고위원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본 의원실의 내부 보좌진 회의 녹취록이 유출되어 보도된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며 “이진복 정무수석은 본 의원과 만난 자리에서 한일관계 문제나 공천 문제에 대해 언급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했다.

태영호 최고위원은 “녹취에서 나온 제 발언은 전당대회가 끝나고 공천에 대해 걱정하는 보좌진을 안심시키고 정책 중심의 의정활동에 전념하도록 독려하는 차원에서 나온 과장이 섞인 내용”이라며 “국회의원과 그 보좌진 사이의 지극히 공무상 비밀인 회의 내용이 불순한 목적으로 유출되고 언론에 보도된 것에 대해 다시 한번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했다.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만약 사실이라면,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여당 최고위원인 현역 국회의원에게 용산의 하수인 역할을 하도록 공천으로 협박한 것 아닌가”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6년 총선 당시의 불법 공천개입으로 2년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검찰에서 이 사건 수사를 지휘한 사람이 바로 윤석열 대통령이다”라고 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2일 페이스북을 통해 “당은 긴급 윤리위를 소집하고, 태영호 의원은 스스로 물러나시라”고 요구했다

허은아 의원은 “백 번 양보해서 ‘혼자만의 과장’이었단 해명을 받아들인다 해도, 국민과 나라를 위해 도전했다는 최고위원 자리가 고작 자신의 공천 때문이었다는 고백과도 같은 해명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라며 “여당 지도부를 국민과 나라가 아닌 자신의 공천만 생각하는 집단으로 만들었고, 대통령실의 공천 개입 논란까지 불러온 책임, 결코 가볍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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