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들이 본 'NEW 롯데'... 1992년 9연승 전준호-2008년 11연승 전준우가 말하다

양정웅 기자 2023. 5. 2.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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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양정웅 기자]
롯데 전준호 코치(왼쪽)와 전준우. /사진=롯데 자이언츠, OSEN
롯데 자이언츠가 파죽의 연승 행진을 펼치면서 옛 추억을 소환하고 있다. 과거 연승에 기여했던 선수들은 요즘 어떤 느낌을 갖고 있을까.

롯데는 지난달 20일 사직 KIA 타이거즈전을 시작으로 8연승을 질주 중이다. NC 다이노스와 창원 3연전에서 모두 선제점을 허용하고도 역전승을 거뒀고, 지난달 30일 경기에서는 KBO의 대표적 에이스 안우진(24·키움)을 상대로도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로써 롯데는 4월을 정규시즌 단독 1위로 마치게 됐다. 롯데가 5월을 선두로 시작한 건 2012년 이후 11년 만이고, 시즌 한 달 이상 치른 시점에서 1위에 오른 것도 그해 7월 7일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그야말로 '롯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연승 숫자가 올라갈수록 롯데는 과거 기록을 하나씩 떠올리는 중이다. 7연승은 2012년(6월 21~28일) 이후 3956일 만이었고, 8연승 역시 2010년(6월 3~12일) 이후 4705일 만에 일어난 일이었다. 했다하면 10년 이상 지난 일을 소환하고 있다.

이제 다음 목표는 1992년(6월 2~11일)과 2008년(7월 27일~9월 2일·구단 역대 최다 11연승)에 세운 9연승이다. 두 시즌 모두 롯데는 돌풍을 일으키며 정규시즌 3위를 기록했다.

2008년의 롯데 자이언츠 선수단.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1992년의 9연승으로 4위였던 롯데는 3위 안정권으로 올라섰고, 결국 그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2008년에도 연승 시작 시점에서 5위였던 롯데는 11연승과 이어진 7연승을 통해 한때 2위권까지 넘봤다.

현재 롯데에 남은 1992년 멤버는 전준호(54) 1군 외야수비코치, 이종운(57) 퓨처스 감독 두 명이다. 전 코치는 당시 9연승 기간 타율 0.343(35타수 12안타)로 1번 타자 역할을 제대로 수행했다. 특히 그해 6월 3일 사직 LG전에서는 5타수 4안타 3도루를 기록하며 팀의 9-1 대승에 기여했다.

전 코치는 최근 스타뉴스와 만나 "연승을 하고 있을 때는 지고 있어도 질 것 같지 않고, 항상 뒤지고 있어도 경기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자신감이 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그러면서 "1992년에 9연승했던 기록을 깨고 우리 후배들이 새로운 역사를 한 번 써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전준호 롯데 코치.
전 코치는 현재 김평호(60) 1루 베이스 코치와 함께 롯데의 주루 플레이를 담당하고 있다. "제가 1군에 오기 전에는 주자 2루에서 안타 하나에 홈을 못 들어왔다고 하더라"고 한 그는 "전지훈련에서 스타트하는 타이밍이나 3루 베이스에서 앵글 잡는 방법 등을 선수들과 같이 호흡을 잘 맞췄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 결과로 드러나고 있고 그런 플레이가 기본이 되고 있다"면서 "상대에게 압박을 주고, 짧은 타구에도 한 베이스 더 갈 수 있는 경기력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베테랑 전준우(37)는 2008년 11연승과 7연승, 2009년과 2010년 8연승 등 롯데의 2000년대 말에서 2010년대 초반 전성기를 함께한 인물이다. 비록 프로 1년 차였던 2008년 11연승 때는 9월 확장 엔트리 때 콜업돼 마지막 경기를 경험하는 데 그쳤지만, 이후로는 본인이 주역이 돼 이끌었다.

2009년의 전준우.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전준우는 "10여 년 전이라고 하더라. 기억력이 떨어져 어떤 느낌인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며 너스레를 떨면서도 "아마 지금이랑 비슷했던 것 같다. 나가면 이길 것 같은 그런 느낌이 계속 있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최근 연승 행진에서도 팀에 기여하고 있는 전준우다. 지난달 23일 창원 NC전에서는 1-3으로 뒤지던 9회 초 대타로 나와 동점을 만드는 강습 내야안타를 때려냈다. 이어 지난달 30일 사직 키움전에서는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5-3 역전승의 발판이 됐다. 8연승 기간 그는 타율 0.375(24타수 9안타) 4타점으로 알토란 같은 활약을 선보이고 있다.

롯데 전준우.
전준우는 "이렇게 계속 이기다 보면 상대팀에도 '쟤네는 또 뭔가 일어날 것 같다'는 무언의 효과가 나타날 것이고, 그렇게 (상대가) 불안해하면서 좋은 성적이 나오고 있다"며 연승의 원인을 분석했다. 이어 "연승 때 가장 조심할 건 부상이다. 다치지 않고 해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결국 이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건 '지고 있어도 지지 않을 것 같은 분위기'였다. 선수단 전체에 퍼진 이런 흐름이 최근 롯데의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다. 유경험자들은 이를 이미 느낀 것이다.

부산 사직야구장을 찾은 만원 관중.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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