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택시’로 증명한 이제훈표 다크 히어로 [MK★인터뷰]
배우 이제훈표 히어로를 제대로 각인시켰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2’는 “정의가 실종된 사회, 전화 한 통이면 오케이” 베일에 가려진 택시회사 무지개 운수와 택시기사 김도기(이제훈 분)가 억울한 피해자를 대신해 복수를 완성하는 사적 복수 대행극이다.
지난 2021년 큰 인기를 얻었던 ‘모범택시’는 시청자들의 사랑에 보답하고자 시즌2로 돌아왔고, 시청률은 지난 시즌보다 껑충 오르며 최고 시청률 21.0%(닐슨코리아 기준)을 기록했다. 이제훈은 드라마 주축을 담당하며 시청자들을 끌어모았다.
“얼떨떨하더라. 시즌1이 많은 사랑을 받아서 시즌2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고, 신나고 김도기를 또 할 수 있어서 즐거움이 있었다. 다만 촬영하는 과정에서 좀 더 무게감이 생기더라. 시즌1보다 재미있어야 하고 좀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측면이 있어서 시즌1때보다 촬영이 힘들었던 것 같다. 끝나고 나서도 많은 후반 작업을 통해 좋은 퀄리티를 보여주고 싶어서 이야기를 많이 나눴던 것 같다. 끝나고 눈물이 나더라.”
Q. 마지막 신을 찍고 후련한 느낌을 받았나.
“내 인생 마지막 액션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저를 다 던지면서 했었던 것 같고, 촬영이 힘든 건 모두가 마찬가지이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도 사전제작이었지 않나. 매회 차마다 잘 만들어져서 보여져야 하는데, 프로덕션 했던 고생이 헛되지 않게 하려고 후반을 계속 들여봤던 것 같다. 편집, 후시녹음, 노래 등 전반적인 것을 계속해서 나의 의견이 필요하면 말해달라고 말했다. 계속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예전에는 소명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면 이젠 작품을 보고 같이 함께 하는 태도를 했던 것 같다. 신중해지고, 커뮤니케이션을 하게 된 것 같다.”
Q. 매회 다르게 등장했던 주제가 현시대와 맞닿으면서 시의적절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저도 그 부분에 있어서 놀랐고, 뭔가 시기적으로 비슷한 소재가 보여지는 것에 한편으로 안타깝다고 생각했다. 우리나라에서 사건 사고들이 계속 끊이지 않고 몇십년 이어지는 아픔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에 대한 무게감도 느껴지고. 한편으로 이런 이야기를 더 많이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기억하고 반복 재생되지 않을테니까. 어려운 사람에게 손을 뻗을 기회니까. ‘나한테 일어나지 않을 일이야’라고 생각하지만, 겪게 되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있을테니까 주위를 둘러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Q. 벌써부터 시청자들은 시즌3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저도 너무 하고 싶다. 저 뿐만 아니라 무지개 운수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다. 그 분들의 스케줄이 있으니까 그에 대한 이야기가 필요하지만, 저는 하고 싶다. ‘다 안해도 저만 할 거’라고 말할 수 없는 입장이니까 합의점이 맞았으면 좋겠다.”
“‘시즌2를 어떻게 만들면 좋겠다’에 대한 의견이 많았다. 시즌1을 본 시청자 입장으로 세계관과 톤앤매너, 지하정비실, 도기의 의상과 차에 대한 것들이 아날로그적인데, 저는 그러지 않길 바랐다. 향수가 이어지면서 그 안에서 업그레이드 된 부분이 있겠지만 계승이 되길 바랐고, 시즌3도 그렇길 바란다. 시즌1에서 에피소드를 풀어가는 과정이 고구마적인게 쌓이고 카타르시스가 짧게 느껴졌는데, 시즌2에는 한주에 끝마침 하는 걸로 목표를 잡자고 생각한 것 같다. 금요일에 답답하지만, 토요일에는 사이다적인 카타르시스를 선사하자는 목표를 가지고 구성했던 것 같다. 그게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Q. 판타지적인 사적 복수에 대한 시청자들의 지지가 대단했다.
“사회현상과 맞닿아져 있는 것 같다. ‘법의 심판과 공권력의 결론에 동의하냐’고 물었을 때 ‘그렇지 않다’가 대다수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드라마를 통해 판타지일 수 있지만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게 사람들에게 동의를 얻어냄과 동시에 현실에서도 뭔가 ‘모범택시’가 사적 복수를 하는 것이 아니라 법의 심판과 공권력이 작동했으면 하는 이야기로 발전하는 것 같다. 더욱더 관심과 의견을 내야 하지 않냐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
Q. 실화를 바탕으로 한 사건을 연기할 때 부담되는 부분은 없었나.
“블랙썬 에피소드 같은 경우는 결론이 얼마 난지 안됐고, 어떻게 보면 클럽 안에서의 위험 요소들 그 안에서 벌어지는 것에 있어서 더 많은 악행과 안 좋은 일이 있고. 저는 그게 현재 진형형이라고 생각한다. 예민할 수 있는 부분임에도 드라마로 가져와서 이야기할 수 있는게 좋다고 생각했다.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이것이 현실에서 계속 일어나고 공권력과 결탁이 돼서 어떻게 피해를 줄지 모르니까 염두를 해둬야지 않을까. 7~8부에 나온 종교문제도 그렇고, 계속해서 양산이 되는 것에 답답함과 화남이 있다. 그걸 기억했으면 좋겠고 간접 경험이라도 불현듯 ‘모범택시’에 봤던 사건인데 또 이뤄지고 있지? 경각심을 느끼면 의미있는 작업으로 기억되지 않을까 싶다.”
Q. 개인적으로 통쾌한 에피소드가 있나.
“감정 이입이 많이 됐던 거는 5~6회에 나온 부동산 사기 사건. 우리 삶의 터전이고 이루지 못한 꿈에 있어서 헤아려주고 싶고 조심스러웠다. 어른으로 지켜주진 못한 애정도 담고 힘을 넣었던 것 같다.”
“어떤 부캐가 나오는지는 논의된 바 없었다. 대본을 보면서 파악하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작품을 받으면 어떻게 태어났고, 직업과 성격, 가치관에 대한 수많은 질문을 통해서 인물을 완성하는 메소드적인 접근이었다면 ‘모범택시’는 외향적인 모습과 엣지있는 표현을 더 가지고 했던 것 같다. 그러니까 ‘저질러 보자’는 연기적 접근이 컸던 것 같다. 저와는 다른 표현을 할 수 있어서 저도 놀랐던 순간이 많았다. 많은 캐릭터의 나열을 통해 배우 이제훈의 스펙트럼을 조금이나마 남길 수 있어서 신이 났던 것 같다. 즐기다 보니까 이제는 확실한 배우로서 밑천이 드러나지 않았나. ‘노력이 필요하겠구나’를 한 편으로 또 느꼈다.”
Q. 부캐를 연기하던 중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 있나.
“‘법사 도기’할 때 가장 힘들었다. 굿을 하는 장면과 빙의하는 장면이 체력적으로 쉽지 않더라. 액션을 하면 삭신이 쑤신다는 정도인데 그건 하고 앓아누웠다. 실제로 점을 봐주시거나 굿을 하는 행위가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를 간접 경험했다.”
Q. 특별출연한 배우들이 어마어마했다. 남궁민, 문채원, 김소연까지 출연했다.
“일단 남궁민 선배님을 모실 수 있어서 너무너무 행복했다. ‘스토브리그’에 특별출연에 연이 이어서 계속 선후배 사이로 응원하고 연락하는 사이가 됐다. ‘천원짜리 변호사’를 하면서 잠깐 지나가는 역할인데 와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때 ‘모범택시’를 하고 있을 때여서 반대로 제안했다. OK 해서 바로 제작진에 연락했다. 서로 의견을 나눴는데, 9~10화에 천 변호사로 나오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다. 그걸 작가님이 기가 막히게 써주셔서 더할 나위가 없었던 것 같다. 근데 죄송했다. 드라마를 마치고 신혼여행을 갔는데 대본을 보게 해서. 대사가 너무 길었는데, 외워서 현장에서 하는 걸 보고 어마어마한 연기자라고 느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서로 작품에 품앗이로 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 시청자들이 원한다면 저는 또 하고 싶다.”
“김소연 선배님은 ‘모범택시’ 첫 번째 기사로 나와서 스펙트럼이 넓어진 거에 기분이 너무 좋았다. ‘도기는 몇 번째일까’ 싶었다. ‘모범택시’ 세계관이 무궁무진하게 펼쳐질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이 있었다. 문채원 씨가 촬영 현장에 온다는 걸 듣고 놀랐다. 마무리가 이렇게 되는데 시즌3가 연결이 돼서 사건을 보여주고 해결하는 지점이 보여지면 너무 좋겠다 싶었다. 지금도 현재 보는 미드, 일드처럼 시즌제가 사랑받는 작품으로 하면 너무 좋지 않을까 기분 좋은 상상을 하게 됐다.”
“현재 진행형 사건이라면 코인에 대한 이야기도 있을 수 있을 것 같다. 피해를 입고 하는 사람에 다루면 깊게 생각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하고 싶은 게)너무 많다.”
Q. 상체 노출신이 화제가 됐다.
“1부에서는 자부심이 있었다. 현재는 없다. 꾸준하게 운동했고, 3달 동안 운동하고 먹는 거에 대한 것, 단백질과 채소, 고기 위주로 죄수 도기를 준비한 것 같다. 이젠 또 못할 것 같다. 그 자부심을 보여줄 기회가 생긴다면 이젠 자신이 없다. 작가님이 쓰신다면 울고 싶을 것 같다. 저도 어느 정도 나이가 있다 보니까 몸을 만드는 과정이 녹록지 않았다. 마지막이길 바라지만, 시청자들이 원할 수 있잖아요. 그것에 대한 니즈를 위해 노력하고 꾸준히 계속 보여지는 직업에 있고 지켜나가야 하니까 운동은 할 것 같다.”
Q. 사기 캐릭터 같은 도기의 모습에 호불호 반응도 있었다. 매우 강인한 히어로적 면모에 어떤 생각을 했나.
“완전 판타지죠. 김도기가 가진 나약한 부분이 있지 않나. 휘슬 들었을 때 자신의 상태를 가누지 못하는 게 인간적인 부분이라고 생각이 든다. 트라우마를 시즌2에서 극복하지 못하지 않았나. 약점이 김도기라는 인물을 파고드는, 사람에게 약점이 될 수 있으니까. 시즌3에 어떻게 진행될지가 궁금하다.”
Q. 시즌2에서 호흡을 맞춘 신재하와의 케미를 자랑하자면?
“준비를 정말 많이 하고 군대 제대한지 얼마 안됐는데 바로 두 작품을 통해 열심히 준비하고 촬영을 해왔고, 병행을 하다 보니까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을 텐데 너무 훌륭하게 해줘서 대견하게 느꼈다. ‘이 친구는 준비가 된 친구구나’ 보여질 게 많고 더 많은 사람에게 주목받고 성장할 수 있는 충분한 배우라서 되게 많이 응원할거고, 기회가 되면 한 작품에서 또 만났으면 싶다. 형 동생 사이로 브로맨스 케미를 일으킬 수 있는 작품에 출연하면 좋을 것 같다.”
[김나영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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