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 500일의 밤 [포토IN]

이명익 기자 2023. 5. 2.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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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6년 서울 명동에 첫 호텔이 들어섰다.

이름은 '세종호텔'.

고진수 세종호텔 노조 지부장은 이 호텔에 2001년 일식 조리사로 입사했다.

그에게 세종호텔은 최고의 직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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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 사진팀 기자들이 포착한 대한민국의 오늘. 포토저널리즘의 힘을 이 사진에서 느껴보세요.
4월23일 저녁 서울 중구 명동에 있는 세종호텔  노조의 파업 농성장 앞. 고진수 세종호텔 지부장이 지나가는 관광객들을 지켜보고 있다. ⓒ시사IN 이명익

1966년 서울 명동에 첫 호텔이 들어섰다. 이름은 ‘세종호텔’. 세종대학교의 재단인 대양학원이 운영한다. 명동에 있는 대표 호텔 중 하나였다. 고진수 세종호텔 노조 지부장은 이 호텔에 2001년 일식 조리사로 입사했다. 그에게 세종호텔은 최고의 직장이었다. 사람들은 호텔에서 근무하는 이들을 호텔리어라고 부른다. 세종호텔에서 일하는 호텔리어 250여 명 대부분이 정규직이자 노동조합원이었다.

구조조정 상시화, 사업부 외주화, 정규직 노동자 자리의 비정규직화 등 노동조건이 악화되었다. 세종호텔은 110명의 정규직 노동자만 남은 채로 코로나19를 맞이했고, 코로나 대유행 속 희망퇴직을 통해 남은 정규직 노동자는 35명으로 줄었다. 이후 회사는 2021년 12월, 고진수 지부장 등 호텔리어 12명마저 코로나19 유행에 따른 경영 악화를 이유로 해고했다. 4월23일은 고진수 지부장이 해고된 지 500일이 되는 날이었다.

해고 이후 500일의 밤. 고진수 지부장은 이렇게 말했다. "호텔이라는 일터는 고용이 불안하면 서비스가 안정적일 수 없다. 지금 이 호텔에 남은 정규직은 22명뿐이다. 명동은 이제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왔는데, 우리는 코로나 이전으로 못 돌아가고 있다."

세종호텔 3층 연회장. 불이 꺼진 연회장에서 한 호텔리어가 멀티탭을 들고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다. ⓒ시사IN 이명익
고진수 세종호텔 지부장이 농성장에 앉아 단체 관광객들이 버스에서 내리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시사IN 이명익
일요일인 4월23일 밤 10시 명동 거리 모습. 외국인 관광객들이 거리를 메우고 있다. ⓒ시사IN 이명익

 

이명익 기자 sajinin@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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