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삼성운용, ETF 점유율 5%p… 격차 뒤집힐까

이지운 기자 2023. 5. 2.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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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부동산 악재에 증시 불황… 자산운용사 생존전략③] 채권 ETF로 격차… 하반기 경쟁 심화 예상

[편집자주]자산운용업계가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 분주하다. 올 들어 부동산 경기 침체에 이어 반등 조짐을 보이던 국내외 증시가 다시 변동성이 커지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청년들의 자산형성을 돕기 위한 '청년형 소득공제 펀드'를 잇달아 선보이는가 하면 투자 접근성을 높인 다양한 채권형 ETF(상장지수펀드)를 앞다퉈 판매하며 투자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업계 1위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의 선두 경쟁도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여의도증권가의 모습./사진=뉴시스
◆기사 게재 순서
① 운용사 앞다퉈 내놓은 '청년펀드' 용두사미로 그치나
② 채권 ETF에 4조원 뭉칫돈… ETF 훈풍에 운용사 몸집 키운다
미래에셋·삼성운용, ETF 점유율 5%p… 격차 뒤집힐까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의 선두 경쟁이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으로 옮겨 붙었다. 부동산 시장 침체와 증시 불황 속에서 엎치락뒤치락하며 미래에셋이 턱밑까지 추격하자 삼성이 다시 격차를 벌리는 형국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5일 기준 삼성자산운용의 ETF 순자산 총액은 39조345억원으로 순자산 40조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34조2715억원으로 집계되며 두 회사 간 순자산 격차는 5조원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운용과 미래에셋운용은 업계 1, 2위를 다투는 대형운용사다. 지난해 8월까지만해도 미래에셋은 삼성을 바짝 추격하며 순자산 격차를 1조원대 수준으로 빠르게 좁혔지만 다시 5조원대로 벌어졌다.

ETF 점유율 격차도 확대됐다. 같은 기준 삼성운용과 미래에셋운용의 ETF 시장 점유율 차이는 2%포인트 안팎에서 올해 5%포인트 가량으로 그 차이가 커졌다.

현재 두 운용사의 점유율은 삼성자산운용이 42.3%로 1위, 미래에셋증권이 36.8%로 2위다. 상장된 ETF 개수 역시 삼성운용, 미래에셋운용 각각 161개, 159개라는 점에서 큰 차이는 없다.



"채권 ETF가 일등 공신" 덕분에 1위 지킨 삼성운용


삼성자산운용은 지난해부터 채권 투자가 급격히 늘어나자 관련 ETF를 잇달아 내놓으며 1위 자리를 지키기 위한 방어전에 나섰다. 채권 ETF의 빠른 출시와 성공은 삼성자산운용이 올해 ETF 시장 1위 자리를 유지하는데 일등 공신 역할을 한 셈이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해 8월9일 'KODEX(코덱스) 미국종합채권SRI액티브(H)'와 '코덱스 아시아달러채권SRI플러스액티브'를 시작으로 올해 4월까지 6개의 채권 ETF와 1개의 채권혼합 ETF를 출시했다. 이 사이 7개 ETF의 순자산총액은 현재 2조560억원에 달한다.

만기까지 보유하면 원금과 이자 수익을 얻는 만기매칭형 채권 ETF인 'KODEX 23-12은행채(AA+이상)액티브' ETF 순자산은 순자산 1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삼성운용 ETF 중 두 번째로 가장 크게 늘어난 수준이다. 1분기엔 ETF 순매수 전체 2위를 차지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삼성자산운용의 채권 ETF 출시일보다 2주 뒤인 8월23일, 'TIGER(타이거) 투자등급회사채액티브'를 시작으로 7개의 채권 ETF와 2개의 채권 혼합 상품을 내놨다. 9개의 순자산총액은 1조2279억원으로 삼성자산운용이 8281억원을 앞서 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삼성자산운용은 채권 ETF와 관련해 지난해 적절한 상품을 적시에 출시해 시장 1위 자리를 지켰다"고 평가했다.

삼성운용의 채권 ETF가 받쳐주지 않았다면 두 회사의 점유율 순위는 뒤바뀔 수도 있었다.

실제 올해 미래에셋운용의 '타이거 CD금리투자KIS(합성)' 순자산도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약 3조원 이상 늘어났다. 이 상품은 은행 상품과 달리 복리효과를 누리고 매도해 언제든 투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부각돼 '파킹 ETF'로 불리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여기에 꾸준히 순자산 총액이 확대되고 있는 '타이거 차이나전기차DOLACTIVE'를 비롯해 '타이거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 등의 순자산 총액도 빠르게 확대됐기 때문이다. 이에 올해 순자산 간격이 벌어졌음에도 두 운용사의 격차는 언제든 다시 좁혀질 가능성이 충분하다.



인도시장서 한판 대결 올해도 '엎치락뒤치락' 예고


올해 두 운용사는 인도 시장을 놔두고 본격 경쟁을 펼치며 다시금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신흥국 증시에 대한 관심이 늘자 자산운용사들이 앞다퉈 인도 관련 ETF를 선보이고 있다. 업계는 투자 수요 지속에 무게를 두며 차별화된 ETF 개발에 힘을 싣겠단 계획이다.

삼성운용은 최근 인도 대표지수인 'Nifty(니프티) 50 Index'를 기초 지수로 추종하는 ETF 2종을 신규 상장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 14일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인도 ETF를 선보였다. 이 상품 역시 'Nifty 50 Index'를 추종한다.

전문가들은 신흥국 선호 증가와 인도 경제의 장래성을 고려할 때 관련 상품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실제 인도증시의 성장세는 가파른 것으로 관측된다. Nifty 50 지수는 1991년부터 올해 1월까지 누적수익률 5500%를 기록했는데 이는 같은 기간 S&P500 지수 수익률 1167%의 5배에 달하는 수치다.

한 자산운용 관계자는 "14억의 인구 대국으로 튼튼한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하는 인도는 글로벌 최고수준 매출성장을 보이는 기업 실적을 기반으로 높은 경제성장률을 이어갈 것"이라며 "ETF로 투자자 관심 증대 및 자금 유입이 더욱 늘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운 기자 lee101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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