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ETF에 4조원 뭉칫돈… ETF 훈풍에 운용사 몸집 키운다
[편집자주]자산운용업계가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 분주하다. 올 들어 부동산 경기 침체에 이어 반등 조짐을 보이던 국내외 증시가 다시 변동성이 커지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청년들의 자산형성을 돕기 위한 '청년형 소득공제 펀드'를 잇달아 선보이는가 하면 투자 접근성을 높인 다양한 채권형 ETF(상장지수펀드)를 앞다퉈 판매하며 투자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업계 1위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의 선두 경쟁도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① 운용사 앞다퉈 내놓은 '청년펀드' 용두사미로 그치나
② 채권 ETF에 4조원 뭉칫돈… ETF 훈풍에 운용사 몸집 키운다
③ 미래에셋·삼성운용, ETF 점유율 5%p… 격차 뒤집힐까
국내외 금융시장 불안 속에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채권형 ETF(상장지수펀드)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자산운용사들은 운용보수를 낮추고 채권형 ETF 상품을 경쟁적으로 출시하면서 투자자 유치에 적극적이다.
ETF는 특정 지수의 성과를 추적하는 인덱스 펀드를 거래소에 상장해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도록 한 펀드다. 여러 종목에 분산 투자하는 펀드의 장점과 거래소에 상장돼 거래되는 주식의 장점이 결합 됐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국내 시장에 상장된 전체 ETF의 개수는 총 697개로 전체 순자산 규모는 93조864억원에 달한다. ETF 시가총액은 코스피(1906조) 대비 4.7%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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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지난 1월 기준금리를 3.50%로 인상한 후 두차례 동결을 이어가면서 채권금리 하락에 따른 채권형 ETF 상승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금리 하락기에 장기 채권을 편입한 ETF에 투자할 경우 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올해는 금리가 정점에 달하고 곧 금리 하락기가 시작될 수 있다는 기대가 높아지면서 개인 투자자가 채권형 ETF에 몰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1월 58조 6158억원에 그쳤던 채권 발행 규모는 2월 71조5700억원, 3월 77조136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4월 들어 지난 20일까지 52조6063억원이 발행돼 3월 1~20일 기록한 48조9185억원 수준을 5조원 이상 웃돌았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초 연 3.80%에 가까웠으나 2월 초 연 3.20%대까지 빠르게 내려갔고 이후 3월 초 다시 연 3.80%를 넘어섰다가 이달 들어 다시 3%대 초반으로 떨어지는 등 큰 변동성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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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대형사가 주춤하는 사이에 3~4위 경쟁을 벌이는 KB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채권형 ETF 비중은 30% 이상으로 높아졌다. KB자산운용의 경우 채권형 ETF 비중이 1년 전 29.6%에서 올해 41.6%, 한국투자신탁운용은 15.4%에서 올해 31.2%로 늘었다. 이외에 신한자산운용(38.5%), 키움투자자산운용(38.1%), 한화자산운용(31.2%)도 높은 비중이다.
채권형 ETF시장에 뛰어든 중형사들의 실적도 눈에 띈다. 지난 3월14일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선보인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 ETF'는 446억원의 투자금이 몰렸다. 30거래일 동안 개인 순매수 기록도 달성했다.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 ETF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처음 출시한 월 배당형 ETF다. 이 상품은 미국 발행 30년 국채 중 잔존만기 20년 이상 채권으로 구성된 비교지수 대비 초과 성과를 목표로 운용한다.
저렴한 보수도 매력적이다.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 ETF의 보수는 0.05%로, 미국 시장에서 거래되는 유사 ETF 'TLT(ISHARES 20+ YEAR TREASURY BOND ETF, 보수 0.15%)' 대비 3분의 1 수준이다.
김찬영 한국투자신탁운용 디지털ETF마케팅본부장은 "채권형 ETF는 채권 발행 시점에 정해진 일정에 따라 지급되는 이자를 활용하기 때문에 투자원금 차감 없이 월 배당이 가능하다"며 "과거 금리인하 시기에 장기채권이 성과를 이뤘던 만큼 기준금리 인하에 앞서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좋은 대응 전략"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지난해 11월 상장한 'TIGER24-10회사채(A+이상)액티브' ETF의 순자산도 5000억원을 돌파했다. 해당 ETF는 잔존 만기 약 2년의 A+ 등급 이상 회사채 종목에 투자하는 만기매칭형 ETF다. 시장 금리가 상승하더라도 만기까지 보유하면 목표 수익률을 실현할 수 있다.
채권형 TIGER ETF 대표 상품 중 하나인 'TIGER 국고채30년스트립액티브 ETF'는 4월20일 기준 개인 순매수가 403억원에 달한다. 국내 상장된 장기 국채 ETF 중 가장 큰 규모로 원금과 이자를 분리하는 스트립을 통해 듀레이션을 확대한 점이 인기를 끌었다는 평가다.
수익률이 높은 상품도 있다. 최근 한 달간 개인들이 160억원 이상 순매수한 KB자산운용의 'KBSTAR KIS국고채30년 Enhanced ETF'는 연초 이후 수익률은 지난 4월20일 기준 10.57%를 기록해 국내 상장된 채권형 ETF 89개 중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초장기 국채 ETF에 투자자 관심이 커지면서 중형 운용사들이 채권형 ETF 비중을 30~40%까지 끌어올려 몸집 키우기에 나서고 있다"며 "금리 변동성이 완화돼 배당 이익을 얻기 원하는 투자자의 니즈를 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남의 기자 namy8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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