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설화 논란에 회초리 든 與…지지율 반등 끌어낼까

한상희 기자 2023. 5. 2.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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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위 김재원 태영호 징계 착수…8일 소명 듣고 수위 결정할 듯
당 기강잡기로 지지율 하락세 차단…김기현 리더십 강화 전망도
김재원(왼쪽)·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23.5.1/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잇단 설화 논란에 휘말린 김재원·태영호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절차를 개시하기로 했다. 당내에서는 지지율 하락의 원인을 제공한 두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불가피하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이같은 '기강 잡기'가 박스권에 갇힌 지지율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첫 회의를 열고 두 최고위원에 대해 징계를 개시하기로 결정했다. 이르면 오는 8일 2차 회의에서 두 최고위원을 출석시켜 소명을 들은 뒤 징계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전주혜 윤리위 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징계 결정을 신속하게 할 필요성에 대해서는 위원들이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5·18 민주화운동 관련 설화로 물의를 일으킨 김 최고위원의 경우 기념식 행사 이전에 징계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아, 다음 회의 때 최종 징계가 내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윤리위가 속전속결로 징계를 하기로 결정한 배경에는 지지율 정체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 부위원장은 "두 최고위원의 발언으로 인한 당의 지지도 저하 부분에 대한 국민들의 무거운 시선을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달 24~28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0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정당 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 44.7%, 국민의힘 35.2%를 기록했다. 국민의힘은 지지율에서 민주당에 10%p가량 뒤처지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5~27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1명을 상대로 실시한 4월4주 차 여론조사에서도 국민의힘 정당 지지도는 전주와 같은 32%를 기록해 37%인 민주당에 계속해서 뒤지는 결과가 나왔다.

이에 징계를 통해 지도부 리스크를 해소할 경우 당 지지율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당무감사위가 첫 안건으로 '불법정치자금 뇌물 수수' 의혹을 받는 김현아 전 의원에 대한 진상조사에 착수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들에 대한 징계는 김기현 대표의 당내 리더십 강화에도 효과가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 최고위원에 대한 1년 이상 중징계가 유력한 만큼 의원들에게 총선을 앞두고 논란을 일으킬 경우 공천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경종을 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징계를 한다해도 당장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영남권 중진 의원은 "기강을 잡는다고 지지율이 올라가겠나"라고 반문하며 "당 지도부가 대통령 비서실이나 내각과 조율해가면서 정국을 주도적으로 끌고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 초선 의원은 "징계 수위가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을 수도 있고, 징계 대상자들 본인이 납득할 수 없는 결과라고 한다면 당내에서 혼란이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당 일각에서는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중장기적으로 정책을 밀고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단기간에 급격하게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데 욕심을 내는 것보다는 국정과제로 내세운 정책이나 민생 문제를 차근차근 챙겨가는 게 중요하다"며 "당내에서 나오는 여러 잡음을 잠재워 하나 된 모습을 보여주고, 야당과의 투쟁에 있어서 치밀한 전략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윤리위 징계가 나오면 획기적으로 지지율을 끌어올리기는 어려워도 어느 정도 하락세를 차단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당내 군기를 잡을 수 있는 징계 문제, 윤석열 대통령과 단독 회동, 홍준표 대구시장·안철수 의원·오세훈 서울시장 등 대선주자와의 우호적 관계 설정 등 이 세 가지가 함께 성과가 나야 지지율이 호전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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