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밥통' 귀족노조 비판에도 현대차 노조 주기적인 생떼

김창성 기자 2023. 5. 2.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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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 또 현대차그룹 발목 잡는 노조 리스크②] 생산라인 볼모로 툭하면 가동 중단… 내부서도 자성 목소리

[편집자주]현대자동차그룹 생산직 노조가 올해도 심상치 않은 행보를 예고했다.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앞두고 '정년연장' 카드를 들고 나와 회사의 무조건적 수용을 강요할 태세다. 지난해는 가까스로 무분규 타결로 매듭지었지만 기아 노조가 자동차 평생 할인을 내건 이른바 '평생 사원증' 제도를 앞세워 회사를 압박해 갈등을 빚었다. 다시 돌아온 임단협의 계절에 현대차그룹 노조가 회사를 상대로 팽팽한 기싸움을 예고하며 긴장감이 고조됐다.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으로 북미 전기자동차 시장 공략에 먹구름이 낀 상황에서 노조의 엇박자 행보가 글로벌 넘버원으로 도약하려는 현대차그룹 발목을 잡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현대차그룹 생산직 노조가 매년 각종 무리한 요구를 해 대중의 시선이 곱지 않다. 사진은 기아 오토랜드 광명 정문 앞. /사진= 뉴스1
▶기사 게재 순서
①다시 돌아온 임단협의 계절… 팽팽한 기싸움 예고
②'철밥통' 귀족노조 비판에도 주기적인 생떼
③글로벌 해결 과제 가시밭길, 노조는 엇박자
국내 기업 생산직 노조 가운데 현대자동차그룹 노조처럼 대중의 비난을 받는 경우도 드물다. 일자리 자녀 세습 논란에 매년 각종 무리한 요구를 서슴지 않는 그들의 행보에 '철밥통', '귀족노조'라는 비아냥이 이어지는 이유다. 현대차그룹 노조는 파업까지 불사하겠다며 회사의 발목을 잡을 태세다. 글로벌 1위를 정조준한 현대차그룹 앞에 대내외 해결 과제가 산적한데 노조까지 악재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주기적인 노조의 생떼에 대해 회사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을 정도다.


쉽지 않은 5년 연속 무분규… 뒤에는 강성 노조


올해 임단협에서 강경모드를 예고한 현대차 노조는 파업에 나설 가능성도 높다. 2018년 이후 5년만이다.

현대차 노조는 최근 4년 동안 파업을 하지 않았지만 2021년 말 강성으로 분류되는 안현호 노조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 임단협도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안 노조위원장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평가된다. 금속연대 출신인 그는 1998년 정리해고 투쟁 때 현대정공노조 위원장으로 현대차 노조와 연대 총파업을 주도한 인물이다. 2007년에는 현대차 성과급 관련 시무식 난동사건으로 구속된 전력도 있다.

안 노조위원장은 2021년 선거운동 당시 "4차 산업혁명을 앞세운 사측의 도발에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국민연금과 연계한 정년연장 및 현 60세 임금피크제(-10%) 폐지'와 '노동시간 단축'(8시간→ 7시간 근무) 등을 공약으로 내 걸었다.
/디자인=이강준 기자
그의 강성 기조는 노조위원장 당선 후 그대로 드러났다. 지난해 회사의 반발로 무산된 정년연장 카드를 노조가 올해 다시 들고 나오겠다고 예고한 것도 안 위원장의 의지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난해 거부된 정년연장 카드를 올해도 노조가 협상 안건으로 올릴 가능성이 높은 만큼 노사갈등은 불가피해졌다. 현대차가 노조 요구를 거부할 경우 노조는 파업도 불사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노조가 파업에 나서면 차 생산 지연도 가중될 수밖에 없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세계적 대유행) 여파를 견디며 글로벌 판매량을 끌어 올려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한 흐름에 찬물을 끼얹을 것도 자명하다.

하반기 실적 악화도 우려된다.

업계 관계자는 "노조의 요구를 모두 들어주면 미래모빌리티 투자비용 상당분이 인건비로 쓰이게 돼 회사의 발목을 잡게 될 것"이라며 "이 여파는 노조에게도 전가 된다"고 우려했다.


노조의 무리수→ 고객 車 인도 지연


현대차그룹 노조가 회사를 압박하는 수단은 생산라인 가동 중단이다.
최근 현대차 아산공장 노조는 생산량을 늘리지 못하겠다며 일시적으로 생산라인 가동을 멈췄다. 아산공장 노조는 울산공장보다 생산량이 많다고 주장하며 업무 강도를 낮춰달라고 요구했다.
매년 각종 무리한 요구를 서슴지 않는 현대차그룹 생산직 노조에 대해 '철밥통', '귀족노조'라는 비아냥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기아 광주공장에 걸린 노조의 구호 현수막. /사진=뉴스1
이들의 가동 중단 단체행동은 신형 쏘나타 출시를 앞두고 벌였던 일인 만큼 고객 차 인도 지연과도 직결된다.

현대차 아산공장 노조가 업무 강도를 줄여달라고 목소리를 높인 반면 기아 오토랜드 화성 노조는 일감을 늘려 달라며 회사와 맞섰다.

기아 오토랜드 화성 노조는 신설될 전기차 전용공장서 생산할 목적기반모빌리티(PBV) 생산량을 늘려달라고 하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초까지 8개월 넘게 회사와 대립했다. 기아가 제시한 생산량은 연 15만대가량인데 반해 노조는 20만대를 요구했다.

기아는 불확실한 경영환경 등을 고려해 연 10만대 수준의 생산공장을 짓고 상황에 따라 15만대까지 생산량을 늘리겠다고 제안했다.

반면 노조는 고용 안정 등을 이유로 생산 규모를 처음부터 20만대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생산 규모는 노조의 요구였던 연 20만대로 결정됐다.

이밖에 현대차그룹 노조는 ▲일자리 자녀 세습 논란 ▲장기근속자·정년퇴직자 대상 해외여행 ▲금 5돈(18.75g, 약 161만원 상당)의 공로 메달 지급 ▲2년마다 신차 30% 할인 등을 요구해 논란이 됐는데 일반 대중들은 고개를 갸우뚱한다.

김창성 기자 solral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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