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버=쇼' 불혹 듀오 라라사발-박상현, 골프의 본질을 일깨우다
골프에서 통용되는 격언이다. 마치 '농구는 신장으로 하는 게 아니다'라는 농구 격언과 유사한 이야기다. 드라이버는 화려하지만 정작 타수, 성적의 차이를 만드는 건 퍼터라는 뜻이다.
그럼에도 드라이버 비거리는 골프인에게 초미의 관심사다. 누군가에겐 자부심이 되고 누군가에겐 최대 고민거리이기도 하다. 프로의 세계라고 다르지 않다. 30일 막을 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크리스 F&C 제45회 KLPGA 챔피언십에 나선 박결(두산건설)은 약점인 드라이버 비거리를 늘리기 위해 노력했고 여전히 "드라이버 티샷을 할 때는 죽을 힘을 다해 친다"고 말했다.
그러나 결코 드라이버 비거리가 좋은 성적의 절대적 요소는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 두 골퍼가 있다. 30일 끝난 DP 월드투어와 코리안투어가 공동 주관하는 코리아 챔피언십에서 각각 우승과 3위를 차지한 불혹 동갑개기 듀오 파블로 라라사발(스페인)과 박상현(이상 40·동아제약)의 이야기다.
라라사발은 올 시즌 드라이버 비거리가 301야드(275m)로 DP 월드투어 평균인 310야드에 못 미친다. 전체 136위로 비거리로 돋보이는 골퍼가 아니다. 우승 후 "환상적이다. 얼마 후면 (만으로) 40대가 되는데 나보다 40야드는 비거리가 더 나는 선수들과 경쟁해 이런 결과를 만들었다는 게 기쁘다"고 말했다.
이를 극복한 건 바로 정교한 아이언샷과 숏게임, 코스에 맞는 전략(매니지먼트)이었다. 이번 대회 어떤 때가 좋았냐는 질문에 "화요일에 코스에 나가보고 나와 잘 맞는다고 느꼈을 때와 대회 도중 다음날 바람 예보가 있다고 했을 때"라며 "비거리가 멀리 가는 선수는 아니지만 바람을 사랑하고 탄도를 낮게 치는 스타일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가장 좋은 기록(5언더파)을 낸 5라운드에서도 드라이버 비거리는 평균에 못 미쳤지만 전체 1위에 빛나는 높은 그린 적중률(94.4%)을 앞세워 정상에 올랐다. 드라이버 거리는 길지 않았지만 바람과 코스 등을 잘 공략해 전체 4위에 해당하는 페어웨이 안착률(85.7%)을 보인 것도 우승의 비결이었다.
박상현은 시즌 평균 타수(68.63)와 그린적중률(78.47%)에서 1위, 평균 퍼트수(1.72) 8위에 올라 있지만 드라이버 거리는 287.82야드(263m)로 97위에 머물고 있다. 그럼에도 이번 대회 어떤 한국 선수들보다도 좋은 성적을 냈다. 이날 뒤처졌던 경기 후반 공동 3위까지 뛰어오를 수 있었던 것도 14번 홀(파4) 환상적인 칩 인 이글이 결정적이었다.
이번 대회가 열린 잭니클라우스GC는 이국적이고 난코스로 잘 알려져 있다. 이 코스를 대하는 베테랑들의 자세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라라사발은 "전반 9홀은 자제했다. 이런 코스에선 언제든 1,2타 차로 쉽게 미끄러질 수 있고 우승하려면 후반 9홀을 잡아야 한다는 걸 알았다"고 말했다. 4라운드 전반에 지키는 공략을 펼친 라라사발은 후반에만 버디 4개를 잡아내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박상현도 마찬가지다. 잭니클라우스 코스가 어려웠다면서도 "페어웨이나 그린도 딱딱하다보니 일부러 낮게 쳐 거리도 내는 타법도 시도했다"며 상황에 따른 공략법으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고 전했다.
300m를 넘게 티샷을 날리는 건 아마추어와 프로를 불문한 프로들의 로망과 같다. 호쾌한 드라이버샷에 많은 이들은 찬사를 보낸다. 그러나 세상에 일에 휘둘려 판단이 흐려지는 일이 없어진다는 불혹을 맞이한 두 동갑내기 골퍼는 자신들만의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었다. 꾸준하고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정작 중요한 게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있었고 이는 젊은 선수들이 되새겨봐야 할 중요한 골프의 덕목이기도 하다.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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