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위기' 이강철 감독, '운장' 아닌 '명장'임을 실력으로 입증하라 [김 용의 어젯밤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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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철 감독이 맞이한 진짜 시험대.
그리고 2019 시즌을 앞두고 KT 감독이 되며 꿈을 이뤘다.
KT가 창단 후 기본기를 중시하는 조범현 감독의 혹독한 조련 속에 선수들이 실력을 다졌고, 2대 김진욱 감독의 '자율야구' 속에 주전급 멤버들이 경험을 쌓아 잠재력이 터지기 직전 지휘봉을 잡았다고 얘기한다.
여기에 소속팀까지 더 깊은 수렁으로 빠지면 감독 인생 최대의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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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이강철 감독이 맞이한 진짜 시험대.
KT 위즈가 대위기에 빠졌다. 시즌 초반부터 부상병들이 속출한 가운데, 9연패 늪에 빠졌다. 2016년 이후 7년 만에 받아든 참혹한 성적표.
잘못하면 2015년 1군 데뷔 첫 해 기록한 개막 11연패 기록도 따라갈 수 있다는 게 더 큰 문제다. 2일 SSG 랜더스전을 앞두고 비보가 날아들었다. 부상 난리 속 타선을 지켜주던 중심타자 박병호까지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하게 됐기 때문이다. 선수단 분위기가 더욱 처질 수밖에 없게 됐다.
아무리 부상 선수가 나와도, KT가 이렇게 무너질 거라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2년 전 통합우승을 차지한 팀이다. 그 전력이 대부분 남아있다. 여기에 그 우승을 이끈 이강철 감독의 지도력을 무시할 수 없어서다.
프로야구 역대 최고 언더핸트 투수로 명성을 쌓았다. 은퇴 후 10년이 훌쩍 넘는 코치 경험을 했다. 준비된 감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2019 시즌을 앞두고 KT 감독이 되며 꿈을 이뤘다.
창단 후 약체로만 평가받던 KT를 2019 시즌 가을야구 경쟁팀으로 변모시켰다. 그리고 2020 시즌 정규시즌 2위라는 훌륭한 성적으로 처음 가을야구에 진출시켰다. 그리고 2021 시즌 결실을 맺었다. 정규시즌 우승, 그리고 한국시리즈 우승의 영광을 이뤄냈다.
차근차근, 한 단계 한 단계 팀을 성장시켰다. 배정대, 조용호, 소형준, 배제성 등을 우승의 씨앗으로 키워내기도 했다. 지난 시즌에도 초반 강백호와 외국인 선수들의 줄부상에 추락하다 결국은 정규시즌을 4위로 마치며 가을야구를 했다.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업적이다.
하지만 2년 만에 이렇게 무너지면 그동안 쌓아온 이 감독의 위상은 한 번에 무너져버릴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이 감독을 우승으로 이끈 '명장' 이전 '운장'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KT가 창단 후 기본기를 중시하는 조범현 감독의 혹독한 조련 속에 선수들이 실력을 다졌고, 2대 김진욱 감독의 '자율야구' 속에 주전급 멤버들이 경험을 쌓아 잠재력이 터지기 직전 지휘봉을 잡았다고 얘기한다.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이는 이 감독 뿐 아니라 프로 스포츠 종목을 막론하고 여러 비슷한 사례들이 있다. 물론 당사자들은 자신의 업적을 폄하하는 거라면 굉장히 기분나빠할 수 있겠지만, 3자의 시각으로 볼 때 프로야구에서만 봐도 그런 혜택을 받은 감독들이 여러명 떠오르는 게 사실이다.
이 감독에게 악재는 이번 시즌 초반 뿐 아니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참사로 이미 팬들의 신뢰를 한 차례 잃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소속팀까지 더 깊은 수렁으로 빠지면 감독 인생 최대의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 이 위기를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 이기는 것 뿐이다. 빨리 연패를 끊는 게 급선무다. 아직 초반이라 지난해처럼 반등할 여지가 충분하다.
이 감독이 '지장'인지, '덕장'인지, '용장'인지 진짜 스타일이 어쩐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 긴 연패 과정에서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사람은 감독 뿐이라는 건 확실하다. 선수들을 하나로 뭉치게 하든, 아무도 예상하지 못하던 허를 찌르는 용병술이나 작전을 보여주든 그 선택은 이 감독의 하는 것이다. 지금 상황에서 구단, 팬들은 결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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