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 시대 서울 관광산업 재건에 정부·시의회 지원 필수적”

김주영 2023. 5. 2.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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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서울 관광 회복 원년’ 선포
시의회 관광산업발전특위 토론회서
인력난 해소·여행보험 등 정책 설명
서울페스타도 기존보다 3달 앞당겨
“입국규제 완화, 예산 확충 등 시급”
관광업계엔 “서비스 품질관리 필요”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는 특히 관광산업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2년 넘게 세계 각국이 빗장을 걸어잠그고, 자국 내 이동에도 제약이 잇따르면서 관광산업 생태계가 사실상 붕괴됐다.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관광산업 재건이 각국 중앙·지방정부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지난달 28일 서울시의회 서소문청사에서 관광산업발전특별위원회의 ‘관광산업 생태계 복원과 서울관광 재건 대책’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서울시 제공
서울의 관광산업 역시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다. 1일 서울시에 따르면 2019년 10만1677명이었던 서울 관광업체 종사자 수는 2021년 5만6433명으로 반토막 났고, 같은 기간 관광업체들의 매출액은 11조6410억원에서 2조7780억원으로 급감했다. 다행히 회복세는 빠른 편이라고 한다. 지난해 말 18% 수준에 불과했던 서울 관광산업 회복률은 올해 3월 기준 51%까지 올랐다. 시는 여행수요가 회복 추세이고, 세계가 K-컬처(한국문화)를 주목하고 있는 지금이 서울 관광을 정상궤도에 올려놓을 최적기라고 보고 올해를 ‘서울 관광 회복의 원년’으로 선포했다.

조성호 서울시 관광정책과장은 서울 관광산업을 재건하려면 시의 정책적 노력뿐만 아니라 정부·서울시의회의 지원, 관광업계의 노력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28일 열린 시의회 관광산업발전특별위원회의 ‘관광산업 생태계 복원과 서울관광 재건 대책’ 토론회에서 시의 관광정책을 소개한 뒤 이같이 강조했다.

시는 코로나19 기간 동안 주로 관광업계가 생존할 수 있도록 위기극복자금이나 긴급생존자금 등 자금 지원 쪽에 초점을 맞춘 정책을 폈다고 조 과장은 설명했다. 그는 “지금은 어떻게 하면 관광업계가 다시 일어나서 생태계를 회복할 것이냐에 중점을 두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 3월부터 관광객 100명 이상을 유치한 업체에 500만원씩의 고용지원금을 지급하고 있고, 지난달부터는 서울관광고용센터를 운영하며 인력난 해소를 지원하고 있다고 조 과장은 덧붙였다. 서울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해 여행자 보험 가입비도 지원 중이다.

매력적인 관광 콘텐츠 확충에도 나선다. 조 과장은 “(4월)30일부터 서울페스타가 개최되는데, 지난해까지 8월이었던 축제를 5월 초로 앞당긴 것도 조기에 서울 관광 재도약의 계기를 마련하자는 차원”이라고 전했다. 그는 “서울페스타 외에도 사계절 축제를 개최하고, 한강과 산지 등을 관광 콘텐츠로 개발할 생각”이라고도 부연했다.

조 과장은 “시가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관광 생태계를 복원하고 붐업을 하려면 시만의 노력으로는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정부는 물론이고 시의회, 관광업계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방한 수요를 높이기 위해서는 관광객의 입국 허들을 낮추는게 매우 중요한데, 이건 정부의 역할”이라며 “지난 3월 기준으로 동남아 국가들의 관광 수요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까다로운 비자 정책으로 잠재적 방문 수요자의 발길이 경쟁국으로 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 과장은 또 “관광산업 규제 완화와 지원책 마련도 필요하다”고 정부에 건의했다.

이어 조 과장은 “(서울의) 관광분야 예산이 817억원 정도 되는데, 시 전체 예산 47조원의 0.2%에 불과하다. 다른 실·국에서 인프라 투자를 하긴 하지만 이 정도 예산으로는 관광산업 생태계를 복원하는 데 턱없이 부족하다”며 “시의회 차원의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그는 관광업계에는 “관광 서비스 품질을 관리하기 위한 업계의 노력도 필요하다“며 “눈 앞의 이익만 보고 저가, 저품질 관광상품으로 서울의 이미지를 훼손해선 안 된다. 고품질 관광상품을 어떻게 만들어서 유통시키고 재방문 욕구를 자극할지를 고민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정란수 한양대 관광학부 겸임교수는 “서울은 사실 인프라나 투자환경 구축 관련 노력이 미흡한 편”이라며 “다양한 투자가 필요하고 민간과도 협업해야 한다. 특히 서울은 안전한 곳이고, 방문할 만한 곳이라는 ‘리포지셔닝’이 필요하다”고 했다. 토론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나효우 착한여행 대표는 한국인의 일본 관광보다 일본인의 한국 관광이 크게 저조한 점을 지적하며 “시가 앞장서서 콘텐츠를 회복하고 민관협의체를 통해 애써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강섭 전 청와대 관광진흥비서관은 ‘관광 컨트롤타워’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김영문 메이필드호텔 대표이사는 “관광 수용능력을 늘리는 데 포커스를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인력 부족 문제와 관련해 “해외인력을 들여오거나 시니어 인력, 로봇 등을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반정화 서울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서울의 인지도가 여전히 일본이나 중국에 비해 약하다”며 “홍보를 할 때 구체적인 타겟 시장을 정하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 프리미엄 관광 등을 연구하고 있는데, 이쪽 분야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했다.

관광산업발전특위 위원장인 송경택 시의원은 개회사에서 “우리 위원회에서 조례와 지원책을 마련해 서울 관광산업이 부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오신환 시 정무부시장은 축사에서 “오늘 토론회를 토대로 정부가 해야할 일, 서울시가 해야할 일을 분담해서 더 효과적인 지원책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도 영상 축사를 보냈다. 이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인 국민의힘 이용 의원과 남창진 서울시의회 부의장을 비롯한 시의원들, 서울시관광협회 양무승 회장 등도 참석했다.

김주영·이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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