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속도전’ 효과… ‘토허제’ 압구정·대치·잠실도 꿈틀댄다
압구정 현대아파트 ‘신고가’ 속출… “평당 1억 매물만 남아”
대치 은마·잠실 5단지 등도 가격 ‘껑충’
35층 룰 폐지, 신속통합기획, 안전진단 기준 완화. 서울시가 재건축 관련 제도를 개선하고 규제를 폐지하면서 서울 내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토지거래허가제(토허제)’가 재지정되며 불만이 속출했던 지역들도 매매거래가 꿈틀대는 모습이다. 특히 강남 일대에서는 연초부터 급매가 빠르게 소진되며 가격이 상승전환하는 조짐이 보인다.
2일 중개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압구정과 대치동, 송파구 잠실 등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급매가 소진되면서 매매거래 가격대가 일제히 상승하는 분위기다. 압구정 2~5구역의 경우, 오세훈 서울시장의 역점사업인 신속통합기획으로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낼 조짐이 보이자 신고가가 속출하고 있다.
압구정2구역에 속하는 신현대 전용 183㎡(8층)는 지난 3월 27일 60억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다시 썼다. 압구정 현대14차 전용 84㎡ 역시 지난 3월 34억90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25일, 압구정 2·3구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어 현재 12∼15층인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를 최대 50층 높이의 초고층 아파트로 재건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압구정 신현대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가장 자본금을 적게 들여 진입할 수 있는 30평형대는 현재 2건 정도 밖에 매물이 없는 상황”이라면서 “평당 1억원 수준의 매물이 그나마 가장 낮은 가격대”라고 했다.
서울시가 지난달 6일 압구정아파트지구, 여의도아파트지구, 목동택지개발지구, 성수전략정비구역 1~4구역 4개 주요 재건축 단지 등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재지정하기로 한 직후만 해도 이들 단지에서는 반발이 적지 않았다. 부동산 시장이 하락기에 접어들었는데도 실거주만 가능한 구역으로 묶이면서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 오는 6월 기한이 만료되는 삼성·청담·대치·잠실 등도 재지정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자 비판이 쏟아졌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분위기가 급변하는 양상이다. 서울시가 압구정 2~5구역, 대치 미도 등 일대 대장주 아파트들을 신속통합기획으로 재건축하기로 한 데다 박원순 전 시장 재임 당시 적용됐던 ‘35층룰’을 폐지하고 안전진단 기준을 완화하는 등 규제를 풀자, 토지거래허가구역 마저 매매거래가 꿈틀거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인근 도곡동, 역삼동, 개포동의 가격 상승을 바라만 봐야 했던 대치동도 분위기가 달라졌다. 대치은마 전용 76㎡의 경우, 지난달 14일 20억7000만원에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1월 17억9500만원에 맺어진 계약보다 2억7500만원 상승한 가격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해당 지역에서 급매가 소진된 이후 낙폭이 줄거나 가격이 상승 전환이 일어났다”면서 “몇 개월 사이에는 신고가도 속출하고 있어 작년 보다 나아진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송파구 잠실동의 대표적인 재건축 아파트인 잠실주공5단지는 매매거래가 활발히 일어나면서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넉 달 간 33건이 거래됐다. 전용 82㎡의 경우, 지난 1월과 3월 각각 21억7500만원, 25억7600만원에 거래가 되면서 두 달간 4억원이나 뛰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강남권 대단지 아파트의 경우 시세가 명확하고 환금성이 좋다”면서 “미국 기준금리 변동에 따른 시세 하락이 매수 수요의 연결로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상승세는 통계로도 나타나고 있다. 강남 재건축을 비롯해 선도단지를 중심으로 가격이 상승하면서 지난주 강남3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상승 전환했다. 한국부동산원의 4월 4주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강남구(0.02%)도 2022년 7월 이후 43주 만에 상승 전환했다. 서초구는 지난주(0.04%)에 이어 이번주 0.03%, 송파구도 지난주(0.04%)에 이어 0.04%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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