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34세 캡틴은 밀어치기 장인…1571G 2루수 "미칠 것 같아" 솔직고백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저쪽으로 안타를 맞을 때마다 미칠 것 같은데…”
SPOTV 오재원 해설위원은 지난달 28~30일 잠실 LG-KIA전을 중계하면서 김선빈(KIA) 특유의 밀어치기에 놀라움을 표했다. 통산 1571경기에 출전한 2루수 출신의 오재원 위원은 현역 시절 김선빈의 밀어치기를 대비해 수비위치를 잡는 게 상당히 까다로웠다고 회상했다.
오재원 위원은 “뒤에도 있어보고, 앞에도 있어봤는데 앞에 있으면 뒤로 치고, 뒤에 있으면 앞으로 친다”라고 했다. 비슷한 의미로 “이쪽으로 가면 저리로 치고, 저쪽으로 가면 이리로 치고”라고 했다. 김선빈이 단순히 우측으로 보내는 능력이 좋은 게 아니라, 수비수가 없는 곳으로 타구를 날리는 능력을 갖췄다는 의미다. 배트컨트롤이 상당히 정교하다는 극찬이다.
김선빈은 LG와의 4월 마지막 3연전서 12타수 6안타 1타점 2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역시 우측으로 향하는 안타가 적지 않았다. 백미는 28일 경기서 연장 11회초 선두타자로 등장해 LG 유영찬의 바깥쪽 슬라이더에 방망이를 힘들이지 않고 툭 내밀어 우전안타를 만든 장면이었다.
오 위원은 그 순간 “와~”라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김선빈 타석에서 몇 번이나 수비를 했겠습니까. 저쪽(우측)으로 안타를 맞을 때마다 미칠 것 같은데, 저쪽을 지키고 있어도 몇 번, 몇 십번이나 뚫렸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기술적 설명을 덧붙였다. 오 위원은 “저 타격을 따라하려면, ‘밀어쳐라’, ‘반대방향으로 쳐라’라고 하는데, 이러는 순간 (공이)발 안쪽으로 들어온다. 그런데 항상 왼쪽 발 앞에서 배트 컨트롤로 반대 방향으로 보내는 모습이다”라고 했다.
밀어친 순간 폼이 무너진 듯해도, 무너진 게 아니다. 타이밍이 늦지 않게, (우타자 기준)왼발 앞에서 히팅포인트를 형성해 가볍게 밀어낸다는 얘기다. 히팅포인트가 왼발 뒤로 들어온 상태에선 사실상 ‘밀려치기’가 되면서 타구 속도가 떨어지거나 먹힌 타구가 나올 수 있다. 그러나 김선빈은 히팅포인트가 왼발 앞에서 형성되니 마음 먹은대로 밀어칠 수 있다. 오 위원이 감탄한 이유다.
이제 김선빈도 제법 나이를 먹었지만, 타격 테크닉은 어디로 도망가지 않는다. 시즌 초반 발목이 좋지 않아 수비를 하지 못해 대타로 역할이 제한됐다. 그러나 4월13일 광주 한화전부터 꾸준히 2루수로 출전하더니 꾸준히 안타를 생산한다.
20경기서 58타수 18안타 타율 0.310 6타점 5득점 OPS 0.765. 득점권타율도 0.294로 괜찮다. 현대야구에서 의식적 밀어치기를 강요하지 않지만, 김선빈처럼 자유자재로 밀고 당길 수 있는 타자는 안타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오 위원의 말대로 극도로 정교한 배트컨트롤을 가진 김선빈은, 슬럼프가 와도 짧게 끝낼 수 있다.
더구나 테이블세터, 클린업트리오, 하위타선의 4번타자까지. 다양한 역할을 소화할 수 있다. KIA 주장으로서 한결 같이 자신의 자리, 역할을 해낸다. 최근 KIA 타선이 전반적으로 활기를 찾았고, ‘밀어치기 장인’ 김선빈도 제대로 존재감을 발휘한다. 어느덧 3할에 진입했다. 시즌 출발은 위태로웠으나 4월의 마무리는 좋았다. 예비 FA 시즌의 출발이 좋다.
[김선빈.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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