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가는 것 같아" 혀 내두른 美 언론…스프린트 상위 4%, 배지환의 미친 스피드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2루로 날아가는 것 같다"
피츠버그 파이리츠의 '최고 유망주'로 꼽히는 오닐 크루즈가 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 현재까지의 가장 큰 '히트상품'은 단연 배지환이다. 지난해 정규시즌 종료를 앞두고 빅리그의 부름을 받았던 배지환은 10경기에 출전해 11안타 3도루 타율 0.333 OPS 0.830으로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다.
데뷔 첫해, 짧지만 인상적인 활약을 선보인 배지환은 올해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를 소화한 배지환은 당당히 메이저리그 개막전 로스터에 이름을 올렸고, 풀타임에 가까운 한 달을 보냈다. 4월 성적은 27경기에서 20안타 2홈런 9타점 11도루 타율 0.250 OPS 0.652를 기록 중이다.
물론 첫 시즌에 비해 성적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4월을 보내는 동안 배지환의 임팩트는 엄청났다. 배지환은 보스턴의 홈구장인 펜웨이파크에서 '그린몬스터'를 넘어가는 첫 홈런포를 쏘아 올렸고, 9경기째에 터진 2호 홈런은 팀을 승리로 이끄는 끝내기 홈런이었다.
수비는 두말할 것도 없었다. 주 포지션인 내야수로서 수비는 견고했고, 마이너리그에서 추가한 '옵션'이었던 외야에서도 수차례 호수비를 선보이기도 했다. 그중에서도 미국 현지 언론과 팬들에게 '배지환'이라는 이름을 각인시킨 대목은 따로 있었다. 바로 '빠른 발'이다.
배지환은 최근 도루 개수를 쌓는 페이스가 어마어마하다. 지난달 26일(이하 한국시각) LA 다저스와 맞대결에서 2개의 안타를 치고 출루한 배지환은 2개의 도루를 뽑아냈다. 그리고 이튿날 3개의 안타로 3출루 경기를 펼지자 도루 또한 3개가 따라왔다. 2루 베이스는 물론 3루까지 손쉽게 훔치는 중이다.
타격에는 페이스가 있지만, 스피드의 경우 오르락내리락이 없다.안타 또는 볼넷, 선행 주자가 아웃되더라도 땅볼로 출루할 경우 언제든 스코어링 포지션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배지환의 가장 큰 장점. 배지환의 출루 이후 도루를 통한 득점권 찬스에서 주자를 불러들이는 것이 피츠버그의 득점 공식 중 한 가지다.
배지환은 현재 피츠버그가 추구하는 야구관과 가장 잘 맞는 선수다. 피츠버그는 1일 경기 종료 시점으로 내셔널리그에서 가장 먼저 20승을 선점했다. 4월 성적은 20승 9패 승률 0.690으로 중부지구 1위를 질주하고 있는데, 시즌 초반의 돌풍의 배경은 '발야구'다.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41개의 팀 도루를 기록하고 있다.
배지환은 지난달 다저스를 만나기 직전 시즌 타율은 0.206에 불과했다. 분명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시즌 타율이 1할에 근접하는 상황에서도 피츠버그는 배지환을 선발 라인업에서 쉽게 제외하지 못했던 이유는 분명하다. 어떠한 방법으로든 배지환이 1루 베이스를 밟게 될 경우 득점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현지 언론은 배지환 연일 좋은 활약에 칭찬을 쏟아내고 있다. 미국 '디 애슬레틱'은 1일 피츠버그를 초반 상승세 원동력에 대해 "첫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잭 스윈스키는 애런 저지(양키스)와 요르단 알바레즈(휴스턴) 만큼 많은 6홈런을 기록 중이다. 피츠버그 역대 최다인 18이닝 연속 무실점을 펼친 선발 빈스 벨라스케스도 있다"며 배지환을 주목했다.
계속해서 '디 애슬레틱'은 "유틸리티맨 배지환은 1루에서 2루로 날아가는 것처럼 보인다"며 "태릭 브록 1루 주루코치의 지도하에 팀 내 1위인 11도루를 기록하고 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배지환의 스프린트 스피드(초당 속도)는 메이저리그 상위 4%로 매우 빠른 편이다.
배지환은 현재 도루 11개로 내셔널리그 공동 2위에 올라있다. 1위 로날드 아쿠나 주니어(애틀란타)와 격차는 단 2개. 배지환의 도루 경쟁을 지켜보는 것이 올 시즌 메이저리그를 보는 하나의 흥미로운 요소가 되지 않을까.
[피츠버그 파이리츠 배지환.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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