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 빨간벽돌 미술관에 스민 기억, 예술이 되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서울 종로구 동숭동 마로니에 공원 안에 자리 잡은 아르코미술관.
올해 10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설립 50주년과 내년 3월 아르코미술관의 개관 50주년을 기념한 의미있는 전시가 열린다.
동시대 작가들의 시선으로 '아르코미술관'을 기억해 보는 전시다.
아르코미술관을 중심으로 마로니에 공원, 대학로, 낙산 등을 탐색하며 뜨개질로 여러 이미지를 혼합하고 변형해 만들어 낸 작품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동시대 작가들 시선으로 미술관 기억 소환
회화·조각·사운드설치 등 23점 선보여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하면 이곳에서 열정적으로 브레이크 댄스를 추던 댄스팀이 생각나요. 19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반에 청소년기를 보냈는데 그 당시 마로니에 공원에 오면 시끄러운 음악이 여기저기서 흘러나오고 젊음의 열기가 넘쳤죠. 그때의 에너지를 작품안에 담고자 했어요.”(박민하 작가)
“마로니에 공원은 1980년대 민주화운동 시위와 집회의 중심지였고, 희생자들을 추모한 애도의 광장이기도 했습니다. 관객들은 통창으로 보이는 6점의 파노라마 회화작품을 통해 과거와 현재가 중첩된 풍경을 경험하게 될 거예요.”(안경수 작가)
올해 10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설립 50주년과 내년 3월 아르코미술관의 개관 50주년을 기념한 의미있는 전시가 열린다. 7월 23일까지 아르코미술관에서 개최하는 주제기획전 ‘기억·공간’이다. 동시대 작가들의 시선으로 ‘아르코미술관’을 기억해 보는 전시다.
임근혜 아르코미술관장은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아르코미술관은 이동, 경계, 다양한 종 등 시대의 첨예한 삶의 의제들을 다뤄왔다”며 “미술관이 사회의 변화를 목도하고 시대와 함께 호흡해 나가겠다는 선언적인 전시”라고 설명했다.
전시에서는 회화, 조각, 퍼포먼스, 영상, 사운드 설치 등 국내외 작가 9명(팀)의 23점을 선보인다. 전시장을 비롯해 아카이브라운지, 야외 로비, 계단, 통로, 화장실 등 미술관 곳곳에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면 손뜨개 니트처럼 보이는 작품이 벽에 붙어 있다. 김보경의 ‘양손의 호흡-5mm 왕복 운동으로 만든 반사광2’이다. 아르코미술관을 중심으로 마로니에 공원, 대학로, 낙산 등을 탐색하며 뜨개질로 여러 이미지를 혼합하고 변형해 만들어 낸 작품이다.
박민하의 ‘터(군중)’는 미술관 벽돌 사이의 정사각형 창문을 ‘건물의 눈’으로 설정하고, 창문을 통해 바라본 마로니에 공원의 활기를 그림에 담아냈다. 안경수의 ‘전야’는 학생시위의 배경이자 예술가들의 무대, 시민들의 쉼터가 교차했던 마로니에 ‘광장’의 모습을 소환한다. 긴 시간 변화해 온 광장의 모습을 사건이 벌어지기 직전 ‘전야’의 풍경으로 표현했다.
양승빈의 ‘구니스’는 김수근 건축가가 왜 의자를 디자인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했다. 작가는 김수근 건축가에 대한 사실, 상상력을 바탕으로 촬영한 ‘모큐멘터리(페이크 다큐멘터리)’ 영상과 미발표 테라코타 의자 원작을 복원했다. 양승빈 작가는 “김수근 건축가에 대한 리서치를 진행하던 도중에 책에서 단서를 얻게 됐다”며 “그가 의자를 만든 적이 있었고 모종의 이유로 그 의자가 파괴됐다는 정보를 바탕으로 의자를 제작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다이아거 날써츠 ‘앉히다: 다리가 자유로워질 때-의자 3’, 윤향로 ‘태깅-K’, 이현종 ‘아마데우스 의자’, 황원해 ‘슬러리월’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전지영 큐레이터는 “미술관의 아름다움만을 보여주려고 하지 않았다”며 “과거에는 고려되지 않았던 요소들을 짚어보면서 공간에 대한 반항같은 시선도 담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윤정 (younsim2@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민주당 전대 돈봉투’ 수사 급물살…검찰-송영길 신경전 ‘팽팽’
- 英 해설가, 손흥민 향한 인종차별 논란... 반칙 장면 무술에 빗대
- “갑자기 화나”…컵라면 먹던 초등생에 흉기 휘두른 고교생
- “이 맥주 많이 먹었는데”…식약처 ‘전량 회수’ 조치 왜?
- ‘남자한테 몸파는 놈이' 한마디가 부른 살해[그해 오늘]
- 임창정, 라덕연 주최 행사서 "번 돈 모두 라덕연에 줘" 축사
- “더는 못 참아”…박은빈 드라마 촬영장에 벽돌 던진 40대
- 성추행 부인하던 男아이돌, 돌연 “혐의 인정”…징역 10개월
- ‘성+인물 : 일본편’은 시기상조였나 [B딱한 시선]
- 후임 체모 가위로 자른 말년 병장…결국 '성범죄 전과자'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