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ODM'으로 거듭난 한국콜마.."올해 북미시장 퀀텀 점프"
- 화장품 용기 업체 '연우' 인수로 종합 ODM 회사로 발돋움
- 북미영업기술센터 완공...북미 시장 영업 본격 가동
- 중동에 화장품 첫 ODM 공급...중동 고객 추가 확보 중
한국콜마는 1990년대 국내 화장품 업계 최초로 제조개발생산(ODM) 사업을 시작한 회사다. 위탁회사로부터 처방받아 제조하는 단순 주문자위탁생산(OEM) 방식에서 탈피, 제품의 개발부터 완제품 생산까지 도맡는 ODM 방식을 도입한 것. 현재 국내에서 생산되는 자외선 차단 제품의 70% 이상이 ODM 방식으로 한국콜마에서 만들어진다. 꾸준한 기술투자로 콜마만의 독자적인 기술력을 인정받은 결과다.
한국콜마는 지난해 화장품 용기 제조업체인 '연우'를 인수해 종합 ODM 회사로 거듭났다. 최현규 한국콜마 대표는 "연우를 인수하면서 고객에게 용기까지 포함한 완제품을 제안할 수 있게 됐다"며 "올해가 종합 ODM을 실현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5월 미국콜마로부터 콜마의 상표권을 인수한 한국콜마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북미시장 진출에 나선다. 최 대표는 "올해 북미 시장에서 퀀텀 점프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서울 서초구 내곡동 한국콜마종합기술원에서 최 대표를 만났다.
-중국 리오프닝(경기활동 재개) 기대감이 크다. 중국 시장에서 실제 체감되나.
▶통상 70% 이상이면 공장이 바쁘게 돌아간다고 하는데 중국 우시공장의 가동률이 90% 이상이다. 완공 이후 최고 가동률이다. 생산 모든 설비를 다 가동한다고 보면 된다. 중국은 양쯔강 중심으로 북경 등 화북과 상해나 광저우가 있는 화남으로 나뉜다. 화장품은 화남 지역에서 영업이 잘 된다. 화북인 북경법인도 전기보다는 사업이 잘되고 있다.
-코로나 이후 중국 시장의 변화가 있나
▶중국 비즈니스는 변수가 많아 예측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최근 2~3년 내 중국 MZ 세대들 사이에서 자국 상표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강해졌다. 또 지난해 5월부터 중국 NMPA(국가약품감독관리국)의 화장품 법규가 상당히 강화됐다. 중국 시장에서 기회를 노리는 국내 화장품 기업들에는 녹록지 않은 영업 환경이다.
-규제가 강화되면 기술력이 있는 한국콜마에는 기회가 되는거 아닌가.
▶맞다. 중국 법인 고객의 90% 이상이 중국 현지 업체다. 중국 현지 업체가 자국에서 생산하는 제품도 물론 화장품 규제를 똑같이 받지만 수입해서 들여오는 것보단 상황이 나을 거로 본다. 중국 법인 매출을 점검해보니 1분기 수주가 40% 이상 증가했다. 낙관할 수는 없지만 중국 법인 상황은 조금씩 개선될 것으로 본다. 다만 한중관계 악화 등 여러 변수가 있어서 항상 예의주시하고 있다.
-예전에는 중국 내에서 한국 제품은 프리미엄이 있었다. 중국 내 애국 소비가 늘어나면 앞으로는 프리미엄이 줄어들 거로 보나.
▶그렇지는 않을 거다. 중국인들이 과거의 역사적 사건 등으로 일본에 좋지 않은 감정이 있더라도 이와 별개로 품질 좋은 일본 제품은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중국 법인에 '이럴 때일수록 중요한 게 기술'이라고 항상 강조한다. 한국콜마 기술경쟁력을 그대로 중국 법인에 전수하기 때문에 앞으로 더 기대해볼 만하다고 본다.
-올해 북미 시장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북미 기술 영업센터의 역할은 뭔가.
▶2016년에 인수한 콜마USA, 콜마캐나다에 이어 올해 3월 미국 뉴저지에 기술영업센터를 완공했다. 이곳은 말 그대로 연구소이면서 북미지역의 마케팅과 영업을 맡는 센터다. 미국도 ODM으로 화장품을 제조하는 회사가 많다. 북미기술영업센터가 이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전개한다. 한국에서 교육을 마친 직원들을 현지에 파견했다. 고객사에게 제품을 제안할 때 미국, 캐나다, 중국 등 고객이 원하는 곳에서 제품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한다. 고객이 메이드인코리아를 원하면 세종 공장에서 만들어 납품할 수 있다. 콜마종합기술원이 전 세계 공장을 유기적으로 연결한다. 올해 북미 시장은 퀀텀 성장할 거로 본다.
-중동에도 첫 고객사 상품 나올 예정이다. 언제쯤인가.
▶고객사와 협의를 거쳐 기초 화장품 중심으로 공급키로 했다. 하반기쯤 출시될 거로 본다. 생산은 한국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 두바이는 SNS를 통해 트렌드가 굉장히 빨리 변화하는 지역이다. 현지 다른 현지 기업들과도 생산을 논의 중이다.
-지난해 인수한 연우의 실적이 아직은 기대 이하다.
▶지난해 연우 매출이 전년 대비 줄었는데 전반적으로 보면 중국의 영향이 컸다. 중국이 재봉쇄되면서 연우 용기를 쓰는 국내 업체의 중국 수출이 줄어들었다. 중국이 리오프닝되면서 연우 실적도 올해 개선되리라 본다.
-연우와 한국콜마와는 어떤 시너지를 예상할 수 있을까.
▶연우를 인수한 지 1년 정도 됐다. 그동안은 시너지를 만들 준비를 해왔다. 연우는 글로벌 화장품 업체 100여 곳 중 50여 곳과 거래하고 있다. 글로벌 시너지는 틀림없이 날 것으로 본다. 특히 이전에는 고객사에 제안할 때 용기를 적극적으로 추천하지 못했다. 지금은 화장품 뿐만 아니라 그에 맞는 용기까지 한꺼번에 제안한다. 연우를 인수함으로써 토탈 ODM을 실현하는 기회가 된 거다.
-한국콜마는 특히 자외선 차단 제품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비결이 뭔가.
▶가장 중요한 것은 연구 개발 투자라고 본다. 매년 매출액의 7%를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종합기술원에 자외선 차단 제품만 만들고 개발하는 '유브이(UV)테크 연구소'를 만들었다. 이렇게 자외선 차단만 전문으로 하는 연구소를 가진 곳은 한국콜마 뿐이다. 또 같은 자외선차단제품일지라도 고객의 콘셉트나 스토리, 그리고 유통 형태에 맞게 제품을 구성해서 제안하는 것도 비결이라고 본다.
-세종에 짓고 있는 제2공장은 이전과 어떻게 다른가.
▶인공지능(AI) 생산 기술을 도입해서 체질을 완전히 바꾸는 거로 보면 된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불량률을 낮추는 거다. 수백개의 고객사에서 요구하는 제품의 사양이 각기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자칫하면 불량이 되기 쉽다. 한국콜마가 설립된 지 33년이 됐고 거쳐간 고객사만 900개 업체가 넘는다. 그동안의 생산 데이터를 알고리즘화해서 기술을 만들었다. AI 기술로 생산할 때 최적의 공정은 무엇이고 이 공정으로 어떤 제품을 생산할 것인지를 결정한다. 실제 AI 기술을 적용해 테스트했더니 불량률이 42% 감소했다.
-맞춤형 화장품 시장이 점차 커지고 있다. 한국콜마도 준비하고 있나.
▶화장품, 특히 기초 제품 같은 경우 맞춤형 화장품 시장이 성장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다만 방향성은 맞다고 보고 한국콜마도 기존에 갖추고 있는 기술력이나 장점을 활용해 사업으로 연결할 방법을 생각 중이다. 다만 자체 브랜드로 출시할 생각은 없다. 해당 브랜드가 성장하면 기존 고객사와 경쟁하는 구조가 돼서다. 종합 ODM 그룹으로 거듭나는 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사업 모델이다.
조한송 기자 1flow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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