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잘 팔리면 너도나도… 도 넘은 보험상품 베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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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팔리면 너도나도 뛰어드니 신상품을 내놓아도 그 효과가 1개월 이상 이어지기 어려운 분위기에요. 특약 하나를 만드는데 6개월 이상 걸리는 데 (경쟁사들이) 너무 똑같이 만들다 보니까 저희 입장에선 도를 넘은 게 아닌가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끊임없이 경쟁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선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혁신적인 보험상품과 비슷한 상품을 내놓아야 하는 말 못할 사정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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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팔리면 너도나도 뛰어드니 신상품을 내놓아도 그 효과가 1개월 이상 이어지기 어려운 분위기에요. 특약 하나를 만드는데 6개월 이상 걸리는 데 (경쟁사들이) 너무 똑같이 만들다 보니까 저희 입장에선 도를 넘은 게 아닌가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출시한 상품을 다른 보험사가 이름만 바꿔 출시하는 일이 반복돼 신상품을 내놓는 게 무의미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는 사이 보험상품 선진화는 더뎌지고 더 나아가 보험시장 성장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최근 보험업계에서 보험상품 베끼기 논란이 재점화 됐다. 보험상품 베끼기는 상품명만 다를 뿐 보장내용이나 가입절차 등에서 큰 차이가 없는 상품을 내놓는 것에 대한 관용적인 표현이다.
2001년 12월 금융당국은 보험상품 베끼기를 방지하기 위해 배타적사용권(보험소비자를 위한 창의적인 보험상품을 개발한 보험사에 3개월 동안 독점 판매 권한을 부여해주는 제도)을 도입했지만 이마저도 무색해졌다.
배타적사용권 기간이 만료되자마자 동일한 상품을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이는 보험사들의 상품 개발 의욕을 떨어드리는가 하면 법적으론 문제가 없어도 과당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고 한동안 상품 판매가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10월 DB손해보험이 배타적사용권을 취득한 운전자보험 변호사선임비특약(교통사고 시 경찰조사단계부터 변호사 선임비를 지급하는 특약)이다.
DB손해보험이 변호사선임비특약에 대해 배타적사용권을 취득한 이후 3개월 동안 운전자보험 판매건수를 직전 3개월보다 2배 이상 늘렸다는 소문이 돌자 현대해상과 메리츠화재, KB손해보험 등 3개사도 올해 2월 운전자보험에 변호사선임비특약을 모두 탑재했다. DB손해보험 변호사선임비 특약 배타적사용권 기간이 만료되자마자 현대해상과 메리츠화재, KB손해보험이 상품 베끼기에 나선 것이다.
더 나아가 3월부터 변호사선임비특약 보험료 인하, 무분별한 보장 확대로 인한 과당경쟁 조짐이 나타났다. 이에 지난 4월 금융당국은 변호사선임비특약 보장한도를 5000만원으로 제한하는 한편 과당경쟁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어린이보험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3월 KB손해보험이 어린이보험 가입 가능연령을 기존 30세에서 35세로 확대한 이후 신규 판매건수가 2배 증가하자 곧바로 4월 초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도 어린이보험 가입 가능연령을 기존 30세에서 35세로 높였다. 불과 5개월 사이 운전자보험, 어린이보험 등 2개의 상품에서 베끼기 논란이 터진 것이다.
물론 끊임없이 경쟁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선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혁신적인 보험상품과 비슷한 상품을 내놓아야 하는 말 못할 사정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도 넘은 벤치마킹을 계속 허용해서는 안 된다. 열심히 노력하는 보험사가 '바보'가 되는 베끼기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보험업계도 자성해야 한다. 이를 등한시하면 보험업 성장과 선진화를 향한 노력은 물거품이 될 것이다.
전민준 기자 minjun8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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