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의 영역 '어린이보험'… 한화생명, '손보사'와 승부 예고

전민준 기자 2023. 5. 2.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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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이 어린이보험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해당 시장을 둘러싼 생명보험사와 손보사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한화생명 여의도 사옥./사진=한화생명
한화생명이 현대해상, 삼성화재, KB손해보험 등 손해보험사들에게 어린이보험 시장에서 한판 승부를 예고했다. 생명보험업계에서는 최초로 어린이보험 가입 가능 연령을 기존 30세에서 35세로 확대하며 보장을 대폭 강화한 것이다. 생명보험업계 2위인 한화생명의 이번 움직임에 다른 생보사들도 동참할지 관심이 쏠린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날 한화생명은 기존 어린이보험의 최대가입나이 30세를 35세로 확대하고 핵심 3대 보장인 암·뇌·심 진단자금을 100세까지 매년 5%씩 증액하는 어른이 보험을 출시했다. 한화생명에 따르면 해당 상품의 가장 큰 특징은 폭넓고 세분화된 80개의 다양한 특약으로 개인별 맞춤 설계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고객은 각각 원하는 특약으로 최대 100세까지 보장받을 수 있다.

여기에 체증형 선택시, 완납 후 최대 100세까지 매년 5%씩 진단자금이 증가해 물가상승까지 대비할 수 있다. 일반보험과 달리 대부분 '비갱신형'으로 구성했으며 '90일 면책기간'이나 '1년 미만 감액' 등의 조건 없이 즉시 보장한다.

최근 어린이 환자의 응급실 내원 비중이 늘어나면서 일상생활 속에서 많이 발생하는 '낙상', '삼킴' 등의 응급실 관련 다빈도 생활질환을 보장하는 특약도 새롭게 탑재했다. 납입완료 이후 목적자금을 활용하면서 보장은 이어갈 수 있는 'New Start 계약 전환 옵션'도 새롭게 추가했다.

어린이보험은 제3보험에 포함되며 사람이 질병에 걸리거나 재해로 인해 상해를 당했을 때 또는 질병이나 상해가 원인이 되어 간병이 필요한 상태를 보장하는 보험이다.

일반 보험과 달리 보험납입 기간이 길고 수수료가 높아 수익성이 높다. 또 부모가 계약자고 자녀가 피보험자가 되는 상품 특성상 해지율이 낮아 효자상품으로 통한다.

최근 손보업계에서는 DB손해보험과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이 어른이보험 시장을 둘러싸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 12일부터 메리츠화재는 '내맘같은 어린이보험'의 가입가능연령을 기존 30세에서 35세로 5세 높이는 한편 전이암 진단비와 관련한 특약을 추가했다. 주요 손해보험사들 중에서 어린이보험 가입연령을 확대한 것은 지난 3월 2일 KB손해보험, 4월 2일 DB손해보험에 이어 메리츠화재가 세 번째다.

가입연령을 늘리고 가입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특약을 추가해 가입자들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최근 손보사들이 어린이보험 경쟁에 속속 참전하는 이유는 해당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어린이보험은 태아나 어린이 등 자녀를 대상 3대 질병인 암·뇌·심장질환을 포함해 각종 상해를 보장하는 상품이다. 보험사들은 저출산 기조가 이어지면서 어린이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인구가 줄어들자 전략적으로 대상 연령층을 확대하고 있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어린이보험은 효자 상품으로 불린다. 보험료 납입 기간은 긴데 반해 수수료가 높아 수익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일반적으로 계약자는 부모가, 피보험자는 자녀로 가입하기 때문에 해지율도 낮다.

어린이보험을 들면 영·유아 때 보험금을 받을 확률이 높은데, 이 경우 보험사에 대한 충성도를 바탕으로 30세 이후 성인이 되었을 때 추가 계약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어린이보험은 중도해지가 적고 보험료 납입기간이 길다는 점도 손보사 입장에서 유리한 부분이다.

시장 규모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현대해상·KB손보·DB손보·메리츠화재 등 5개 대형손보사의 지난해 어린이보험 원수보험료는 5조8256억원으로 2018년(3조5534억원) 대비 63.9% 성장했다. 중소보험사까지 합치면 시장 규모는 6조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추산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어린이보험은 보장 금액이 비슷한 가격대 건강보험보다 월등히 좋아 가입자 입장에서는 다른 상품과 비교해 단점이 없는 상품"이라며 "손보사들이 경쟁력을 강화한 상품을 속속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민준 기자 minjun8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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